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격 찾기 - 자기 발견을 위한 성격심리학
엘리자베스 푸틱 지음, 이미정 옮김 / 동행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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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람들 성격에 관심이 많아 어릴 적부터 단체 사진을 보고 이 사람 이럴 것 같다고 하면 그 사진 주인은 자기 둘레 사람들 성격을 내가 잘 맞춘다며 신기해 했다.  

 나는 사람을 매우 빠르게 관찰하는 편이다. 그리고 사상체질을 알고나서는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알아나가는 게 아주 편리했다.  

 이 책을 보면 지시문이 있어 그대로 해야 한다. 자기 성격을 먼저 알아보고 나서 읽어야 하는 것이다. 성격을 알아보는 그 문항들을 읽으니 지은이가 얼마나 사람을 자세히 깊숙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썼는지 알 수 있어, 책을 읽는 데에 더욱 믿음이 갔다.  

 검사를 해보니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두 가지 성격에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머지 성격과 그 차이가 크지 않아, 나는 나름대로 '음, 살면서 꽤 수양을 많이 했군.'하며 스스로 만족하기도......  

 이 책에 나오는 성격은 일곱 가지-장인형, 현자형, 봉사자형, 성직자형, 전사형, 제왕형. 학자형이다. 물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이 일곱 가지에 들어가면 이 세상은 얼마나 평화로울 것인가. 그만큼 이 책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격은 다 다르며 어느 성격만 좋은 것이 아니고, 또 그 차이가 우리들이 질문지에 표시를 할 때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기도 하는 것처럼 뚜렷하지 않은 것도 있고, 또 거침없이 표시할 만큼 나와 다른 것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을 우리가 왜 알아야 할까? 먼저 이 책은 어떤 사람이 볼까. 다른 사람 성격을 도무지 알 수 없다거나,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자기 조절 능력으로 스스로 성격을 잘 갖추어 나가고 싶은 청소년기에 있거나, 아랫사람을 잘 다독여 하나하나 우주일 만큼 복잡하고 다른 그 세계를 일치시켜나갈 필요가 있을 때 이 책을 손에 들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없이 표시했던 그 항목, 그 행동 방식이 어떤 형으로 대표되는지 알고 자부심도 가질 수 있고, 다른 형이 가지고 있는 행동에서 부러운 것을 따라해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사람이 가지는 공통점과 다른 점을 알아야 할 까닭은 끝도 없다. 그처럼 이 책도 뜻있게 읽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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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금, 보험, 저축을 능가하는 노후대비'책'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2-10-24 17:30 
    '두통에는 진통제', '우울증엔 항우울제', '불면증엔 수면제'라는 것이 공식처럼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시댁과 갈등을 겪는 전업주부의 두통과 학습우울증에 걸린 청소년의 두통이 과연 같은 질병일까. 또 시댁과 갈등을 겪는 주부에게 어깨 결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생리통이 동시에 나타났다면, 이는 각각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과, 내과, 산부인과에서 따로 해결해야 할 병일까. ─강용혁, 『닥터K의 마음문제 상담소』, 12쪽 예전에 손발이 너무..
 
 
 
보자기 유령 스텔라 3 - 결혼식 대소동 보자기 유령 스텔라 3
운니 린델 지음, 손화수 옮김, 프레드릭 스카블란 그림 / 을파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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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꼬마 유령 캐스퍼 같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읽으면서 나는 작가가 왜 이 책을 썼을까 찾으려 했지만 알아내지 못했다.  

 마침 우리말이 펄펄 살아있는 작가 김소진씨 책 '자전거도둑'을 읽고 나서 읽었더니, 부엌에서 시작하는 첫장면부터 외래어로 이어져 있을 뿐 아니라, 도대체 시대를 알 수 없는 배경들이 거슬렸다.  

 이 책에서 사람이고, 소년인 피네우스가 학교에 가는 장면은 딱 한 번이었고, 아버지가 지하실로 들어가라고 다그치는 것과 러시아로 가서 재혼인 결혼식을 성대하게 하는 것 따위 모든 것에 개연성이 없었다. 생활과 삶이 없어 보이는 주인공들. 유령이 왜 이 이야기 속에 나타나야 하는가 하는 것마저 까닭을 알 수 없었다.  

