눈아이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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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아이> _안녕달/창비 (2021)

제목이 마음에 들어요🤍☃️
눈사람이 아니라 눈아이라는 이름이 이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 친구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이미 아이가 아니게 되어 버린 저 같은 사람들도 책을 펼치는 순간 동화를 읽던 그 시절의 모습을 잠시나마 되찾게 되어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온 것 같답니다. 이 친구도 저와 같은 세월을 거치며 올 겨울은 눈어른이 된 그때의 눈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한겨울 포근하게 감싸는 마법 같은 상상❄️ 추운 겨울 자기 목도리를 벗어 저에게 둘둘 싸매어 주는 마음 따뜻한 친구를 만난 느낌이에요🥰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에 쫄랑 쫄랑 집으로 뛰어가는 작은 발자국, 만두를 닮은 눈을 모으는 고사리 같이 작은 손, 자기가 만들어 낸 눈아이가 뽀득 뽀득 뛰어가는 뒷꽁무를 쳐다보는 천진난만한 미소. “가지에 쌓인 눈이 머리 위로 반짝이며 떨어졌다.” 새하얀 눈으로 덮인 나무에서 떨어지는 눈꽃은 마치 하얀 하늘에서 내리는 빛나는 별 같아요.

읽으면서 귀여운 두 아이의 장난 섞인 진한 우정이 그들의 두 손으로 미소를 짓게 하네요☺️

가장 따뜻한 말은 진심 그대로 뱉어내는 마음이라는 거. 아이에게는 배울 점이 참 많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먹어야 하는 이유는 여름보다 겨울이 더 따뜻하기 때문이에요. 우릴 감싸는 추위가 혹독할수록 우리는 손을 내어주려는 존재잖아요.

“엇! 데굴 데굴 우아아아!”
“괜찮아?”
“응..”
“안 아파? (호오)”
“😢”
“왜 울어?”
“따뜻해서..”

네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고,
네가 녹고 사라지는 겨울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니까
겨울만 되면 내 친구, 너의 생각을 해.
네가 흐르는 눈물을 내가 닦아 줄게.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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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하루는 없다 - 아픈 몸과 성장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희우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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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하루는 없다> _희우/수오서재 (2021)

“내 몸에는 호스가 달려 있다. 배꼽 왼쪽 밑에 빼꼼히. 태아가 탯줄로 영양분을 공급받아야만 살 수 있는 것처럼, 나는 이 도관을 통해 몸의 노폐물을 걸러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살면서 가장 힘든 건 몸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해서 감성이 이성을 지배할 때라고 절실히 느낍니다. 이런 상태를 괴로움이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 괴로움의 감정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불쌍한 생각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이 시기가 한 계절 지나듯 끝나고 나면, 그때 그 생각은 시간과 함께 사라지더라도 갈라진 마음은 영원히 붙지 않아요. 그래서 그속에 타인을 품어줄 수 있게 됩니다. 나에게 찾아오면 너를 반기며 안아주고, 네 이야기를 들으며 이해해준다는 징표입니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생각보다 더 마음이 찢어지는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연한 하루는 없다>가 말하려는 고통은 제가 겪어보지 못한 종류라는 걸 알았습니다. 모든 사람은 죽음에 대해 각각 다른 형태의 두려움을 느낍니다. 자의가 아닌 받아들일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오는 죽음의 선택에 매일같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생각하며 그 시간들을 지내 온 작가님에게 경외감을 보냅니다. ‘내일이 왔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느껴야 하는 절망의 상태는 어쩌면 노력 의 마지막 끝단마저 앗아갈 수 있거든요. 절망보다 희망이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모습에도 눈물이 맺히는 것처럼, 저는 희망이 더 절절하고 애틋해집니다.

“그러나 흉터의 모양이 작아지는 걸 바라보며, 몸과 마음의 회복력을 믿는다. 나의 역사는 나만이 안다. 내가 온몸으로 견뎌온 것들, 소실되어 가는 몸속에서도 지키려고 했던 것들,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애썼던 자국들. 그런 역사는 오롯이 나만 알아줄 수 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알아주겠어, 그렇게 나의 불안을 다독인다.”

‘전교 1등’, ‘학생회장’, ‘서울대입학’이라는 거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 이런 솔깃한 타이틀 이후의 행보가 궁금해지겠죠. 분명 탄탄대로만 펼쳐지겠지. 탄탄대로는 아니었지만, 작가님이기에 어떤 길이든 탄탄하게 만들어 오실 수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열여덟이라는 나이에 희소 난치병 ‘루푸스’를 진단받았고, 삶에 남다른 열정을 지니며 자부심이 느껴질 만큼 성실하게 살아온 나날의 다음 페이지는 병원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이십 대의 나이로 투석과 신장 이식을 거쳐야 했습니다. 아픔의 원인을 찾기보다 내일의 미래를 다지기로 하며 십 년간의 투병기를 써내려간 책입니다.

