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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소설 흐름 미리보기 - 소설이 낯선 청소년을 위한
최미경 지음 / 지잇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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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직관적인 제목이다.

 

소설은 단번에 배울 수 없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책을 읽고, 생각하고, 소설이 쓰인 그리고 소설 속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역사상 가장 파란만장했던 근현대를 응축한 소설의 흐름을 미리본다니. 이 얼마나 솔깃한가. 기대가 되는 동시에 읽기도 전부터 벌써 어렵다 눈을 질끈 감게 된다.

 

그런데

내 생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는 다정하다. 쉽다. 재미있다.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라는 직관적인 제목 그대로 그야말로 근현대 소설이 멀게만 느껴지는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1900~1950년대 소설의 흐름과 특징을 정리하고, 대표 소설을 소개하는 동시에 주제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소설을 읽으며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중심을 잡아준다.

 

그렇지만 이 책은 절대 학습을 위한 참고서는 아니다.

 

그저 찬찬히 근현대 소설의 재미를 나누고 싶은 선생님이자 엄마의 이야기다. 시종일관 다정한 말투로 조곤조곤 늘어놓는 이야기엔 반드시 무언가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채근이 없다. 그래서 한 편을 읽으면 다음 편을 읽고 싶고, 저도 모르게 질문에 답을 하고 싶어진다.

 

소설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같아.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무엇을 걱정하며 어떤 희망을 품었는지 보여 주지.

-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 p37 -


앞서 말했듯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중고등학생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근현대 소설이란 묵직한 학습 목표에 학습이란 부담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엄마이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인 작가는 낯선 배경과 문체에 지레 겁을 먹고 맥없이 문학을 포기하는 청소년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교수자의 태도를 고수하지 않는다. 마치 잠들기 전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처럼 근현대 소설을 시대적 배경과 버무려 천천히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가볍게 한 꼭지씩 읽으며 당시 시대상과 맞물린 소설의 특징을 되새겨 보기 좋다.

 

또한, 흐름을 파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시대순으로 정리한 14편의 근현대 소설을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소설을 소개할 때 작가가 제시하는 여는 질문과 닫는 질문은 소설을 읽으며 놓치지 말아야 할 주제는 무엇인지 되짚어 준다. 간략하게 소개한 내용을 통해 인물, 사건, 배경을 이해하고, 본문 인용으로 문체까지 접할 수 있다


게다가 간략한 소개가 소설의 요약이 아닌 점도 좋았다. 그야말로 각 소설의 3요소(주제, 구성, 문체)만을 소개하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어 오히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로인해 청소년 독자가 해당 소설을 찾아 읽는 순기능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근현대 소설 흐름 미리보기는 근현대 소설이란 막막한 영역을 겁먹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접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다. 그렇지만 그 깊이는 결코 얕지 않다. 넓고 깊은 아우름은 마치 근현대 소설을 주제로 한 논문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서술한 듯하다. 그래서 근현대 소설의 큰 틀을 잡고 흐름을 이해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진지하지만 한없이 다정한 이 책이 낯선 시대와 난해한 이야기 앞에 머뭇거리는 청소년들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근현대 문학의 길로 들어서 주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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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7가지 무기
가바사와 시온 지음, 최수영 옮김 / 다산에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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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는 100번 넘게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이 얼마나 든든한가.

 

무책임한 조언이 아닌 책임감 있는 가르침을 장담한다.

어쩐지 책을 손에 쥔 것만으로도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7가지 무기의 저자 가바사와 시온은 30년 이상 경력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며, 작가로서 50권의 책을 썼고, 정신건강 의학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환자를 만나고, 공부하며, 생동감 있는 교류를 통해 얻은 문제점을 군더더기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이렇듯 진솔하게 다가가는 작가의 대화법에 우선 안도감이 들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7가지 무기. 어쩐지 이 책을 읽고나면 나만의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될 것만 같아 내심 설레기도 했다.

 

7가지 무기는 다음과 같다.

 

1. 정비력 : 수면, 운동, 식사

2. 회복탄력성 : 유연한 마음과 다시 일어서는 힘

3. 제어력 : 스마트폰과 게임에 잠식되지 마라.

4. 대인관계력 : 친구(동료)를 만들자.

5. 독해력 : 고민은 상담과 검색으로, 독서의 힘

6. 호기심 : 호기심은 즐거움을, 즐거움은 가능성을 부른다.

7. 아웃풋 능력 : 인풋 아웃풋 피드백

 

이 일곱 가지를 가만히 놓고 보면 이렇다 할 기발한 무기가 맞는지 갸웃하게 된다.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방법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사실은 알고 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방법들이다. 작가는 당연해서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기본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7가지 무기를 통해 제대로 가르쳐 주고 있다.

 

우선 이 책은 가독성이 매우 좋다.