 페스탈로찌나 그밖에 교육가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유럽은 아이들 교육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귀족들은 유모가 자녀를 돌보고 기숙학교에 보내니 부모와 유대를 맺을 기회가 없었다. 이 책이 그 시대를 말하려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갔다. 작가는 노르웨이 사람. 나는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책을 덮었다.  

 고구려 재상 이름을 딴 을파소라는 출판사에서 많은 좋은 책을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번역물은 반갑지 않다. 책 무게도 나로서는 반갑지 않다. 우리는 책을 장식품으로 몇 권 가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양장지는 종이 낭비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미국 챕터북들은 우리가 옛날 똥종이라고 했던 누런 종이에 인쇄되어 있어도 값은 그다지 싸지 않고 들고다니며 읽기에도 좋다. 우리나라 책은 코팅된 종이를 써서 더욱 무겁다고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이 가볍기라도 했더라면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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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레드 - 아빠를 구한 소년 길벗어린이 작가앨범 12
펄 벅 지음, 홍연미 옮김, 최재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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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아주 좋은 이야기를 읽었다. 아이들한테 읽어주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읽으면 뼈대만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이 이야기는 여러 가지 배경 설명들이 자세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고 정이 느껴진다.  

 일본군이 쳐들어오기 전까지 작은 마을 사람들은 자동차도 본 적이 없고 아빠들 주머니에 돈이 없었지만 어떻게 보면 아주 잘사는 마을이라는 설명은 아름답다.  

  쌀이며 채소가 풍성하고 닭고기와 돼지고기, 물고기가 늘 넘쳐 나는 데다가 최상급 달걀을 실컷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겨울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 줄 옷도 충분했습니다. 여름이면 리틀 레드와 친구들은 연못에서 멱을 감거나 마을 뒤에 자리 잡은 산으로 올라가 하루 종일 탐험을 하며 보냈지요. 가을에는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주워다가 화로에 구워 먹었고요. 한마디로 부족할 것이 없는 나날이었습니다.  

 '아기들이 길가에서 맘껏 뛰어놀고, 엄마들은 문간에서 바느질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아기들 재롱에 웃음을 터뜨렸'고 '아이들은 실컷 돌차기며 제기차기, 동전 던지기 놀이를 하다가 이른 저녁을 먹으려고 집으로 뛰어들어 왔'다. 읍내에서 극단이라도 찾아오는 날이면 절의 뜰로 우르르 구경을 가곤 했'는데 이것은 꼭 우리 나라 옛 마을을 그려 놓은 듯하다.  

 지은이가 이 작은 마을을 그리는 데에 공을 들인 까닭이 있다. 바로 일본군이 들이닥쳐 깨어놓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그들이 얼마나 '아주 잘 사는 마을' 사람들이었는지 말하려는 거였겠다.  

 그리고 일본군은 아빠인 '빅 레드'와 마을 사람들을 밧줄로 묶어 끌고 간다. 아들인 '리틀 레드'는 아빠가 끌려갔는데도, 오히려 그날따라 밥을 많이 먹어 엄마를 놀라게 한다. 마음 속으로 계획이 있었던 거였다. 아이는 비상 음식과 돈을 가지고 길을 떠난다. 치밀하게 계산해서 아이는 아빠를 구하러 간다.  

 구할 때도 침착하게 자기 자신을 챙겨 아빠가 자기 걱정 때문에 도망가는 게 어려워지지 않게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좋은 이야기를 우리말로 잘 옮겨 글이 더욱 아름답게 드러났으며 그림 또한 대단히 잘 되었다. 다른 나라 사람 글을 우리 나라 사람이 그렸다고 하면 조금 걱정이 된다. 우리는 한국 사람, 중국 사람, 일본 사람이 다른 점을 구별해낼 수 있는데, 그것이 이 그림에 나타나있기까지 하다. 마을 사람. 마을, 집 같은 것들을 보면 그림작가가 아주 정성을 들여 자료를 찾아 그렸을 것으로 보인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빠와 아들을 부르는 '빅 레드', '리틀 레드'다. 제목을 보고 글쓴이를 보았을 때, 나는 글쓴이가 외국 사람이고 이들과 무슨 관련이 있게 살면서, 이들을 그렇게 부른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오직 같은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부른 것이다. 그렇다면 참으로 그들은 그렇게 불렀을 리가 없다. 이런 이름을 같게 되는 까닭을 설명한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다. 하지만 그들은 중국말로 불렀을 테고 이 책은 영어를 옮기다 보니, 달리 하기 어려워 그렇게 했을 테지만, 그냥 '작은 빨강'이나  아니면 한자로 했다면 더 어울렸겠다.  

