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꽃밥 - 제133회 나오키상 수상작
슈카와 미나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4년 11월
평점 :
거의 몇 달간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같다. 읽어야 일주일에 겨우 1권 소화내야 그나마 다행이었다. 묵혀 있는 책들이 너무 많다. 요즘은 시간이 여유로워서 최대한 묵혀 있는 책들을 꺼내 보려고 한다. [꽃 밥] 책 제목과 표지가 잘 어울리는 것이 이쁘다.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 오사카의 어느 뒷골목을 무대로 써진 이야기들이라고 한다. 애틋하고 슬픈 감수성과 씁쓸함까지 더해진 소설이라고 하니 얼마나 잘 버무려 내놓았는지 궁금하다. 꽃 밥 한 숟가락 뜨기로 한다.
[꽃 밥]
“도시키 너, 오늘부터는 오빠야. 언제 어디서든 동생을 지켜 줘야 돼. 오빠란 그런 거니까”도시키에게는 후미코라는 여동생이 있다. 그 여동생이 네 살 된 후부터 뭔가 달라진 느낌을 받게 된다. 후미코가 초등학교때 갑자기 사라져서 걱정이 된 도시키는 후미코의 책상에서 수첩을 발견하게 된다. 그 수첩 안에는 모르는 이름 “시게타 기요미”라고 적혀 있었다. 어느 날, 도시키는 후미코에게 수첩에 적혀 있던 이름이 누구냐고 물어보게 된다. 후미코는 꿈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고, 도시키는 믿지 않을려고 한다. “후미코 너. 네 아빠는 그 아빠뿐이야. 네가 태어나던 날, 만세를 외쳤던 아빠가 너의 아빠라고”
[도까비의 밤]
“지금 생각하면, 꿈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빠의 사업 실패로 인해 도쿄에서 오사카로 내려온 유키오
국적이 다른 이유로 차별이나 편견을 받고 있는 한국인 정호와 준지를 만나게 된다.
정호는 몸이 약해서 밖에서 나오는 일이 없었던지라 정호라는 아이가 있는지도 몰랐던 유키오는 어느 날, 정호의 어머니가 유키오에게 괴수 책 빌려달라고 찾아온다. 그 계기로 유키오는 정호를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 같이 놀게 된다. 그러던 중 정호가 갑자기 유키오 집에 놀려오게 되고, 유키오는 다른 아이들과 둘려 쌓여서 어쩔 수 없이 정호를 왕따를 시켜버리고 만다. 그 후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귀신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나돌게 된다.
“내 동생하고 놀아 준 애는 너뿐이었어. 고마웠어. 나중에 장례식 할 때도 꼭 와.”
[요정 생물]
소녀는 하교하는 길에 장사치 같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 남자는 유리병에 조금한 생물을 넣어 팔고 있었는데, 남자가 말하길 마법사가 만들어낸 요정 생물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얼굴 모양이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키우는 집에 행운을 가져준다고 한다. 그 후 아빠 밑으로 다이스케라는 잘생긴 젊은 인부가 들어와 소녀는 이것이 행운이라는 걸까?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것은 소녀의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참 묘한 세상]
“세상은 참 묘하단 말이야”하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백수 삼촌이 어처구니없게 죽었다.
그런 삼촌의 장례식을 치르던 중 화장터 바로 눈앞에서 관을 실은 차가 움직이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힘을 모아 차를 밀어보지만 꿈적도 하지 않는다. 이를 계속 지켜보던 소년은 삼촌이 숨겨 놓았던 애인이 보고 싶어서 움직이지 않는 거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소년의 아빠는 숨겨 놓은 애인을 불러서 차를 움직이게 만들지만, 얼마 못가 다시 차가 멈춰 버린다.
“나는 그늘에 사는 처지잖아”
[오쿠린바]
“기요는 항상 우리 아빠는 오래 못 살 거야“하고 말을 했다. 어느 날 밤 기요의 아빠는 구급차에 실려 갔다가 몇 칠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병원에서 어떤 치료도 소용이 없다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저 집에서 죽기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만 좀처럼 아저씨는 죽지 않았고, 결국은 친척 아주머니를 불러와서 몸과 혼을 끊어 놓는 죽음의 주문을 읊어준다.
[얼음나비]
미치오는 어렸을 때부터 무슨 이유에서인지 차별을 받아 동떨어진 존재였다.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이어졌다가 도쿄에서 전학 온 마사히오와 친구가 되면서 즐거운 추억을 쌓아 간다. 하지만, 그것도 3개월뿐 어떤 소문을 들었는지 마사히오도 미치오하고 거리를 두게 된다. 혼자서 정처 없이 걸어 다니다가 미치오는 묘원에 발을 들어 놓는다. 거기서 미와라는 이름을 가진 고등학생 누나를 만나게 된다.
“인적 드문 숲속에 수백 수천 마리의 나비가 한 나무에 앉아서 겨울을 나. 그래서 멀리서 보면 겨울인데도 꽃이 피어 있는 것처럼 보여"
"나비가 의외로 얼마나 강하다고"
이 책은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든든한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기보다는 뭔가 계속 허기진 느낌을 주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즉, 뭔가 부족하다. 다만,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아이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점과 생각을 의외로 잘 표현 했다는 것이다.
[요정 생물]만 빼고 나머지 다섯 편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나는 "꽃밥"편 보다는 "도까비의 밤"편이 마음에 들었다. 준호가 죽고 나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