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 실험실에 갇혀 살던 중년 뇌과학자의 엉뚱하고 유쾌한 셀프 두뇌 실험기
웬디 스즈키 지음, 조은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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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직접 자신이 만든 운동방법을 통해서 뇌가소성에 대해서 밝힌 책이다. (심지어는 수업에도 적용했다고 하니, 생생한 경험이 녹아든 '뇌과학' 교양서이다.)

1960년대 초부터 연구된 뇌가소성(Brian Placiticity)은 인간의 뇌가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이 뇌세포는 청소년기까지만 새롭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잘못된 상식이다.

성인의 뇌에서도 뇌세포가 새로 만들어지는 영역이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냄새를 처리하는 후각신경구와 또 하나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고 한다.

사례로 언급된 내용이 영국의 택시운전사의 해마 크기다. 교육을 받은 택시 운전사 중에서 합격, 불합격한 사람의 뇌를 비교해보니 합격자의 경우 후위 해마가 전보다 현저히 커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뇌 구조의 변화는 특정 조건하에서 인간의 뇌도 성장, 적응, 변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말은 '낯선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뇌를 자극하면 새로운 시냅스 연결이 만들어지면서 뇌의 크기가 실제로 증가한다'라는 의미다.

그리고 작가는 친절하게 일상에서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해 놓았다.

일상에서 새로운 것을 추구함으로써 우리의 뇌는 자극받고 그것이 곧 창의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위의 다섯 가지 외에 한 가지가 후각 브레인 핵스다.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기 전에 음식의 향을 구분하고 설명하는 것도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라고 하니, 점심때부터 실행에 옮겨보자. :)

운동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와 관련해서는 6백만 이상이 본 TED에 있는 강연을 듣는 것도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요약하면 몸과 뇌를 위한 운동을 함께 하면 (자기 확언을 하는 메시지와 함께하는 운동) 뇌가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칫솔질하면서 자기 확언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

운동이 뇌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다양한 실험들로 증명이 되었다. 


쥐에게 쳇바퀴만 제공하면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쥐들에게서 관찰한 대부분의 뇌 변화가 그대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은 설치류의 해마에서 새로운 뉴런의 수를 증가시킴으로써 신경 발생률을 두 배로 증가시키고, 성체 세포로 성장하는 속도와 생존율도 높인다. 

운동에 의한 또 다른 강력한 변화는 뇌 전체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혈관의 성장이며, 이를 혈관 형성이라고 부른다.



뇌의 변화를 원하는가? TED 강연에서 저자가 보여준 운동을 따라 해보자. 섹시해지는 뇌를 상상하면서...


'운동은 기본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모노아민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뿐 아니라 엔도르핀의 분비도 증가시킨다. 이것은 통증을 완화하고 행복감을 주는 모르핀과 유사하다. 엔드로핀은 뇌하수체에서 혈액으로 분비되어 뇌 곳곳에서 특정 수용체를 가진 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엔도르핀은 혈류로 분비되기 때문에 호르몬으로 분류되며, 신경전달물질은 세포의 축삭돌기에서 합성되어 시냅스로 분비된다.'  113쪽 


이 책을 읽고 나면 운동의 욕구가 생겨나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두뇌와 신체의 합일!

모두가 꿈꾸는 일 아니겠는가! 운동으로 뇌와 신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운동하고 싶어지지 않는가?

뇌를 이해한다는 것은 미래를 통제하는 대신 현재의 일에 더 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 소개된 뇌를 웃게 만드는 법도 따라 하면서 자기만의 비법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뇌를 웃게 만드는 법 (4분 브레인 핵스)

길거리에서 만난 낯선 사람을 도와주라

모르는 사람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라

싫어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라

길거리나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워라

누군가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라

누군가에게 지식을 나누어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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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 - 알수록 쓸모 있는 생활 속 수학 이야기
티모시 레벨 지음, 고유경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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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양 과학 중에서 아직 개척하지 못한 분야가 '수학'이다.

학교 다닐 때 난해한 수학 문제를 푸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에게는 수학은 퍼즐 같은 것이었고, 아주 재미난 학문이었다.

