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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형제 사기단 - The Brothers Bloo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랑과 행복이 피어나는 사기!”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생각에 빠져 본적이 있다. 혹시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나 탤런트들은 자신의 사생활 중에 마치 연기하듯 상대방을 속여 본적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간단한 트릭 정도라면 모르지만, 작정하고 연기를 했는데 본의 아니게 그 사람과 사랑의 감정이 오고 가는 순간, 그 연기를 더 이상 지속하기란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각오하기 전엔 힘들다. 일상에서 우리는 특별한 날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욱 깊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연기력이 동반된 서프라이즈한 상황을 만들 때가 있다. 서툰 연기에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들킬 때도 있지만, 일찍 들키건, 늦게 더 큰 감동의 파도를 맞건 중요한건 그런 상황을 계획하는 마음속에 그에 대한 순수한 관심과 애정, 바로 사랑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찌감치 친부모의 양지바른 사랑을 혜택을 누리지 못해, 서로 의지하며 함께 자란 블룸형제, 눈에 들어온 여자 친구와 친해지기 위해 시작한 “연기” 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기” 로 둔갑하여 보다 제대로 된 연기력을 보여주고 돈을 챙긴다. 그래서 동생 블룸은 갈등한다. 늘 상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짜여 진 각본에 따라 말과 행동을 하다 보니, 자신의 인생여정에서 진심이란 우물은 애초에 말라붙어버린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보다 순수하고 때론 즉흥적인 삶이 주는 쾌감을 느껴본지 오래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다람쥐 채바퀴돌 듯 비슷한 자신의 일상에 회의를 자주 느낀다. 그래서 주말이든 시간만 나면 이러한 일상탈출을 위한 시도와 도전을 계속하기도 한다. 그렇다. 똑같은 영화의 감동도 10번이상 반복되면 무뎌지거나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인간은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다른 상황이지만, 진심이 빠진 채 연기하듯 살아가는 삶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생동감이 떨어짐은 당연하다.
영화 <블룸형제 사기단>에서 블룸형제의 마지막 사기목표물이었던, 부모님으로부터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았으나 여려서부터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와,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어 버린 페넬로페는 어쩌면 지금이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들의 공통점은 각자의 능력과 재능은 뛰어나지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 일에 있어서는 익숙지 않고, 회피하며, 혼자만의 세상을 즐기는 것에 인생의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애써 자신이 먼저 손을 못 내밀 뿐 언제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길에 목말라 있다는 이중성이다. 결국 모두 따뜻한 심장을 가슴에 품고 있는 이상, 자신을 향한 관심과 사랑에 차가운 이기주의도 결국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역시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돈은 도구가 되어야지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는 삶의 이치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다소 금전적으로 부족한 삶에 탄식의 까마귀 울음소리가 울리기보다는 희망과 사랑의 파랑새가 귓가에서 재잘거릴 수 있게 하는 마음의 여유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도 더불어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 영화를 사기 치는 방법을 한 가지 터득했는데,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은 경험을 주기 위한 행복감을 키워주기 위한 사기다. 그런 사기라면 계획한 이도 받아들이는 이도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사기로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평소에 늘 한결같은 진심어린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들이 바탕이 될 때 그 행복한 사기가 더욱 큰 효과를 발한다는 사실. 어떠세요! 진심을 전하는 사기,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한 번 멋지게 쳐보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