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 식물이 빚어낸 매혹적이고 경이로운 이야기
엘리스 버넌 펄스틴 지음, 라라 콜 개스팅어 그림, 김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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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진 추억 속 향수의 기원은 어디에 있을지, 사람에게 향기는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는데, 그렇게 단순한 내용이기보다는 향기의 역사와, 향기식물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인류가 알아 챈 식물들이 가진 향기의 비밀과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향기들. 그리고 자연의 이야기까지.

 

     표지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예쁘다!), 첫 페이지를 펼쳐 들었을 때는 무척 딱딱한 교과서의 느낌이었으나, 전혀 지루하지 않고 읽는 내내 그런 것이었구나!’ 생각하게 되고, 그 배움에서 오는 즐거움에 안도하는 느낌을 받았다.

 

     향기를 인지하고 종교적, 의학적으로 이용하던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패션에 이용하는 현대까지 아우르며 향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향기를 연구하는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계사의 흐름 또한 무척 흥미로웠다. 마치 식물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피엔스의 역사를 본 느낌이었다


     ‘향수에 대한 막연한 관심으로 읽게 된 책에서 향기의 본질에 대해서 배우게 됐다. 시야의 확장, 아니 후각의 확장인가향기에 대한 좋은 기억 하나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재미있는 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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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2 허블청소년 2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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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력적인 등장인물을 만나면 늘 후속편을 기대하면서도 걱정이 든다. 첫 편 보다 좋은 후속편은 만나기 어려웠는데, 이 책은 더 좋았던 것 같다.


     늘 융통성이 없고, 비극을 불러일으키는 휴머노이드 들만 읽어 왔어서 인지, 오히려 사람보다 더 다정한 휴머노이드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인간성은 상실한 인간과 융통성이 없어서 오히려 인간적인 휴머노이드. 그들을 통해 인간성은 무엇인지, 관계에서 필요한 진솔함은 무엇인지, 현재의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 해 볼 수 있었다.


     교훈을 주겠다고 만든 이야기가 아닌 듯, 즐겁고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문득문득 등장인물들이 가진 가치관을 통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고 은연중에 이야기한다. 학생들이 읽기에 좋은 책임에도 어른인 내가 읽어도 긴장감 넘치고 뒷얘기가 궁금하며, 읽고 난 마음이 단단해 지는 느낌이다.


     1편이 과학발달을 이룩한 미래세계에서의 변함없는 인간의 욕망, 욕구 그리고 온정에 대한 이야기라면 2편은 자연의 변화 앞에 힘이 없는 인간들이 그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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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허블청소년 1
이희영 지음 / 허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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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책에는 이유가 있다. 청소년소설이라는 장르구분이 무색했다. 주인공이 10대 소년이었을 뿐, 태어 나 계속 고립되어 생활해온 아이가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욕심 그리고 그가 갖고 싶은 우정을 통해, 인간의 욕심과 자만, 다정함과 인간성까지 모두 같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작가님 특유의 과하지 않은 비유와 은유의 묘사들이 이 책에도 녹아들어 있다. 여러 소설을 많이 읽어 왔음에도, 이 책이 주는 반전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음에, 이런 반전을 숨기고 어떻게 이렇게 다정한 소설을 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미래 배경의 SF소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말이 가까워질수록 소름 돋았다. 좋았던 시작보다도 훨씬 더 좋은 결말을 맞이한 느낌! 나는 오히려 후속편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결말과 함께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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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 기쁨 기쁨 시리즈 3
사니 지음 / 달로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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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어진 자리에서 뭐라도 주워 일어나려나? 가볍게 생각하며 펼쳐든 책. 완벽하지도 완전하지도 않은 우리의 삶은 사실 늘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이 함께한다. 더불어 의지도 노력도 성공도 행복도 함께한다. 그 모든 사소한 일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그 끝에서 자기 마음까지 들여다 본 책인 것 같다.


     좋은 문장들을 한 페이지 걸러 하나씩 발견하고 독서노트에 필사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쓰지 않았다.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 좋아서.


     갑작스레 만나도 좋은 나의 사람과, 바쁜 일상에 잠깐 만나 투덜거리기도 하며 수다를 떨고 있는 느낌이었다. 일방적으로 한 사람을 감정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그런 부정적인 투덜거림이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위안을 얻고, 나만 유별난 게 아니라는, 평범하지만 언제나 꼭 필요했던 위로를 건넨다. 작가님은 사실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왜 대화를 느꼈는지 모르겠다. 나와 닮은 부분도 많았고, 비슷한 경험에 다른 행동을 한 내용도 많았고, 공감과 감탄을 오가며 나도 모르게 대화를 했었나보다. 누군가의 부족한 면을 보는 것이 이렇게 위로가 될 수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나의 부족을, 나의 추락을 잘못되었다 하지도, 더 노력해야지 훈계하지도 않고 대부분 다 그런 거 아니야?’하며 의연하게 내 마음을 토닥인다.


     부정적인 자신의 감정을 직시할 때, 떨쳐내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스스로 부끄러워 외면했던 나의 모습들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작가님의 위로를 받았으니 나도 싫은 것들 속에서 귀여운 면을 찾아 사랑할 궁리를 하고, 좀 더 오해를 줄여 관계를 회복하고, 그렇게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고, 이 정도면 나의 오늘은 충분히 빛났구나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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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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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이 영어로 쓴 조선시대 배경의 소설은 어떤 느낌일까? 이 오묘한 조합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조건 책을 펼쳐 들어야만했다.


     열여섯의 이제 막 다모가 된 소녀 , 올곧고 바르게만 보이는 종사관이 등장한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다모로서 천민으로서 여자로서 궁금증 많은 소녀가 함께한 수사이야기가 펼쳐진다. 당찬 소녀 설은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해내고자 하는 강인함을 갖고있지만, 반면에 아직 많이 배우지 못해 어리숙한 모습도 보인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이겨내고자 하고 점차 발전해 나간다.


     신유박해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배층과 기득권층의 주요인물 중심으로 바라본 교과서 속 내용들과는 또 다르게, 모르는 것도 낯선 것도 많은 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니, 직접 그 시대를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러 등장인물이 입체적이고 저마다의 이유를 가슴속에 새기고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인물들이 얽히고설켜 읽을수록 더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시대물의 느낌에서 살짝 벗어난 평범한 문체가 오히려 새로웠다. 영어를 한글로 번역해서 그런 것인지, 작가 특유의 문체인지는 알 수 없으나 담백한 문체 덕분에 인물과 사건에 집중 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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