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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하도 이런저런 추리소설을 읽다 보니 웬만한 사건엔 코웃음 칠 때가 많았다. 결과도 예측하기 쉬웠고, 반전이라고 쓴 글도 그다지 충격을 받지도 않았다. 그래서 전부터 미셸 뷔시 작가의 글을 읽고 싶었다. 여러 개의 상을 수상했고,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은 추리소설 작가 그리고 그에게 쏟아진 찬사의 글을 읽고 내심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던 작가였기 때문이다. 나중에 시간 될 때 그의 책을 읽어봐야지 하고, 눈여겨보고 있던 중 뜻하지 않게 “그림자 소녀”보다 그 뒤에 나온 “검은 수련”을 먼저 읽게 되었다.
스테파니는 누구인가?
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한 아름다운 마을 지베르니에는 세 여자가 살고 있다. 센비에르 방앗간 망루 창가에서 은밀히 마을을 관찰하는 여든 네 살의 노인과 아름다운 미인 여선생 스테파니, 그림에 재능이 있는 열한 살 소녀 파네트 이 세 여자가 사는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엡트강 실개천에 벌어진 심장의 상처, 깨진 두개골, 물속에 처박힌 상태로 세 단계로 걸쳐 살해 된 안과 의사 제롬 모르발을 조사하던 로랑스 형사는 용의자 일수도 있는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여선생을 사랑하게 된다. 로랑스 형사가 사랑에 빠져 수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던 상황에 실비오 형사는 뜻밖에 비슷한 방식으로 살해된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을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던 노인은 몇 칠이 지나서야 모르발 부인을 찾아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준다. 한편, 여선생에게 빠져든 로랑스 형사는 증거도 없이 여선생 남편을 범인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이 발생된다.
우리는 그림 속에 살고 있어요. 벽에 둘러 쌓인 채 갇혀 있는 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유약이 우리를 마을에 달라붙게 해요.
체념하게 만드는 매일의 유약. 포기의 유약
속았다. 책을 집는 순간, 첫 단어를 보는 순간,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모든 것이 첫 시작 부터 거짓이었다. 이 책을 중간에 덮지 않고, 끝까지 읽기를 잘한 것 같다. 하마터면, 걸려 있던 덫을 풀지 못 할 뻔했다. 허술하다는 느낌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걸려 들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지베르니 마을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묘사 자체가 섬세해서 마을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고요함이 느껴졌을 정도이다. 다만, 잘생기고 유머가 있는 로랑스 형사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하마터면, 짜증이 밀려와서 책을 덮을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