아까도 말했듯, 두려움에 여러 형태가 존재하는 것처럼, 외로움도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투병의 아픔을 감당해야 했을 저자는 가족에게도 다 털어내지 못하는 마음 안에도 흉터가 있지 않았을까요. 당신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언제 누구에게 찾아올 지 모르는 여러 모습의 절망 중 일부를 드러내어 귀한 용기를 전달받게 되었습니다.

[숨만 쉬는 하루를 보내더라도, 그 무엇도 증명하지 못하는 몸이 되더라도, 매일 조금씩 용기를 내보기로 한다. 저자가 건네는 삶을 향한 질문과 소망은 각자가 가진 아픔을 돌보게 하며, 내일을 힘껏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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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 모든 순간, 내 마음의 기록법 - 고단한 마음을 보듬고 성장을 돕는 153가지 글쓰기 매뉴얼
박미라 지음 / 그래도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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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 모든 순간, 내 마음의 기록법> _박미라/그래도봄 (2021)

책 사용설명서부터 보자마자 이 책은 내가 그토록 필요했고, 듣고 싶었던 말을 해주기 위해 찾아온 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하루도 빼먹지 않고, 아니 이보다 더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일기 쓰는 재미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일기장엔 오늘 있었던 일, 떠오른 생각, 느꼈던 감정, 아름다운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 등을 솔직하게 말괄량이처럼, 때로는 담담하고 담백하게 저의 언어로 적어 갑니다.

살면서 스스로에게 퀘스천 마크를 달 때가 있듯이, 일기 장 속에서도 이렇게 쓰는 게 맞나? 물어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대로 쓰면 되는 거지 라는 확신이 있었지만, 문득 다른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일기를 쓰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거든요. 만약 저와 비슷한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이 꼭 일기장 속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진짜 친구가 되어줄 겁니다.

정말 기뻤던 건 일기를 오랫동안 써오며 가지고 있던 고민들을 이 책도 똑같이 얘기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매일 꾸준히 집중해서 작업하려면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마쳐야 합니다. 치유하는 글쓰기는 짧은 시간 작업해도 당신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충분히 써서 만족스러울지 몰라도 내일은 부담감 때문에 쓰고 싶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일관되게 쓰거나 글의 구성을 짜임새 있게 하려 애쓰지 말고 내면의 소리를 받아 적는 데 집중하세요. 내가 원치 않았던 부끄럽거나 불편한 모습을 드러낼 때도 있습니다. 당신이 그런 글쓰기를 하고 있다면 마음은 불편하겠지만 ‘대박’입니다. 무의식과 만나는 것이니까요.”

책 사용설명서에서 이미 홀딱 마음을 뺏겨버린 저는 그다음 차례 파트에서 설렘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두근두근대는 그 마음 있죠? 지금 이 감정을 기억해놓고 좋아하는 일을 찾았을 때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심장에 직관적으로 꽂히는 단어들로 꾸려져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편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이 책을 읽은 날, 가장 와닿았던 문장이 있었어요.

📝”글쓰기와 친해지는 시간입니다. 혹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하진 않았나요? 그렇다면 “괜찮아”라고 자신을 다독여주세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호기심으로 시작하세요”

잘할 필요 없으니까, 내가 가장 잘하는 호기심 갖는 것으로 시작하자! 이 호기심이라는 단어가 고민들로 가득 찬 풍선을 콕 찌르고 달아난 냉철한 판단자처럼 날카로운 바늘 같았습니다. 뭐든지 궁금해하기만 하자. 시작이 호기심이라면 끝까지 가볼 수 있을 거야.
오늘의 키워드 #호기심

글쓰기는 나 자신뿐 아니라 내가 모르고 있던 내면의 무한한 영역을 발견하는 여행이라고 합니다. 간과하고 지나갔던 그 미지의 영역은 사실 우리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대요. 인생이 우리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이 펼쳐지는 것 같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합니다.

📝”무의식이 더 많이 드러날수록 당신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삶은 한층 가벼워지며 가치 있게 여겨집니다. 꾸준한 치유적 글쓰기를 통해 무의식에 숨겨진 보물상자를 찾아내세요.”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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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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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_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창비 (2021)

어떤 정의도 불필요하게 느껴질 정도로 모두의 이름 안에 공통된 감정을 오롯이 품고 있고, 비슷한 역사를 그대로 안고 있는 단어는 ‘엄마’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불러도 불러도 부르고 싶은 그 이름. 나에게 고유한 가장 아름다운 명사.

이 책의 주인공인 우짱이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지켜보면서 생각난 문장이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속 첫 문장입니다. 사실 이 문장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부분인데, 저에게는 그 의미가 어떤 식으로도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엄마>를 읽으며 어쩌면 이런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처음 다가가 볼 수 있었어요.