 이 작은 이야기 하나. 우리 나라에도 이런 이야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 책에는 주인공 아이한테 동생이 있다. 이런 것을 보면 나는 요즘 중국 아이들을 떠올린다. 법으로 한 자녀만 갖게 하여 '소황제'가 된 아이들. 그러다 보니 요즘 중국에는 이렇게 귀하디 귀한 아이를 납치하는 이들이 아주 많아 골치라고 한다.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중심 국가가 되고 싶은가 본데, 이런 아이들과 '글자' 때문에라도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법으로 강제하지 않았는데 많이 낳지 않으니 그 어려움을 살펴 아이들 데리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궁리를 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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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이솝.정진호 지음, 오금택 그림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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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이 책이 외국 번역책인가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 책이 외국책으로 보인 까닭은 Aesop's Fables라는 영어가 덧붙여 있기도 했고, 디자인도 매우 깔끔했으며, 우리 이야기가 아닌 이솝 우화를 직장 생활과 견주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읽으면서 이 책은 책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참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외국으로 수출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용을 보자면,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점이 돋보인다.  

 먼저,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기술이나 생각을 네 장으로 나눠 그에 맞는 갖가지 보기를 들어 설명했다는 것, 또 그것을 깔끔하고 정확한 이솝 우화로 문을 열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또한 어찌나 직장생활에 있음직한 고민들을 잘도 건드려 풀어 주는지, 읽다보면 그동안 만났던 동료나 상사들이 이런 타입, 저런 타입 사람들 모습에 겹쳐지면서 떠오른다. 그들은 이러한 까닭으로 이러한 끝을 보리라 하고 미리 알려주기까지 하니 더욱 재미있다.  

 게다가 그림은 또 다른 작가 하나가 이 책 속에 들어있는 듯한 느낌을 줄 만하다. 책 내용을 매우 정확하게 읽고 그것을 아주 창의있게 그림으로 나타낸 것을 보다보면 앞 내용이 잘 정리될 뿐 아니라, 책 한 권을 더 보는 듯하여 즐겁다. 그림이 그저 글만 따라가지 않고 보태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은 요즘 보기 드문 그림작가 능력이다.  

 책을 읽다 보니, 떠오르는 것은 '원칙'이라는 말이다. 몇 년 전, TV에 리영희 선생님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때 우리는 참으로 오래 걸려 이룬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리고 있던 터라, 그 분을 미디어로 보기도 했던 건지. 어쨌든 리영희 선생님은 한 번도 무슨 '주의'가 되려 한 적이 없다는 내용으로 말씀하신 것 같다. 그 때, 선생님은 '원칙'을 지키고 싶어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하신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렇다. 우리가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들은 '원칙'을 지키려 하다 보니 '그렇게' 된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류가 가진 보편 타당한 원칙과 질서, 우리가 도덕성이라고 하기도 하고 진리라고 하기도 하는 그 원칙이 삶을 바로 세우고 있을 때만이 우리는 사람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하는 처세 방법을 하나하나 외우는 것은 어렵다. 이 모든 것을 뚫고 지나가는 하나의 원리- 그것은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진실로 대하는 일,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 모든 내용도 우리는 이렇게 아우를 수 있다. 이 책에서 하라는 것을 따르려면 우리는 또 이렇게 우리 도덕성과 자기 희생, 자아 존중 이런 것들을 해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 책에서 가리키는 그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구체로 보이는 일들에서 버릴 것을 버리고, 갖출 것을 갖추고,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읽던 이솝 이야기까지 다시 읽어 즐거운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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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를 먹겠다고? 사계절 중학년문고 18
토머스 록웰 지음, 고수미 옮김, 권송이 그림 / 사계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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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맨 뒤에 나오는 옮긴이 말부터 읽어 보았다. 여러 가지 정보도 알려주고 논리있는 글이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옮긴이가 바라는 것이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이 책은 읽는 게 쉽지 않다. 직역으로 보이는 대화글, 영어 문장이 떠오르게 만드는 해석투가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쉽지 않게 만든다. 그것을 어떻게 달리 옮겨야 하는지 하는 대안도 그다지 없지만, 아예 뜻은 비슷하게 하되 더 자연스럽게 옮겼어야 할 듯 하다.  

