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 80주년 기념 에디션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유지훈 옮김 / 투나미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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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처음 읽었던게 언제더라. 아마 초등 고학년쯤이었을거다. 분명 초등 필독도서에 들어있었을거고 묘한 분위기의 소년과 여우가 그려진 겉표지에 내가 이끌렸을테니.

적어도 학교가 바뀔때마다 한번씩은 읽었다. 중학생때 한번, 고등학생때 한번, 대학생때 또 한번. 30대가 되고나선 한동안 읽지않다가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다. 어린 왕자와 작가의 첫 만남에서의 대화는 언제 읽어도 신비롭다. 중절모 안의 코끼리를 알아보는 능력, 병든 양은 안된다는 단호함, 상자 안의 잠든 양을 만나 행복한 어린 왕자. 실제로 조종사였던 작가가 사하라 사막에서 정말로 어린 왕자를 만났던건 아닐까도 싶다.

어린 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초등학생 시절엔 그저 책 속의 인물들이었던 등장 인물들이 지금의 내겐 한번씩 만나봤던 실존 인물들이 되었다.(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이런 재미없는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했는데 남들이 보는 나는 어떨지 모르겠다.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질거야.]



내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친구들에게 자주 말했던 문장. 이것도 초등 시절엔 무슨 뜻인지 이해 못했는데 이젠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매번 읽을때마다 난 특별한 사람이 되리라 믿었었는데 지금의 나는 그냥 평범한 어른이 되어버렸다. 슬프지만 인정할 수 밖에.

한줄평: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

본 도서는 저자에게서 무료로 제공받아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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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의 산책자 나와 잘 지내는 시간 1
양철주 지음 / 구름의시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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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낮잠이 필요하지만 자고 싶지 않은 아기는 엉엉 울며 내게 안겼다. "안 잘거야~" 하지만 아기는 이내 눈을 감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조용히 책을 읽기에 딱 좋은 나른한 가을 날의 오후였다.

작가는 자신이 하는 필사의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연필과 종이 이야기도 한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연필에 그렇게 다양한 브랜드와 종류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내게 연필은 집에 늘 있는 것, 혹은 미술용 4B연필. 그뿐 이었다.

글을 읽으며 나는 상상했다. 작가가 중앙공원에서 샀다는 그 빈티지 연필을, 끝이 날렵하게 깎인 연필을, 내가 좋아하는 약간 까끌한 종이 위에 꾹꾹 눌러써서 자국을 남기는 상상.
나도 가끔 필사를 해보곤 했지만 그저 책 한 권 당 몇 줄, 내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생각한 부분 뿐이었다. 책 한 권을 온전히 필사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p.147
[필사가 즐거운 이유는 아름답고 힘이 되는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만족감을 자주 느낄 수 있다면 축복이다.]

예전에 닮고 싶어서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을 외운적이 있었다.(아, 물론 중도포기했지만) 외워서 입밖에 꺼내면 그 문장이 마치 내 것인 것 처럼 느껴지는게 좋아서 한건데 그 책으로 필사를 해 볼까? 책을 어디에 뒀더라...

p.156
[필사는 작품에 접근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이다. 더 많은 작품을 읽으려는 성급함 없이 이제는 더 깊이 느끼고, 더 천천히 둘러보겠다는 마음만 남았다. 나는 다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느림과 느릴 때에만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예전에 슬로리딩 스터디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건 책 한권에 온전히 스며들어 깊이깊이 그 감정을 곱씹을 수 있어서였다. 다독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느림의 미학을 느껴볼 때가 된 것 같다.


한줄 평: 아주 얇은 책, 하지만 가볍지 않은 책으로 이 가을, 필사를 해봅시다!

책키라웃과 구름의 시간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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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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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본 문화에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영화, 드라마, 소설... 각종 컨텐츠를 학교가 파하면 붙잡아서 잠들기 직전까지 품에 끼고 살았다. 덕분에 조금씩 일어가 트였고 간단한 안부, 물건 사기, 길 찾기는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물론 지금은 거의 다 잊어버렸고 그때도 문자는 공부하지 않았기에 단 한 글자도! 읽지 못하는 까막눈이다^^) 그때의 내가 좋아했던 일본 문화는 특유의 감성과 부드러움이었던 것 같다. 학교를 졸업하고 점점 책과 멀어지며 일본을 잊고있던 지금, 나는 다시 그때의 감성에 젖어들 수 있었다.