이런 예외적인 몇몇 친구를 제외하고는 수학은 난해함, 어려움으로 먼저 꼬리표가 붙는다. 해서 교양 수학을 읽는 것 또한 '다른 재미난 것'에 비교하면 뒤처지기에 수학을 이해하는 도전은 자꾸 뒷걸음치게 되는 것이다.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기초 과학은 생활 속에 궁금함이 있어야 한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찾기 위해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과학이 우주 시대를 내다보는 단계에까지 올 수 있었다고 본다.

"창조적 원리는 수학 속에 있다"

출처 입력

아인슈타인의 이 말 한마디에 '우리가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왜 '수포자'가 되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한 답은 쉽게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사, 수학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모 또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image.png

티모시 레벨 (Timothy Revell) 


이 책의 저자의 이력이 독특하다.

지금은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학과 컴퓨터 공학을 뛰어넘어 사람의 심리와 관계, 일과 스포츠, 도시와 네트워크 등 일상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를 쉽게 전달하는 사람으로 소개되어 있다.

"수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라는 통념을 깨고, 이과생과 문과생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벽을 허물어 누구나 수학과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수학의 진정한 매력을 전하기 위채 이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의 바람대로 이 한 권의 책으로 수학의 진정한 매력에 빠지기에는 아직 수(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은 수학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하는데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수학은 도시에서 컴퓨터 바이러스까지, 짝 찾기에서 영화와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밝힐 수 있다. 도로를 추가하면 왜 교통량이 악화되는지, 친구들이 왜 당신보다 더 많은 친구가 있는지, 우주는 왜 나머지 숫자보다 하나의 수를 더 선호하는지, 이 모든 것이 수학으로 귀결된다."


이 정도면 가히 수학에 '수학님'을 붙여 칭송해도 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이제 일상에 숨어 있는 수학 중에서 몇 개만 이곳에 공유를 한다. 


1. 수학으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알고리즘에 관한 이야기다.

이미 알고리즘은 우리 곳곳에 깊숙이 스며 들어서 새삼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제 데이트 상대도 굳이 힘들게 찾을 필요 없이 수학이 만들어낸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통찰이 없다. 재미난 것은 다음의 인문학적 통찰이다.

책에 소개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면 대중적인 매력은 우리의 생각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수학자들은 같은 도시에 사는 20~27세의 여성 5,000명의 샘플을 한 달 동안 모니터 했다.

분석 결과 매력(프로필을 본 이후)에 대한 의견 불일치가 많을수록 받는 메시지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연 설명을 위해 두 여성의 프로필을 보자.

'매력 양'의 평균 점수는 3.4점 / '논쟁 양'의 평균 점수는 3.3점이다.

매력 양의 매력 점수는 고르게 잘 분포되어 있었다. 4점, 3점, 5점, 2점, 1점 순이었다.

반변 논쟁 양의 일반적인 매력 점수는 1점과 5점이었다.

사람들은 무척 좋아하거나 무척 싫어하는 '논쟁 양'에게 더 많은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에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 너의 결점을 포용하라! 자신을 논란거리로 삼아라. 한 사람에 대한 결점은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올가미다."


결점이 있는가? 당신의 결점을 포용하라는 수학적 명령을 따르라! 그것이 행복이다. 


2. 수학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받으면 아마도 한참을 생각해도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사람은 감정은 수학적(?)으로 조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알고리즘에 관한 이야기다.

페이스북에서 실험한 내용이다. 


페이스북 게시물 보고 싶어? = 총합(관련도 * 게시물 유형 * 최신 게시물) 


'뉴스 피드에서 행복한 게시물을 전혀 보지 않은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뉴스 피드에서도 행복한 게시글을 전혀 작성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슬픈 게시글이 더욱 많았다. 슬픈 게시물을 전혀 보지 않은 사용자들은 행복한 게시글이 더욱 많았다.'

위의 공식을 응용하면 행복한 기분을 위해서 부부가 기억해야 할 공식은 다음과 같이 된다.

 

다음 기분 = 현재 기분 + 함께 있을 때의 기분 + 파트너가 미치는 영향 


상대방의 현재 기분이 좋지 않을 경우, 당신의 영향으로 파트너의 기분이 바뀔 수 있음을 명심하자.

3. 암호학 


상대적으로 쉽게 읽히는 장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안전하게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암호화 덕분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비대칭 알고리즘은 마흔세 번의 도전 끝에 탄생한 것이라고 하니, 인간의 포기할 줄 모르는 열정이 '편리함'을 만들었다. 감사할 일이다.

