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만큼 재능도 주셨어야죠 - 변두리 예술가의 고백
소리 지음 / 잼잇다컴퍼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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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촌의 작은 서점인 #서행구간 에서 책 제목만 보고, "어? 나랑 똑같은 생각을 갖은 사람이 또 있었네?"라 생각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남들에 비해 특출나게 잘하지 못한다. 남들보다 돋보이기 위해 포토샵을 이용해 사진을 보정하고, 지역의 시민기자 활동을 하며 글쓰기 능력도 키워봤지만 한계에 다다랐다.그래서였을까?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바로 책을 구입했다.

콩나물 마을학교, 콩나물 뮤지컬 제작 꿈의 학교, 김포시 환경 한마당 연출, 노무현 대통령 5주기 앨범, <그가 그립다> 작곡, 아이쿱 토크쇼 연출, 뮤지컬 <자화상> 제작, 뮤지컬 <펭퀸학교> 제작 등의 경력을 갖춘 40대 후반의 작가였다. 결혼도 했고, 아들, 딸 한 명씩의 가정을 꾸렸다. 경력만 보면 대단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제목의 책을 출간하다니 왠지 배신감이 들었다. 혹시 자기 자랑?

김포 지역에서 마을학교와 꿈의 학교 그리고 뮤지컬을 제작하며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지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헌신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청과 교육청의 지원은 점점 더 열악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열정 페이로 불릴 만큼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함께한 청년들과 학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인 재산까지 털어가며 5년여를 달려왔지만 남은 것이라고는 우울증에 대인 기피증 그리고 번아웃 된 자신뿐이었다. 거기에 전세 사기까지 당해 재산은 거덜 났으며, 더 최악인 것은 남편이 통지한 이혼 요청이었다. 결국 남의 눈을 피해 집에 칩거하며 자신을 학대한다. 뿐만 아니라 지인들에게 까지 모진 말을 쏟아내며 더욱 모질게 대한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만난 자와 대화를 통해 점점 세상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 과정을 엮은 것이 바로 #좋아하는마음만큼재능도주셨어야죠 이다. 역시 연출가답게 책이 연극 대본으로 꾸며져 있다. 서로 주고 받는 대사를 읽으며 머릿 속으로는 한 편의 연극이 진행된다. 이게 더 매력적이며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역시 글쓰기는 치유의 힘이 있다는 것이 저자를 통해 알게 되었다. 죽음만 생각하던 작가가 자아와 아웅다웅 싸워보지만 그 싸움을 통해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40대 후반인 작가를 세상에서 제일 이쁜 딸이라고 응원하는 부모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변두리가 아닌 세상의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책을 통해 작가의 어린 시절과 번아웃 된 일상의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보며, 어쩜 이리도 나와 같은 생각과 환경에서 살아왔는지 또 다른 나를 보는 듯해 애틋함이 느껴졌다. 책이 출간되고 2년 정도가 흘렀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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