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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통령들 - 누구나 대통령을 알지만 누구도 대통령을 모른다
강준식 지음 / 김영사 / 2017년 2월
평점 :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흐르고 있지만 대선 시계는 빨라지고 있다.
권력을 내려놓지 못한 자의 미련은 시계마저 멈추어 세우려고 한다.
지난겨울 피어올랐던 촛불은 태극기로 맞서는 보이지 않는 권력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논리는 사라졌다.
옳고 그름의 논리마저 얼어붙고 그저 네 편 내 편이 전부라고 하는 사회에서 정치의 담론은 실종 상태다.
의견과 의견이 만나는 광장은 사라졌다. 오직 찬성과 반대만이 존재할 뿐이다.
선거 때마다 빛났던 보수의 프레임조차 사라지고 오직 '묻지 마' 지원세력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 경기와 비슷하다. 보수세력은 위쪽에, 진보세력은 아래쪽에서 뛴다. 진보세력은 죽음 힘을 다해도 골을 넣기 힘들다. 보수세력은 뻥 추구를 해도 쉽게 골을 넣는다. '- 433쪽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다.
노 대통령이 만약 오늘의 상황을 봤다면 차라리 당시를 더 나은 사회로 판단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영고부침을 당대에 다 목격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들의 정치행적을 살펴보면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그건 역사로부터 배운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가령 장기집권의 끝을 보고서도 영구집권을 꿈꾸는가 하면, 정경유착의 폐해를 적시하면서도 답습하고, 권력집중을 비난하면서도 그것을 즐겼다. 거기에 욕망을 채워주는 달콤함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달콤함을 즐기느라고 그들은 역사와 대화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 국민이 익히 알고 있는 아주 간단한 역사적 교훈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역사의 학습효과가 없었다.
대통령의 비극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 책의 저자는 '역사의 학습효과'로 결론지었다.
재현되지 말아야 할 역사의 데자뷰(Dejavu)는 스마트 한 시대에 스마트한 기기의 전원 버튼을 찾지 못한 어리석음으로 재현되고 있다.
조선의 명종시대(1545~1567)가 지금 박근혜 정부와 너무나 똑같은 기시감이 있다고 느낀다면 이것을 믿을 사람이 있겠는가!
왕을 둘러싼 비선 실세는 당시나 지금이나 살아있는 권력이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대표되는 자국 우선주의, 일본의 조공외교를 통한 미국과의 관계 구축 공고화, 중국의 굴기 등. 주변 정세는 어느 때보다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신 자본주의를 벗어나 상생 자본주의로 가는 것은 다음 대통령의 강력한 아젠다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작가는 유권자들에게 다음 두 가지 질문을 대통령 후보에게 던져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당신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둘째,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이 질문 대신에 나와 같은 유권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이 그 후보를 지지하는 명백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가 담론화되는 것이 이상한 사회가 아니라, 누구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역사관, 가치관, 경제정책, 대북 정책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
무조건 지지가 아니라, 보다 나은 정책을 선택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무조건적인 잘못이 아닌 역사 계승적인 면에서 역대 대통령을 비교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준점이 될 것으로 판단이 된다.
역사에서 버리고 취할 수 있는 자, 시대의 현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