공개키와 개인키를 세트로 만들어 암호화와 복호화를 하는 인터넷 암호이자 인증 시스템인 RSA가 두 명의 과학자 Ronald Rivest, Adi Shamir 와 한 명의 수학자 Lenonard Adleman의 이름에서 딴 것이라 한다.

양자 컴퓨터가 나오면 지금의 암호화는 다시 새로운 도전 과제를 맞이하겠지만, 암호화의 수학은 현대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외에도 벤포드의 법칙(?)으로 회사 부정을 잡아낸 이야기, 스포츠와 데이터, 사람들은 왜 당장 섹스를 하지 않을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게임이론으로 풀어낸 이야기 등.

당신을 수학의 세계로 빨아들일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제 선택은 당신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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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마을 탐정단 네 생각은 어때? 하브루타 생각 동화
왕수연 지음, 임수현 그림, 전성수 감수 / 브레멘플러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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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책 읽기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좋은 책을 고르는 것 다음으로 아이와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마따호세프!

혹시 들어보셨나요?

유대인 부모나 교사들이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풀이하면  "네 생각은 어때?"  (What do you think?)라고 합니다. 

질문의 중요성은 아이의 호기심을 키우고 생각을 탐구하는 도구로 활용될 만큼 다양한 사고를 하게 하는 지름길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따호세프!  "네 생각은 어때?" 가  노벨상 수상자의 30%가 유대인이 비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합니다. 

질문과 토론의 공부  '하브루타' 공부법을 통해서 책을 함께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싶어 이 책을 선택을 했습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전통적 학습방법입니다.  핵심은 각자가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직화하여 상대방에게 설명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훈련을 통하면 질문이 습관화됩니다. 

그래서 부모가 학교갔다 온 아이에게 묻는 말이 "오늘은 무슨 질문했니?" 라고 한다죠.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하라고 했을 때 아무도 질문하지 않던 웃픈 풍경이 다시 생각나네요.

우리 모두는 질문의 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답을 잘 하는 교육보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릴 때 부터 질문하는 습관은 어떻게 책을 읽느냐와도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부모가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덜어준다고 봅니다.

책에는  4장이 카드가 있습니다.



각각의  카드를 이용해서 책을  다 읽고 나서  어떤 장면인지 아이에게 설명을 하게 하니 기억하는 것도 있고 자기만의 약간의 창작도 하고 좋네요.

그리고  카드 뒷면에 있는 질문을  아이에게   해주세요.


이렇게 질문을 주고받으면  책의 내용을 뛰어넘는 훨씬  풍성한 책 읽기가 가능해집니다. 

아이와 책의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면 참 좋습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차별화는 것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이든 사람을 차별화는 것은 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아이들만큼은 오직 순수함 단 하나로 친구들과 잘 어울려 사는 세상이었으면 합니다.

미국의 시인 롱펠로우는  인간을 집 짓는 건축가에 비유했습니다.

같은 시간이 집을 짓는데  주어지더라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생각의 차이' 때문입니다.

생각에는 작은 생각과 큰 생각이 있습니다.

작은 생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큰 생각으로 나아가는 길의 첫 걸음은 독서 습관입니다.  질문하고 토론하는 독서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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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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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적 거대 담론을 다룬 <총, 균, 쇠>는 지금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82세인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번에는 범위를 문명사가 아닌 현대 국가들이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금의 위기는 무엇이며 그 위기는 극복 가능한 것인지를 독자가 읽어가는 텍스트에 맡긴다. 읽는 동안 노교수의 놀라운 분석력에 와우! 했다


6년간의 엄청난 데이터, 외부적 요인으로 갑작스레 격변을 맞은 핀란드와 일본, 내부적 갈등으로 위기에 처한 칠레와 인도네시아, 점진적으로 확대된 위기에 시달린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례는 과거를 이해하면서 그들이 위기 극복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반복된 학습을 통해서 이해하게 만든다.

(그동안 전혀 몰랐던 핀란드, 인도네시아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의 근현대를 이해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지적 재미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일본과 미국, 세계가 직면한 '대변동'을 해설하고 현재와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제시된 문제나 해법이 남의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동일한 문제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읽힌다.