 

한번 책을 읽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끝까지 집중해서 읽게 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작가 특유의 친절하고 쉬운 설명뿐 아니라 마치 독자를 게임 캐릭터에 빗대어 레벨 상승법을 안내하듯 재밌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서술 방법은 그야말로 10대 독자의 취향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다.

 

그렇게 알게 된 각각의 무기를 획득하는 방법은 전혀 뻔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 귀한 방법을 실천해야 할지 몰라 의문을 제기할 때쯤엔 구체적인 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도록 손을 내민다. 기억하길 바라는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중심 내용을 그림이나 표로 요약하고, 실제 고민에 답하는 서술 방식을 통해 독자에게 끝없이 할 수 있다. 괜찮다. 다시 해보자독려한다. 그래서 각각의 무기 획득 방법을 알아갈수록 작가가 진심으로 내 능력이 향상되길 바라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

 

어릴 때는 굴러도 작은 상처로 끝나지만

나이가 들어 구르면 크게 다치는 법입니다.

그러니 10대만 누릴 수 있는

이 특권을 꼭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지금이야말로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걸 잊지 마세요.

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p104

 

이 책은 성적이란 이름의 성과를 평가받는 10대의 무거운 어깨를 다독인다. 그리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스스로 실망하고 괴로워하는 그들의 실패를 찬양하며 결코 실패가 좌절이 되어서는 안된다 당부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정비하고 성장하는 방법을 세심하게 안내하며 부디 불안한 10대를 건강하게 지켜내길 바라는 작가의 간절함이 코끝을 찡하게 한다.

 

짧은 후기를 통해 이 책을 접하고 7가지 무기가 무엇인지 알았다 속단하지 않기를 바란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내 내가 알고 있다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어설펐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런 방법도 있구나. 조금 더 빨리 알았더라면 이란 아쉬움이 들었다.

 

작가는 말한다. 자신의 저서를 통해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10대라고. 그러니 그 금쪽같이 귀한 시기가 맥없이 흘러가기 전에 제발 잠시 교과서는 내려놓고 세상 모든 10대가 이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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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분은 사과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1
김지현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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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제목이다.

 

표지 속 소녀들 머리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사과, 네잎클로버, 스마일 그림이 눈에 띈다. 어쩐지 기분 좋아지는 소설일 것만 같다.

 

하지만 막상 소설 속 고등학교 1학년 이경은 늘 의기소침하다. 어디에도 상큼함은 찾을 수 없다. 이경은 상대의 기분을 살핀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을까? 상대의 기분을 망치지 않으려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그렇다보니 이경은 늘 조심스럽고, 친구 관계는 어렵고 상처받은 마음은 쉬 회복되지 않는다. 그 사이 인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하나둘 쌓이기 시작은 벽은 어느새 단단해졌다.

 


늘 친구가 어려운 나는

우정을 꾸준히 유지할 만한 인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

- ‘오늘의 기분은 사과’ p67 -



인간이 제일 솔직해지는 순간은

뭔가를 두려워하는 게 드러날 때야.

자기가 두려워하는 걸

숨기지 않는 사람은 마음껏 믿어도 돼.

- ‘오늘의 기분은 사과’ p75 -



이경과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규리는 이경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거침없는 태도에 끌려다니는 것은 늘 이경이다. 규리의 거침없음은 이기적일까? 같은 반 친구 유림 역시 거침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어쩐지 그 거침없음 덕분에 이경에게 행해진 부당함이 눈에 보인다. 유림의 거침없음은 이타적일까? 그리고 전학생 솔이는 거침없는 명랑함으로 새로운 학교에 빠르게 적응하지만 이경과 단둘이 있을 때면 자꾸만 깊은 바다로 침몰한다. 솔이의 거침없음은 가면일까?

 

늘 머뭇거리고 살피기 바쁜 이경에겐 친구들의 거침없음은 상처가 되기도, 동경이 되기도 결국 이해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나에게 상처를 주고 실망시킨 무언가와

계속 부대끼며 살아보려는 것 자체가 일종의 화해 아닐까?

어떤 화해는 상대를 기꺼이 다시 믿어보기 위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위해서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오늘의 기분은 사과’ p121 -

 

 

------

 

소설은 이경의 섬세한 심리 변화를 천천히 따라간다. 내내 낮은 음자리표를 그리던 이야기는 이경 고모의 부재와 솔이의 비밀스러운 가정사를 툭툭 던지며 살짝살짝 높은음을 낸다. 하지만 끝끝내 고모의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풀어주지 않은 점은 당혹스럽다. , 솔이의 상실과 거침없는 명랑함을 더 선명하게 드러냈더라면, 솔이와 맞닿은 찻집 언니의 상실을 조금 더 촘촘하게 연결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든 어른이 아이들을 보호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하며 어른이 되어버렸다고.

