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로디아의 비밀 ㅣ 일공일삼 1
E. L. 코닉스버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평점 :
클로디아는 가출을 결심한다. 어리석게 집에서 뛰쳐나가서 길 거리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그런 허접한 가출은 아니다. 클로디아는 계획부터 짜기 시작한다. 어떻게, 언제, 어디로, 누구와 함께, 무엇을 가지고 나가면 좋을 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가출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지. 가출은 좋은 것인지 나쁜것인지. 가출한다면 어디로 갈 것인지...
물론 아이들은 가출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가출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 아이는 없었다. 물론 부모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클로디아의 가출은 아니다.
정반합의 원리에 따라 클로디아의 인생이 가출했다가 돌아왔을 때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클로디아는 여전히 모범적인 학생이고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가출이라는 <반>을 경험한 클로디아에게 다시 돌아온 일상은 전의 일상과 결코 같지 않다. 많은 것을 깨달았으니까.
또 하나, 많은 위인들의 가출이 그러했듯이, 클로디아의 가출 또한 도피가 아니라 해결이었다. 우리가 두려워하고 금지해야하는 가출은 도피로서의 가출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출은 <출가>이다. <고행>이며 <수도>이다. 예수가 그러했고, 돌아온 탕아가 그러했고, 부처가 그러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