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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
리 스트로벨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5년 8월
평점 :

(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 리 스트로벨 지음, 윤종석 옮김, 두란노 펴냄)


이 책은 ‘은혜의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를 포함한 총 8명의 인생은 우리의 머리로는 다 이해할 수 없는 은혜의 진리를 한 조각 한 조각 찾아 나선다.
하나님의 파격적인 은혜가 우리를 먼저 찾아내었다는 주제로 은혜를 조명해 나가는 각 장에서 발견하는 은혜는 그저 우리로 하여금 놀라움과 감사만 나오게 할 뿐이다.

첫 번째 은혜란, 영원히 하나님의 아들딸이 되는 것.
어린 시절을 전쟁국가 한국에서 고아로 살아낸 혼혈아 ‘스테파니’의 삶을 통해 발견하는 은혜 이야기다. 이름도 없이 '튀기' 일 뿐인 그녀였는데 선교사 부부에게 입양 후 '나는 엄마의 딸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것도 내보일게 없는 한 아이를 열망에 찬 아버지가 아무런 조건 없이 감싸 안았다. 아이는 무언가를 성취하지도,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상처투성이에 가녀리고 연약한 존재일 뿐이었다"(p.46)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도 되어주셨다. 나도 하나님의 딸이 되었다!!
자격 없는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딸이 되었다는 것은 은혜의 출발이다.
두 번째 은혜란, 모든 매임에서 풀려나는 것.
열두 살 때 마약에 빠져 만신창이 된 '저드 윌하이트'는 절망과 죄책의 악순환을 끊기에는 자신이 너무 무력한 존재임을 깨닫고 "하나님, 도와주세요! 저는 완전히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라고 부르짖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죄의 매임에서 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본격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에 뛰어들었지만 두 번째 그가 매인 것은 바로 '종교'였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종교 행위로 공로를 쌓으려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은 우리가 봉사를 통해 우리의 가치를 보여서가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 우리는 우리의 자격을 입증하려고 노예처럼 일할 필요가 없고, 그저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즐거워하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은혜란, 착한 사람, 잘나가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것.
언제나 착하고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재치 있고 싹싹했던 '크레이그 헤이즌'은 자신에게는 하나님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나님께 대하여 회의론자였던 그가 한 여학생의 권유로 교회에 초대받은 후 '죄'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된다. 착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죄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그 후 여러 타종교에 관해 연구한 결과 '돌아온 탕자'의 경우와 같이 죄를 용서받은 후 죄에 대한 그 어떠한 값이나 보상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참 은혜'는 기독교뿐임을 깨닫는다. 불교, 이슬람교, 여호와증인, 모르몬교 등에도 성경에서 말하는 '은혜'의 개념이 비슷하게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결국 평생 '행위의 쳇바퀴'를 돌 수밖에 없는 진리 없는 은혜를 가르친다. 타종교가 천국과 어떤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 요구하는 요구사항과 규정, 기대치는 그 목록이 참으로 수도 없지만 결코 다 지킬 수 없는 것임에 비해, 기독교는 죄 값을 대신 치르신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 은혜가 놀랍다.
네 번째 은혜, 한계선이 없는 것.
불교 국가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자란 ‘크리스토퍼 라펠’은 그의 아버지가 큰스님이였음에도 상아로 만든 ‘십자가’를 몰래 목에 걸고 다녔다. 하나님의 은혜의 예정이 그에게 있었던 것처럼 유년시절 서울의 어느 아파트 화단에서 우연히 주운 플라스틱 십자가를 소중히 여기고 아꼈던 내가 생각났다. 나는 그 당시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였다.
그가 소개하는 변화된 한 인생은 하나님의 은혜는 그 어떤 극악한 인간에게도 한계가 없이 찾아오심을 말해준다. 복음을 듣고 훈련받고 변화된 라펠의 제자 중 한사람이 후에 대량학살을 저지른 주범인 ‘크메르 루즈’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그는 진정 회심했고 또한 자신의 죄에 대한 상응한 벌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지금도 교도소에 있다.