- ‘오늘의 기분은 사과’ p121 -


 

그럼에도 이경이 규리와 유림을 통해 자신의 조심스러움에 갇혀 놓쳐버린 수많은 관계의 이면을 깨닫는 부분은 그야말로 명쾌했다. 어쩌면 작가는 오늘의 기분은 사과라는 제목을 통해 사람의 기분, 상태, 나를 향한 마음까지 그 어떤 것도 명확하게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말하는지 모르겠다.


 

기분을 애써 파악해야 할 필요는 없어.

감정은 전해지는 거고 저절로 느껴지는 거니까.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을 알 수 있는 통하는 사이 있잖아.

우리 이경이가 얼른 그런 소중한 친구를 만나게 되기를.

- ‘오늘의 기분은 사과’ p179 -

 


그리고 결국 소설은 우정을 말한다.

 

관계의 조심스러움과 어려움에서 벗어나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우정을 나누라고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관계를 통해 상처 주고 상처받고, 이해하고 미워하며, 결국 기억하고 잊혀지는 무한 반복의 과정을 겪으며 성장하는지 모른다. 그러니 지금의 상처가 전부인 것처럼 아파하지 말고, 지금의 미움이 이해되는 과정을 담담히 맞이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자라있을 것이다.

 

역시 처음 내 느낌이 맞았다.

오늘의 기분은 사과는 읽고 나면 뭉근하게 기분 좋아지는 소설이 맞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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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준비하는 초등 생활 - 알아주고 읽어 주는 우리 아이 감정 가이드
변영혜 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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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좋아한다.


짧은 글과 친절한 그림 속 숨겨진 깊은 여운이 좋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이야기는 예리하고, 따뜻하고, 솔직하며 때때로 가슴을 울린다. 그래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슬며시 그림책을 건넨다. 이만큼 세련되게 아이의 마음을 두드리는 방법은 또 없다.

 

하지만 번번이 느끼는 어려움은 그림책에서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아쉬움이다. 오히려 짧은 이야기는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쉬 그 의미를 놓치고 만다. 내가 놓쳐버린 수많은 메시지에 대한 아쉬움에 최근 다양한 그림책 관련 도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무언가 안내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그림책으로 준비하는 초등 생활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만 보고 초등학교 입학 준비를 위한 책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10대를 앞둔 또는 막 10대에 접어든 아이들의 다양하고 깊어진 감정을 그림책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변영혜, 이귀영, 정소희, 한선희, 허지연 다섯 명의 공동 저자는 저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유아 및 초등 아이들을 만난 전, 현직 교사들이다. 선생님들은 프롤로그를 통해 자신이 그림책을 매개로 느꼈던 위로, 소통, 치유, 공감의 경험을 독자와 함께 나누길 희망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조금 더 단단해진 어른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듬을 수 있도록 방법을 제안한다. 그렇기에 책에서 다루고 있는 그림책 활용 방식은 구체적이며, 꼭 교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간결하다.

 

나는 무엇보다 그림책으로 준비하는 초등 생활에서 좋았던 점은 최근 5년 내 출판된 그림책을 다수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출판된 책들을 다루고 있어 다른 그림책 관련 도서들과 쉽게 겹치지 않아 새로웠고, 그림책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높일 수 있었다.

 

구성은 크게 실전편과 활용편으로 나뉜다.

 

우선, 실전편에서는 그림책을 통한 우리 마음 속 희로애락과 용기를 하나씩 만날 수 있다. 각각의 감정에 대한 그림책을 소개하고 실질적인 감정코칭을 안내하기 전 감정 어휘를 다루고 있는 점이 좋았다. 본격적으로 그림책을 감상하기 전 감정 어휘를 천천히 읽으며 내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표현할 적절한 어휘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천천히 그림책을 소개하고, 그림책을 활용한 감정코칭을 안내한다. 이때, ‘책을 보며 대화를 나눠요라는 꼭지를 통해 그림책을 매개로 어떻게 대화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를 위한 자세한 대화법을 배울 수 있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마음을 나누었다면 함께 해요라는 꼭지에서 제안하는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을 언어뿐 아니라 감각을 활용해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제안하는 미술 활동은 집에서도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는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없이 도전할 수 있다


게다가 그렇게 마주한 감정을 하나의 활동과 그림책에서 그치지 않도록 결이 비슷한 책을 추가로 추천하며 다양한 그림책 독서를 독려한다.