해서 이 책은 이런 분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 지금이 위기인가, 아닌가?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

- 위기는 맞는 것 같은데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의 평화와 공존에 대해서 생각하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을 수 없었다.

- 국가의 위기가 아니라 개인의 위기에 대해서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을 때는 위기 해결에 영향을 주는 12가지 요인 (70페이지)을 옆에 두고 읽으면 우리의 문제와 연관해서 상당한 인사이트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1.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

2.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국가적 책임의 수용

3. 울타리 세우기. 해결해야 할 국가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한 조건

4. 다른 국가의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자원

5. 문제 해결 방법의 본보기로 삼을 만한 다른 국가의 사례

6. 국가 정체성

7. 국가의 위치에 대한 정직한 자기평가

8. 역사적으로 과거에 경험한 국가 위기

9. 국가의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

10.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

11. 국가의 핵심 가치

12. 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위의 내용에 비추어보면 우리는 점진적 위기에 빠져 들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과거 IMF 당시는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가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장롱 속 넣어둔 금붙이를 꺼냈던 그 순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위기에 빠졌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정치는 여전히 반대를 위한 반대가 정책적인 합의보다 늘 앞에 서 있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국가 정체성은 무엇이라 말할 수 있는가? 나라를 잃었을 때는 '독립'이 우리의 정체성이었다. 하지만 오늘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무엇이다'라고 명확하게 정의내리고 국민을 끌고 갈 수 있는 리더가 있는가?

또한 지금의 문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문제를 두고 있다. 예들 들면 낮은 출산율, 인구 고령화, 부의 불평등, 정치 양극화 등. 이러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은 다른 국가의 사례를 찾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이아몬드 교수가 이야기한 12가지를 변용해 우리의 문제에 적용해야 한다.

- 국가가 위기에 빠져 있다는 국민적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 지금 우리 국가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현재 우리의 정치. 경제에 대한 정직한 자기평가는 무엇인가?

우리도 과거 일제의 폭압, 그리고 6.25전쟁 같은 역사적 위기를 극복한 좋은 사례가 있다. 당시의 위기 극복을 한 사례를 스스로 분석해보면 지금의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것이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이다.

끝으로 에필로그에서 밝힌 국가의 위기를 논할 때 가장 흔히 제기되는 의문으로 밝혀진 두 가지.

하나는 "국가가 중요한 선택적 변화를 시도하도록 자극하려면 위기가 먼저 있어야 하는가? 혹은 문제를 예상하고 행동한 적이 있는가?"

다른 하나는 "지도자가 차이를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대한 의문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먼저 '국가가 중요한 선택적 변화를 시도하도록 자극하려면 위기가 먼저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결론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책에서 다룬 7개 국가 중 '메이지 시대 일본과 핀란드, 칠레와 인도네시아는 위기가 닥치자 변화를 시도했고, 그 후로 더 이상의 위기가 없어도 향후의 위기를 예상하며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꾸준히 변화를 시행했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와 독일은 위기가 구체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칠레는 위기가 악화되는 걸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 551쪽

두 번째 질문, "지도자가 차이를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이 물음에 대한 엇갈린 주장은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존재하고 있다.

'영국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의 이른바 '영웅사관'이 있다. 칼라일의 주장에 따르면 역사는 올리버 크롬웰(1599~1658)과 프리드리히 대제(1712~1786) 같은 영웅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다.

반면 지도자와 장군이 역사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한 레프 톨스토이의 견해가 있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서 장군들이 내리는 명령이 전투가 벌어지는 실제 상황과 동떨어진 명령임을 고발하는 허구적인 이야기로 자신의 견해를 역설했다.' - 552쪽

'역사의 흐름은 위대한 지도자의 정책이나 결정보다 많은 세부 항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견해가 요즘의 역사학계에서는 대세를 이룬다'라고 하지만 정치, 경제에서 탁월한 리더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무엇이 맞는 주장이라고 단정 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끝으로 우리가 다른 나라의 과거를 포함한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핵심적인 내용이라 조금 길지만 옮겨 적는다.