그러나 그 극악한 죄수가 하나님의 은혜로 십자가의 구속의 은혜를 받아 누릴 수 있는 것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그도 우리도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에 자격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것이다.
다섯 번째 은혜, 누군가의 삶을 실제로 살리는 것.
‘코디’라는 한 남자는 강도, 마약 밀매인, 화폐 위조범, 사기꾼이었다. 죄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는 결국 노숙자가 되고 어느날 냄새나고 더러운 자신의 모습 앞에서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음을 처절히 절감한다. 그런 그의 인생을 변화시킨 한 크리스천의 따뜻한 포옹은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였다. 누구에게나 기피대상이었고 도저히 희망이 없던 그는 한 지역교회와 교회에 속한 구성원들의 따뜻한 사랑과 섬김 속에서 새 삶을 살게 되는 기적을 맛보았다.
여섯 번째 은혜, 용서 못할 누군가를 용서하게 하는 것.
신실하고 잘나가던 목사 ‘브래드’는 간음죄를 저질렀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죄의 수치심과 조책감, 그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부인 하이디에게는 더 큰 무거운 짐이 있었다. 남편을 용서하는 문제였다.
“브래드를 용서한다는 건 제게 정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관계적으로도 모두 고통스러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예수님이 저를 용서하시려고 십자가에서 당하신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죠. 그리스도가 겪으신 일에 비추어 볼 때 어찌 제가 브래드에게 용서를 거둘 수 있겠습니까?”(p.184) 그리고 그녀는 말씀에 순종하여 남편을 용서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는 이 목회자 부부를 또 다른 파탄 위기에 있는 부부들을 돕는 사역으로 부르셨다.
일곱 번째 은혜, 회개를 통해 영혼에 불이 켜지는 것.
신실한 복음전도자 가정의 아들 ‘앤드류’는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은 달고 있었지만 실제 삶은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신실한 믿음의 그룹을 보고 마음의 변화를 받아 주님을 따르는 삶을 살고자 하지만 무언가가 주님께로 가는 길을 막고 있음을 깨닫는다. 바로 죄의 문제였다.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주님께로 나아갈 수 없다.
“회개는 반항아가 하나님께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저는 제가 틀렸고 하나님이 옳으심을 고백해야 했습니다. 그분의 거룩하심과 타락한 제 실상을 봐야 했습니다...제게 은혜의 수문을 열어 준 것은 회개였고, 그 은혜가 제 삶과 영원을 바꾸어 놓았습니다.”(p.221)
여덟 번째 은혜, 빈손이라도 주님만으로 족한 것.
마지막 은혜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이다. 예순이라는 나이에 건강상의 문제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을 때 경험한 생생한 공포와 상실은 그로 하여금 진정 주님만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그의 고백이다. “내가 실제로 집, 재산, 친구, 평판, 지위 등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결국 그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다. 내게는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하늘 아버지의 양자로, 여전히 그분께 사랑받고 있다. 그것으로 족하다.”(p.232)
책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베풀어지는 삶의 자리에는 그 누군가의 손길이 함께 있었다는 것에 주목해 보았다. 죽어가는 한 튀기 소녀를 거두었던 월드비전 간호사와 고아원에서 아무도 예뻐하지 않을 만한 버릇없는 한 여자아이를 입양한 선교사부부, 마약중독자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먹고 함께 놀았던 교회 뒷방의 소그룹, 노숙자를 따뜻한 사랑으로 안아주었던 한 여인, 아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던 아버지 등.
나는 누군가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누리는 그 통로로, 그 손길로 쓰여 지고 있는가 질문해 본다. 내 삶에도 하나님이 그렇게 은혜로 값없이 오셨던 것처럼 오늘도 누군가가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자리로 초청받을 때 부족한 나의 손길이 사용되어지길 기도한다.
그리고 저자가 마지막으로 요청한 것 같이 우리가 거저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거저 나누는 삶을 살고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데 힘써야 겠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시대적 배경이 30~50년쯤 전의 이야기들이지만 하나님의 은혜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와 나의 이웃들에게도 매일 같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며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