 게다가 이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들은 너무나 천진해서 말한대로 지켜야 하고, 그래서 지렁이까지 먹는 아이들이 아니다. 지렁이를 먹는 동기는 '돈'이고 지렁이를 먹을 수 없다는 데에 내기를 걸고 속임수까지 써서 끈질기게 지렁이를 먹는 아이를 방해하는 아이들도 '돈'때문이었다. 내기에 지지 않으려고 여러 번 지나친 속임수를 쓰는 데는 좀 질리기까지 했다.  

 

 처음 이 제목을 보았을 때는 우리 아이가 어렸을 때, 나도 함께 좋아했던 '꼬마 거북 프랭클린'이 생각났다. 프랭클린은 새로 간 동네였던지, 자기가 무얼 잘하는지 생각이 안나서 그만 파리를 한꺼번에 일흔 여섯 마리인가를 먹을 수 있다고 말해버렸다. 프랭클린은 거북이어서 파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한꺼번에 그렇게 먹을 수 없었기에 고민이 커졌다. 그것을 알게된 부모님이 현명하게 충고해 줄 뿐, 크게 개입하지 않고 프랭클린 스스로 깨닫게 하는 이야기는 재미있고 따뜻한 것이었다.   

 

 나는 그런 종류려니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읽다 보니, '맨발의 겐'이 생각난다. 그 책은 일본 작가가 쓴 만화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식구를 잃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겪게 된 겐이 어른이 되어 쓴 책이다. 겐 식구들은 전쟁을 반대하는 것 때문에 동네에서 한마디로 왕따를 당한다. 그러다 이장 아들과 싸우게 되는데, 겐은 그 아이 손가락을 끝까지 물어 뜯어 그것을 옆에 흐르는 냇물엔가 던져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이것은 한 가지 보기이고, 겐이 생각하는 사상이 옳고 공정한데도 거기에 깔려있는 일본 문화라는 것은 매우 '엽기'스러운 것이었다. 전쟁 중에도 '몽실언니'를 도와준 사람들은 몽실언니보다 나을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일본에서 겐은 이웃들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런 것이 다른 '민족성', 다른 '문화'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지렁이에 대해 공부도 한다는데, 지렁이를 잡아서 먹는 것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과도 다르다. 우리는 돼지고기를 먹으려고 돼지를 기르다가 잡은 다음, 썰어서 구워 먹는 것이 아니다. 음식으로 사서 먹는 것이다. 지렁이는 아이들한테 하나의 온전한 '생명'으로 비쳐야 한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내기로 번 돈으로 형한테 모터바이크를 살 수 있다는 동기 때문에 지렁이를 먹는다. ( 그 형은 동생한테 물려줄 때 왜 돈을 받을까?) 하필 그런 책을 읽고 지렁이 생태에 대해 공부하나? 미국에서도 이것이 정서에 맞지 않는지, 도서관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책이지만, 금서목록에 올린 엄마들그룹도 있다고 이 책에 써 있다.  

 책 끝무렵에 내기에서 지게 하려고 의사 흉내를 내어 편지를 보낸 것까지 읽으면 마음이 서늘하기까지 하다.  

  외국 책인데, 그림은 우리 나라 사람이 그렸을 때, 마음이 좀 그렇다. 물론 이 책이 그림책이 아니었을 터라 그럴 수도 있고, 책을 출판할 때 생기는 문제는 내가 잘 모르지만, 내용을 알기 쉽게 도와주는 친절한 그림은 이 책에 없었다.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차라리 사진을 여러 장면 찍어서 처리한 그림이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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