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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5 - 1931-1935 만주침공과 새로운 무장투쟁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ㅣ 35년 시리즈 5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9년 6월
평점 :
조선왕조실록의 박시백 화백이 1910~1945년까지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일제 강점 35년의 역사는 부단한, 그리고 치열한 항일투쟁의 역사다. 비록 독립을 가져온 결정적 동인이 일본군에 대한 연합군의 승리임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설명은 무지 혹은 의도적 왜곡이다. 자학이다'
작가의 이 말 앞에 부끄러웠다.
일본에 맞서서 목숨을 버린 이들이 어디 한 둘인가. 그럼에도 기억나는 사람은 몇 사람밖에 없었다.
이제라도 잊혀진 이름들을 다시 기억해 내는 것이 시대의 요구에 등 돌리지 않고 응했던 사람들, 그들의 정신을 복원시키는 일이다. 그것이 작가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선열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만화는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특징이 있다.
한 컷의 만화는 소설가가 묘사하는 문장의 울림만큼이나 크다.
한인애국단의 최선봉이자 가장 먼저 가입한 이봉창.
일본 천황 암살에 실패하고 스스로 체포된 현장을 묘사한 컷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또렷하게 살아온다.
그의 기개가 얼마나 대단한가!
이봉창의 의거는 4개월 뒤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홍구) 공원에서 윤봉길 의거로 이어진다.
윤봉길 의사의 사형 당시를 재현한 박시백 화백의 그림에서 그들의 기개가 얼마나 대단한지 절로 느껴진다.
'1936~1940 중일전쟁과 독립전쟁의 준비', '1941~1945 몰락하는 제국과 해방의 꿈' 이 내년에 완성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 사회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35년! 이 우리 곁에 남게 될 것이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국사 교과서에 현대사는 유독 짧게만 다루어진 기억이 있다.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놓고 정치권에서 다툼이 있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여야의 정치 쟁점화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빼앗긴 나라를 찾기 위해서 소중한 가족의 곁을 떠나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여전히 친일의 잔재가 청산되지 못한 작금의 현실에서 친일부역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또한 남은 자들의 몫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1931~1935년 만주침공과 새로운 무장투쟁의 시기를 세세하게 다룬다. 뿐만 아니라 1930년대 국제정세에 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안내가 되어 있다.
1930년대 초반 전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본이 군국주의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예를 들면, 일본 관동군이 1931년 9월 만주사변을 일으킨 사실만 알았지, 1932년 3월 만주국을 세운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뿐만 아니라 윤희순, 남자현과 같은 여성 독립투사의 이야기도 함께 읽는 아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이들과 현대사를 공부하는 데 있어 안성맞춤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