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이벤트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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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 Drag Me to Hel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관람 전 본 홍보 전단지에 명명된 장르는 “익스트림 판타지 호러” 였다. 최근 호러 영화에 덧씌워진 판타지는 상상력과 환상적인 영상미가 더해져 호러물이 주는 공포분위기와 긴장감을 훨씬 고조시켜 줄 뿐만 아니라, 그 느낌은 마치 느끼한 음식을 먹은 후 마시는 탄산음료의 기포들이 입에서 위까지 내려가는 동안 방울방울 터뜨리며 전달해 주는 청량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나의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에 대한 한 단어로의 압축은 바로 “청량감”으로 시작되었다.
주인공 은행 대출 상담원인 크리스틴은 뜻하지 않게 창구에 찾아와 대출연장을 요청하는 할머니와의 실랑이 끝에 요청을 자신 임의로 거절한 대가로 그 할머니로부터 ‘라미다 저주’ 라는 주차장 저주를 자신이 입고 있던 단추 하나를 통해 받아들이게 된다. 그다음부터 3일간의 마치 지옥의 불속에 이르기 전에 치르는 예고편과 같은 저주들이 그녀의 일상을 삼켜버린다. 한편으로 예고편과 같은 저주들이 진행되는 3일은 ‘라미다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인 셈도 된다. 그렇게 애인의 적극적인 도움까지 등에 업고 ‘라미다 저주’와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 오르막에서 느끼는 공포와 긴장감, 그리고 순간 하강에서 느낄 수 있는 참을 수 있을 만한 위협적인 상황을 반복하며 처절한 항거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자연적인 재해에 있어서도 나약한 인간이 초자연적인 힘에 항거하기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초자연적인 힘을 극복하는 데는 마치 수수께끼의 정답과 같은 비법이 있는 법, 마지막 저주를 벗어버리는 방법은 저주받을 때 받은 단추를 다른 누군가에게 줌으로써 ‘라미다 저주’를 승계하는 것이다. 결국 또 다른 살아있는 사람에게 그 저주를 넘기면 그 저주의 연속성을 묵고할 수 없기에 죽은 자를 택하지만, 결과는...
영화<스파이더맨>을 만든 셈 레이미 감독는 호러에 확실히 새로운 색의 옷을 입혀 놓았다. 그동안 호러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블록버스터의 파워풀한 영상과 함께 <드래그 미 투 헬>에서는 음향효과와의 조화도 제대로 맞아떨어져, 영화에 깊이 몰입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영화는 ‘라미다 저주’를 풀어가는 해법에 맞춰서 굴러갔지만, 저주를 불러왔던 것은 지극히 일상 중 사소한 일에서였다. 늘 채무자를 대하는 크리스틴은 승진욕에 대한 집착과 욕망에 할머니의 애절한 부탁을 거절하고 뜻하지 않은 저주를 받게 되는데, 사람은 누구나 한결같은 삶을 살아가기가 힘들다. 때로 좋지 못한 일들로 골치 아픈 순간에 누군가에게 부탁을 받을 때 평소와 같은 응대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순간에도 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말과 행동의 바탕에 심어둔다면, 오히려 골치 아픈 순간에 부탁을 기분좋게 해결함으로 해서 골치 아픈 일들까지 순환의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크리스틴은 끝까지 정직하지 못했다. 자신이 결정한 일을 상사의 지시로 끝까지 변명한다. 그 변명의 대가 역시 치르게 된다. 여러 번 정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더라면 어쩌면 저주에서 보다 쉽게 벗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라는 역시 죄를 지은 사람은 다리를 못 펴고 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는 일상 중에서 누군가와의 사소한 말다툼으로 맘이 상한 나머지 서로를 원망하기까지 할 때도 있다. 결국 그것은 서로에게 안 좋은 저주를 내리는 셈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 나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증오심에 불타서 험담하고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 어떤 저주보다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저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상중에 아무리 사소한 일에 있어서도 대인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상대방을 배려와 정직함으로 대한다면, ‘라미다 저주’그 이상의 어떤 저주도 감히 얼씬거리지 못할 것이다. 일상의 생각을 뒤흔드는 신선한 공포 체험 <드래그 미 투 헬> 한 번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