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증명 증명 시리즈 3부작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1969년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라는 세이주샤 편집장의 권유로고층의 사각지대를 발표했고, 이 작품이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증명 3부작' "인간의 증명”"청춘의 증명" "야성의 증명"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지위를 확고히 함으로써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마쓰모토 세이초와 더불어 일본 사회파 미스터리의 양대 산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 국적의 스물네 살 청년 조니 헤이워드가 지요다 구 히라카와 초 도쿄 로열 호텔 스카이 레스토랑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군가의 칼에 찔린 채 죽게 된다. 일본으로 처음 온 미국인이고 단서라고는 그가 가지고 왔을 것 같은 엄청 낡은 밀짚모자뿐이었다. 범인을 추정할 단서가 없자 일본 경시청은 뉴욕 시경에 인터폴을 요청한다. 인터폴을 전해 받은 뉴욕 형사 켄 슈프턴은 조니 헤이워드가 살았던 집으로 가서 조사를 하지만,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한다. 사건이 난항을 겪고 있던 중 조니 헤이워드를 태운 택시 기사가 경찰소로 찾아와 조니 헤이워드가 떨고 간 책 한권을 건네준다. 그 책 한권으로 인해 사건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듯 보였으나, 그로인해 한 노파가 살해 된다.

한편, 다른 곳에서 조니 헤이워드와 관련이 없는 사건이 일어난다. 오야마다 다케오에게는 이쁜 아내 후미에가 있다. 하지만, 오야마다가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고, 후미에는 생활비를 벌려고 바에 취직하게 된다. 반년동안 입원해 있다가 퇴원해도 좋다는 말을 듣고 집에 온 오야마다는 그 이후 후미에가 변한 것을 눈치 챈다. 그리고 후미에는 어느 날,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그런 후미에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여관에 놓고 간 불륜의 남자 책을 발견하게 된다. 오야마다는 그 사람을 찾아가 아내를 돌려달라고 말을 하나 그 사람 역시 후미에를 찾고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고, 서로 얘기가 오고 가던 중 후미에 집 주변에서 발견 했다는 곰 인형을 오야마다에게 보여준다. 곰 인형을 본 오야마다는 인형에 피가 묻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경찰에 사건을 의뢰 하게 된다.

 

인생은 홀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설령 기체가 고장 나도 남의 비행기에 옮겨 탈 수 없고, 대신 조종해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p351

 

두 이야기가 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하나로 연결된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사랑이 없고, 그저 서로 도구로 생각하고 이용하는 모습이 지금 사회에서 일상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회는 지금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사람들은 넘쳐 나는데, 소각처리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놔두니 길거리에 온통 구깃구깃 구겨진 쓰레기들이 돌아다니면서 멀쩡한 것도 전염시켜 피해를 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난 후 인간이란 동물은 누구나 파헤쳐보면 "추악"이란 원소로 환원된다. 아무리 고매한 도덕가, 성숙하고 덕망 있는 성인의 가면을 쓰고 우정이나 자기희생을 역설하는 자라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자기 보신의 주판을 튕기고 있다.” p38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맞는 건지 확실하지 않다.

 

P478 페이지에 들어서면서 부터 마음이 너무 아리고, 읽어 내려가면 갈수록 가슴이 따끔따끔 거리는 것이 꽤 깊고 진한 안타까움을 남겼다.


어머니, 그건 제가 아끼던 모자였어요.

그날 얼마나 분했는지 몰라요.

갑자기 바람이 불었거든요.

 

어머니, 그때 건너편에서 젊은 약장수가 다가왔죠.

남색 각반에 토시를 낀.

제 모자를 주워주려고 무쳑 애를 썼죠.

하지만 도저히 주울 수 없었어요.

깊은 계곡이었고, 풀이  어깨까지 무성하게 자라 있었으니까요.

 

어머니, 그 모자는 정말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 우리 곁에 피었던 말나리꽃은

벌써 저버린 지 오래겠지요.

그리고 가을에는 회색 안개가 그 언덕을 뒤엎고

그 모자 아래서는 밤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렸을지도 몰라요.

 

어머니, 분명 지금쯤

오늘 밤 그 계곡에는 조용히 눈이 내리고 있겠죠.

오래전 반들반들 빛나던 그 이달리아 밀짚모자와

그 안에 제가 쓴 Y.S.라는 머리글자를 감추듯, 조용히, 쓸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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