 

다음, 활용편은 그림책 활용 집약체라고 볼 수 있다.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들을 위한 가이드에 가깝다. 형식을 갖춘 계획안을 작성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실전편을 통해 충분히 아이와 함께 그림책 독서를 경험한 부모라면 활용편 또한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전편과 활용편에서 소개하는 그림책을 통한 다양한 감정코칭을 아이와 함께한다면 아이뿐 아니라 내 안의 숨겨진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지금의 내 나이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출산과 동시에 엄마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나는 한 해 한 해 아이와 함께 나이를 먹으며 다시 자란다. 그래서 서툰 부모는 아이와 똑같이 때로는 실수하고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부모이기 때문에 그 상처에 잠식되어서는 안된다.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끝없이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져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아이도 나도 마음을 단단히 다지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건강한 성장에 그림책이 따뜻한 다독임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또한, ‘그림책으로 준비하는 초등 생활과 같이 부모의 마음을 알아주는 좋은 안내서가 있어 더욱 마음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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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인간 이시후 창비아동문고 342
윤영주 지음, 김상욱 그림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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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이시후.
 
냉동된 지 40년 만에 해동되었다.
 


시후는 원인도 알 수 없고, 이렇다 할 치료 방법도 없는 소아 랑귀누스 병으로 2년째 투병 중이다. 그저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아야만 안심할 수 있다는 이 고약한 병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매일매일 무너진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더 나은 치료법이 나올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시후의 냉동을 결심한다. 
 


“제발 나 좀 내버려둬! 그냥 죽게 두라고!”
 
“시후야, 제발 부탁이야. 엄마는 너 못 보내.”
“아빠가 약속하마. 반드시 깨워 줄게. 
우린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
- 냉동인간 이시후 p18 -


 
시후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40년 만에 시후는 해동되었다. 시후는 이제 더 이상 아프지 않다. 40년 동안 발전한 기술과, 달라진 문명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내 앞에 펼쳐진 건 멋진 신세계였다. ​
- 냉동인간 이시후 p23 -




하지만 시후의 기대와 다르게 현실은 냉혹했다. 달콤한 바나나 팬케이크를 만들어주셨던 할머니와 시후를 절대 보낼 수 없다던 엄마는 이미 돌아가셨다. 아빠 역시 알츠하이머로 요양원에 입원 중이다. 

설상가상 여전히 열두 살인 시후 앞에 나타난 50살이 된 동생 정후와 정후의 딸 진진보라의 냉랭함은 시후가 불청객임을 단박에 알아차리게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심지어 시후의 냉동 유지 비용으로 가세가 기울어 그들은 하위 지구에 살고 있다. 


 
칙칙한 하늘, 칼칼한 공기, 허물어져 가는 낡은 건물들.  자신이 냉동된 사이 가족이 겪은 온전한 희생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후는 한없이 참담하다.
 


“나는 죽는 게 나았어,”
“네가 중요하니까 우리가 이렇게 산 거야! 
구질구질한 하위 지구에 사는 게 누구 때문인데!”
“차라리 날 포기하지 그랬어! 
이따위 세상을 보여 줄 거면, 
이따위 미래를 보게 할 거라면!”
 
- 냉동인간 이시후 p49 -


 
새로운 가족, 하위 지구, 다시 학교
이제 시후의 진짜 현실이 시작되었다. 

엄마, 아빠가 아닌 50살이 되어버린 동생이 보호자가 되었고, 조카와 같은 반이며, 해동인 이란 이유로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제 이건 모두 다 현실이다. 그저 견뎌내며 오늘을 살고 내일을 맞이하는 시후의 모습은 혼란스럽다. 

그런데 이상하다. 

막막한 현실과 기댈 곳조차 없어 외롭지만 시후는 그럼에도 삶을 살아보고 싶다. 


현실은 때로 가혹하지만 
그래도 나는 살고 싶어. 
살아 있으면 나아갈 수 있어.
 
- 냉동인간 이시후 p98 -

 ‘냉동인간 이시후’는 냉동보존이라는 색다른 소재와 미래 사회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신선한 소재 속 시후가 겪는 혼란은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 역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삶’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시후가 겪는 가족 갈등, 빈부격차, 차별을 바라보며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곱씹어 볼 수 있다.


 
시후는 40년 동안 냉동되어 있었지만, 40년 전 넘치게 받았던 사랑을 기억하고 있다. 시후를 어떻게 해서든 살리고 싶었던 가족의 사랑이 결국 시후의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 갈 힘이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시후는 살아갈 것이다. 사랑받았던 그 마음을 디딤 삼아 불쑥 나타날 어려움을 건너며 분명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냉동인간 이시후’는 독특한 소재와 빠른 전개로 단숨에 읽히지만, 그 속에 담긴 삶을 대하는 태도는 묵직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이 묵직함을 오랫동안 가슴에 품기를... 그리고 부디 나를 아끼는 사람들과의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묵직한 사랑의 힘을 단단하게 키워나가길 바란다. 


 
End가 아니라 And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이 아닌 그리고. 
엄마의 사랑은 끝이 아니라 ‘그리고’로 연결되어 
나로, 정후로, 보라로 이어지고 있었으니까.
 
- 냉동인간 이시후 p16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감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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