불타오르는 증오란 사실 가장 따뜻한 애정을 쬐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한겨울에 얼어버린 마음과 같습니다. 우짱도 눈이 서린 한겨울 들판에 나 홀로 서있는 팔다리 가녀린 눈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어쩌면 엄마가 먼저 그곳에서 사람으로 있었던 것이죠. 겨울 다음은 봄이 아니라 추위는 추위를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우짱만큼이나 그토록 엄마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던 사람은 우짱의 엄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먼저 태어난 이모가 불쌍해서 엄마를 덤으로 낳았다’는 할머니. 우짱의 엄마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엄마를 증오하면서도 그런 엄마에게 그토록 사랑받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가 들어 있습니다.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는 우짱의 엄마 이름은 까먹으면서도 이모의 딸 이름은 기억하고 그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붓습니다. 마음을 채우지 못하고 쪼그라 든 채 주름이 진 엄마. 그래서 우짱은 엄마가 빨리 죽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엄마를 증오해서가 아니라, 사랑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엄마에게 따뜻한 봄이 오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죠.

"엄마를 낳아주고 싶어, 낳아서 처음부터 키워주고 싶어요."

마치 봄이 오기 전에 녹아 버릴 것 같은 눈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은 쉽게 따뜻해질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혹독한 서리 같은 거겠죠. 내리사랑이 이어지지 못하고, 날카롭게 자리 잡은 고드름이 위에서 우짱을 찌를듯한 모양으로 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물이 아래로 흐르고 있던 아주 자연스러운 중력 현상이 거대한 자연에 덮여 새로운 모습이 된 것입니다. 엄마가 자식을 사랑한다는 건 당연한 모성애로 이해되지만, 사람은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상황으로 만들어집니다. 나를 덮쳐오는 파도에 잠기면 숨 쉬기가 어려워지잖아요. 할머니가 어떤 계절을 겪어 오셨는지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겨울에 익숙해져 버린 엄마에게 사랑의 모습은 고드름뿐이라 우짱이 가까이 올 수 없게 영원히 겨울 속에 갇혀 버린 것 같습니다.

우리 엄마가 떠오르면서도,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오늘은 모두가 엄마에게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로 마치는 애정을 가지길 바라겠습니다.

‘신이 항상 곁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

나의 신, 우리 엄마.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엄마 #우사미린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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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1 (양장) 소설Y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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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볼 1> _박소영/창비

“선택받은 자만이 따뜻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냉혹한 ‘스노볼’ 세계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존 게임.

사상 초유의 기후 재난으로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의 혹한이 몰아닥쳐 꽁꽁 얼어붙은 세상에서 스노볼은 유일하게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거대한 유리 천장이 돔처럼 둘렸고, 그 모습이 장난감 스노볼같이 생겼다고 해서 스노볼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스노볼’ 안에서는 선택받은 자만이 살 수 있다. 고해리처럼 스노볼에 사는 사람들은 ‘액터’라고 불리며, 액터의 삶은 리얼리티 드라마로 편집돼 만천하에 방송된다.”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페이지가 나를 사로잡는 동시에 다음 페이지가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스노볼>은 어떤 책입니다 라고 소개하는 이곳에서 진부하지만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을 해보려 합니다. 글을 읽을 때마다 눈앞에 장면들이 선명하게 그려질뿐더러, 마치 꿈을 꾸듯 눈을 뜬 채로, 다른 시공간에서 동시에 살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소설을 읽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매력입니다. 그러나, 이내 곧 이런 점들을 까먹고 까막눈으로 페이지만 넘기게 되는 책들도 있어요. 진부하지만 할 수 있는 말을 여기서 하고 있다는 건 이 책이 그런 점이 특출 나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생생하다 보니 어느 한 지점에서 책을 확 덮어 버릴 수 없었습니다. 살아있는 이야기의 다음 운명을 위해 계속 이어 읽고 싶게 만듭니다.

2권도 있다는 말에, 1권을 채 다 끝마치기도 전에 얼마나 설렜는지요. 초반부터 인물들의 미스터리에 숨겨진 비밀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아직 알지 못하는 서사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스노볼이라는 세계의 뒷이야기를 캐는 것에 탐정의 감각이 살아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 집중해서 읽고 싶었던 이유는 단순 판타지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견제해야 할 미래를 소설이라는 공연으로 넌지시 일러주고 간 것일 수도 있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키워드는 #용기 입니다. 간절히 원할수록 오히려 더 멀어져 가는 모든 것으로부터 두 눈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갖기. 아마 초밤이에게서 전달받은 가슴을 뛰게 하는 용기가 2022년 한 해를 대하는 태도가 될 것 같습니다. 창비 출판사의 K-영어덜트 소설Y 시리즈에는 저번에도 포스팅했던 이희영 작가의 <나나>와 천선란 작가의 <나인>, 그리고 이번 박소영 작가의 <스노볼>까지 상상이란 이렇게 따뜻한 세상을 말하는 거라는 걸 모두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다음 시리즈는 또 어떤 세상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할지, 설레는 마음으로 두 손 모아 서려지는 겨울을 보내겠습니다🤍

“지금껏 그 어떤 디렉터도 선보인 적 없는 놀라운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할 뿐, 디렉터가 되는 게 몇 년 늦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나는 믿고 있다. 믿어야만 한다. 그 희망마저 없다면, 모두가 똑같이 허름한 집에서 살면서 똑같은 학교를 다니고 똑같은 발전소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 이 관성적인 삶을 하루도 더 버틸 수 없을 테니까.”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스노볼1 #박소영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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