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바다 ㅣ 암실문고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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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서평단 #사랑바다 #파스칼키냐르

1. 파스칼 키냐르와의 첫 만남이 쉽지는 않다.
오랜만에 독서력에 한계를 느끼는 책을 만났다.
좀 더 내공을 쌓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2. 특히 어려웠던 건 시점과 화자의 계속된 변주.
하나의 사건을 여러 번 거듭해서 보여주며 퍼즐을 맞춰가는데
어렴풋이 알거 같기도, 전혀 다른 모양을 보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많은 말을 하지만 뭐든 정확히 표현하지 않는다.

3.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장치의 교차도 어려웠다.
바로크시기, 종교개혁 이후의 종교전쟁과 그 혼란이 잘 드러나는 시기다. (비관용적이고 배타적인 변혁의 시기)
시대가 혼란스러울 때 예술가들이 더 많이 태동한다고들 한다.
육체적 사랑과 정열, 혼돈으로 표현되는 시대상.

4. 루소가 바로크 음악에 대해 말하길 '화성적으로 혼란스럽고, 전조와 불협화음이 가득하고, 노래는 굳어 있고 자연스럽지 못하며, 음정도 잡기 어렵고 움직임은 억지스러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딱 그런 느낌의 소설이다.

5. 모든 것을 감싸안는 바다.
이성의 시대로 향하지만 여전히 명료할 수 없는 사랑.

<인상깊은 문장들>
파고가 일 때 돛에 자신을 묶지 말아야 한다.
폭풍 속으로 뛰어들 줄 알아야 한다. 난폭한 대기 속으로 뛰어들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문득, 우리는 파도 위를 태연하게 걷게 된다. 더없이 유순하고 평온한 곳까지, 태풍의 심장까지 미끄러져 들 줄 알아야 한다. (301쪽)

불행히도 불행은 그것을 겪고 살아남은 이들에게 마법을 걸어 그들을 불굴의 존재로 만든다. 그 불길한 힘은 때로 스스로 욕망하는 공포다. 비탄의 날로부터, 자기 동족들로부터 그들을 든든히 보호해 주는 그 불굴의 힘은 참으로 기이하다. 증오는 등껍질이고, 탁월한 깃털이자 모피다. 증오는 그들을 무심하게 만들고, 심지어 이제 고통받을 차례가 온 이들을 향해 환호케 한다. 증오가 그들을 인류로부터 구한다. 그게 구원일까? (320쪽)

​#을유문화사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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