"우리가 역사에서 유용한 교훈을 배울 가능성을 묵살하지 말라는 내 설득이 타당하게 여겨진다면, 이 책에서 다룬 국가가 맞은 위기의 역사에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지금까지 많은 일반적 논제를 언급했다.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걸 인정하고 다른 국가를 탓하거나 피해 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변화를 주도할 책임을 수용해야 한다. 이제 국가를 위한 어떤 노력도 효과가 없다는 의식에 짓눌리지 않고, 해결해야 할 국가적 문제를 규정하기 위해 울타리를 세워야 한다. 도움을 얻을 만한 국가를 찾아내고 당면한 문제와 유사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어 표본으로 삼을 만한 국가를 찾아내야 한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한 첫 시도는 실패할 수 있고 연속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며 인내해야 한다. 어떤 핵심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고 어떤 핵심 가치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지 심사숙고하며, 정직하게 자신의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 - 566쪽

"비관주의자는 이런 제안에 "당연한 말을 늘어놓는 거잖아. 정직하게 자신을 평가하고, 표본으로 삼을 만한 국가를 찾고, 피해 의식에 빠지지 말라는 교훈을 얻자고 굳이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을 필요는 없어!"라고 반박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그 '당연한' 조건이 과거에도 시시때때로 무시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걸핏하면 무시된다는 게 명백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책이 필요한 것이다." - 567쪽

위의 두 구문에 국가 대신 '개인'을 대입해 보아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써 손색이 없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방향을 선택하는 편이 더 낫다. 위기는 과거에도 국가를 곤경에 빠뜨렸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현대 국가와 현 세계는 앞으로 위기에 대응하려고 어둠 속에서 헤맬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과거에 효과를 발휘한 변화와 그렇지 않았던 변화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다이아몬드가 역사에 대해 꾸준히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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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반격의 사피엔스 - 진화생물학에서 찾은 행복의 기원
권행백 지음 / 아마존의나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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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이끌려서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기적 유전자, 반격의 사피엔스'는 리처드 도킨스와 유발 하라리를 소환 시켰다. 그러나 두 책의 통찰에서 새로운 것이 탄생되리라는 기대는 자니쳤다.

'진화생물학에서 찾은 행복의 기원'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자기다움'에 관한 작가의 에세이였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대신 차리라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를 한 번 더 읽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도전 정신은 높게 사고 싶다.

한의원 생활에서 일 중독에 빠져 허우적대는 삶에 의문을 품고 십여 년 세월을 '자기다움'을 찾는 몰입과 성찰 끝에 행백(幸白)이라는 이름으로 인생 후반부를 시작한 그의 생은 책의 내용을 떠나서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이다.

행백은 '행복한 백수'를 일컫는 말이다.

책에서 그는 '행백'의 진수를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를 빌려와서 이야기한다.

젊은 시절 정원사로 일하던 미켈란젤로는 영주가 시키지도 않은 조각 일을 한다. 그것을 지켜본 영주가 묻는다.

- 그렇게 한다고 해서 급료를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열심히 일하느냐?

- 조각에 몰입할 때가 가장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영주는 그에게 전문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자기다움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자기다움을 통해 찾은 행복이 진짜 행복이요, 그걸 찾아서 누리는 사람이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자기다운 삶이란 발품 팔고 다니다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환희를 경험하는 벼룩시장이다. 거기서 우연히 발견한 물건이 남에게는 쓸모없어 보일지라도 내게는 대단한 보물이 될 수도 있다"


독특한 것은 자가다움의 가치에 대해서 말하는 내용이다.

"자기다움은 유성생식을 통해 번식하는 모든 생물의 목숨과 맞바꾼 엄청난 가치다.  유성생식의 결과물인 변이를 통한 다양성은 진화의 원동력이 되었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진화 자체로도 놀랍지만 개체로서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진화의 진정한 의미라는 것이다. 즉 '개성은 다양성을 담보로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다'라는 것이다.

끝으로 행복한 백수가 되기 위한 작가의 선언문을 옮겨 적는다.

욕망은 결핍의 다른 얼굴이라고 한다. 물질, 애정, 신념의 결핍에서 벗어날 때 우리 각자는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다. 


행백 선언문

하나, 자기다운 일을 하여 물질적 결핍으로부터 해방되자. 그러면 행백하다.

둘, 자가답게 사랑하여 애정의 결핍으로부터 행방되자. 그러면 행백히다.

셋, 자기다운 철학으로 무장하여 신념의 결핍으로부터 해방되자. 그러면 행백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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