고바야시 서점은 일본 아마가사키시에 현존하는 작은 서점이다. 부모님께 물려받아 40년째 운영중인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작은 서점은 살아남기가 힘들다. 소설은 실존 인물인 유미코 씨가 어떻게 작은 서점을 지키며 살아왔는지 들려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주인공 오모리 리카의 성장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리카 씨는 힘들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유미코 씨에게서 위로를 받으며 점점 회사에서 인정받게 되는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나오며 독자도 함께 성장하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사실 요즘은 내가 상당히 마음이 힘든 시기다. 아이들은 커 가는데 나는 제자리 걸음인 느낌이라서일까. 나는 늘 무언가를 하며 성장하거나 성취하는 부분이 있어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데 둘째가 아직 어리고 게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24시간 나와 붙어있는 코알라가 따로 없으니 숨이 막힌다. 부족한 부분은 정말 부족하면서 뛰어난 부분은 내달리듯 성장하는 첫째를 보면서도 심란했다.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은듯 한데 어쩜 저렇게 다르지? 나는 저 아이가 바르게 본인이 원하는대로 성장하게 도와줄 수 있을까?

리카 씨는 마음의 고민이 있을때 적재적소에 맞는 이야기를 갖고 편안하게 풀어주는 유미코 씨가 있어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나는 리카 씨 같은 사람일까, 아니면 유미코 씨? 뭐가 되었든 내 할일을 하며 계속 앞으로 나가야겠지, 유미코 씨 같은 사람이 되고프지만 나에게도 그녀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간만에 편안하게 읽은 일본 소설, 잘 뒀다가 두고두고 꺼내 읽어야지:)

출판사로부터 본 서적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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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엄마표 한글 놀이
이현정 지음 / 굿위즈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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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선 대부분 5세에 한글을 시작했고 6세인 지금 아이 친구들은 읽고 쓰기가 가능한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첫째는 말이 느린 편이었고 엄마인 나는 한글이 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그냥 놀렸다. 6세 봄이 되자 어린이집에서 작품?을 만들때마다 본인 이름을 적어오곤 했는데 ㄱ과 ㄴ이 가끔 뒤집어지긴 했지만 제법 잘 베껴 적는다 싶었다. 그러다 약국 안에 비치된 분리수거함 중 '빈 병'이라는 글자를 보더니 아이 왈, "엄마, 왜 제 이름이 적혀있어요?" (우린 아이의 이름 끝자를 주로 불러서 '빈이'라고 부른다.)


그것을 시작으로 길가의 간판을 조금씩 아는척하기 시작했다. 빠리 안경점을 보고선 아빠의 빠가 써있다던가, 서일빌딩을 보고선 본인 친구 서원이할때 서가 써있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조금씩 한글 공부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만난 책이 오늘 소개할 '하루 10분 엄마표 한글 놀이'이다.


요즘 서점에 보면 부쩍 '엄마표'리고 써있는 책들이 많은데 코로나로 인해 가정보육이 길어진 탓도 없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 둘을 보면서 한글을 가르치기가 쉽지가 않다. 첫째 아이가 얼마나 따라와 줄지는 둘째치고 작은 아이가 형이 하는건 뭐든 함께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루에 10분이면 되고 게다가 놀이처럼 한글을 배울 수 있다니!


저자는 본인의 세 자녀들과 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한글 교육법을 익혔고 그걸 학습지 교사로 일하며 많은 아이들을 글에 눈뜨게 했다. 놀면서도 재밌게 한글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저자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 글자를 읽는 것과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것. 이건 학교를 가서 문제를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과 이어지겠지. 책에선 차근차근 처음부터 알려주는데 가장 먼저 해야하는 건 환경 조성이다. 장난감은 방에 넣고 거실에는 공부만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집은 거실에 티비가 없고 책장이 한벽에 가득한데 장난감 방에 있던 장난감들이 요새 슬금슬금 거실을 침범하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거실에 있는 장난감을 모두 방으로 돌려보낸 일이었다. 시장 놀이, 볼링 놀이, 카드 숨바꼭질 놀이 등, 모두 집에 있는 재료로 손쉽게 할 수 있는 놀이라 이번 연휴가 무척 기대가 된다. 같이 재밌게 해봐야지!


한줄평: 쉽고 재미있게 한글, 배워봅시다!




해당 도서는 작가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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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쓰담이
유혜진 지음 / 여름아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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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나를 떠올리게 한 책. 모든 어린이들이 자기 마음 속 깊은 곳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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