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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간과 만나는 법 - 강인욱의 처음 만나는 고고학이라는 세계
강인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평점 :
#도서제공 #서평단 #사라진시간과만나는법 #강인욱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1. 고고학하면 보물 찾기, 황금, <인디아나 존스> 등이 떠오르는 분
2. 박물관의 수많은 유물들을 보며 저게 왜 신라시대 토기라는 건지 의문을 가져봤던 분
3. 장릉-아파트 건설이나 레고랜드 등 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관심있는 분
4. 역사, 인문학,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
책에서도 나와있는 것처럼 역사와 고고학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학문이라 재밌게 읽었다.
첫 번째 장에서는 고고학을 둘러싼 대중의 오해와 혼란을 바로 잡아준다.
나도 헷갈렸던 고고학의 개념(대학 학제적 차원에서)부터 고고학이 다루는 시간적 범위, 고고학자의 일 등을 잘 설명해준다.
yes24 기준으로 이 책이 철학서로 분류되어 있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학문적 특성 때문인 듯하다.
작년 10월 경 복원된 경복궁 월대도 고고학자들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고고학 대중서/입문서라는 목표에 걸맞게
<파묘>, <선재 업고 튀어> 등 최신작들을 인용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장점이다.
유물과 유적을 인간의 ‘적응’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보니 알고 있던 사실도 더 재밌었다.
연천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된 이후 모비우스 학설이 타파된 건 알고 있었지만,
한반도에서 출토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연대 차이가 큰 것은 몰랐다.
그게 기술적 부족함이 아니라 차돌(잘 깨지지 않음)이 많이 나는 자연환경 때문임은 생각도 못했다..
“우리도 아슐리안형 석기 있다! 이 인종차별자들아!”라고 생각했던 나 역시 아슐리안형 석기가 더 ‘고차원’의 도구라는 프레임에 갇혀있었던 거다.
우리나라가 매장 위주의 장례 형식을 취한 게 토양의 산성이 강해 인골이 빠르게 풍화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처럼 뼈, 돌, 청동기, 토기 등의 유물을 통해 과거를 탐색하는 고고학자의 현장을 보여주는가 하면,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나 개발로 인한 유적지 파괴, AI 시대의 고고학의 방향성 등 현재에도 차분히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며 고고학적 발굴과 연구들이 쏟아지는 데 반해 역사학(특히 대중 역사학과 역사 교육 차원에서)의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생각을 했다.
앞서 언급한 구석기 시대와 토기 문제도 그렇고,
세계사 시작하면 으레 언급하는 4대문명도 벗어날 때가 됐다...
해석이 아닌 정답을, 다양한 논쟁이 아닌 하나의 일관성있는 이론을 공부하고 거기에 익숙해져있는 역사교육이 가야할 길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쩌다보니 남아버린 뒷표지의 커피 자국도 고고학적 자료가 될 수 있겠지.
우리는 어떤 유물로 기억될지(아마도 플라스틱이겠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김영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김영사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