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랫폼의 행동 방식 - 세계 비즈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이승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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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비지니스 판도를 뒤바꿀

발칙한 전략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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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의 책을 읽을 때는 용어 정리만 잘해도 한결 가독성이 좋아진다.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을 뜻하는 플랫폼은 그 뜻이 확대되어 특정 장치나 시스템 등에서 이를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 또는 골격을 지칭하는 용어로, 컴퓨터 시스템ㆍ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네이버사전 참고) 플랫폼이라는 단어의 발상지는 미국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한 '구글', '페이스북'은 인류로 하여금 개방형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했다.

2000년대 중반 실명 기반 SNS 싸이월드에서 사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며 국내 플랫폼 기업의 서막을 함께한 이승훈 대표는 오랜 시간 '플랫폼 이론'을 주제로 강의해 왔다. 《플랫폼 생각법》에 이은 이 책은 플랫폼을 전 국가적인 차원에서 가장 잘 활용하며 시장의 룰을 재편하고 있는 중국의 테크 타이탄에 주목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분야이지만 목차를 따라 읽다보면 플랫폼에 대한 기본 이론을 간단하게나마 배워볼 수 있고 중국의 여러 플랫폼들이 성립하고 경쟁하는 과정을 알수 있다. 중국 기업과 서비스, 최신 유행 플랫폼 등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는 유용한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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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플랫폼은 진화한다

2. 플랫폼의 정석을 보여주다, 알리바바

3. 폐쇄에서 개방으로 변화하다, 텐센트

4. 인공지능에 올인하다, 바이두

5. 중국을 실어 나르다, 디디추싱

6. 중국의 음식배달 전성시대, 메이투안

7. 새로운 왕서방들, 핀둬둬와 샤오홍수

8. 중국을 즐겁게 하다, 아이치이와 도우인

9. 미.중 플랫폼 전쟁

 

 

 

비지니스 모델로서의 '플랫폼'은 모바일 시장에서 볼수 있다. 페이스북의 미디어 플랫폼, 애플의 모바일 플랫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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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우리나라 플랫폼 시장과 중국의 플랫폼 시장을 잘 비교해주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카카오톡과 중국의 위챗을 통해 비교분석해주는 '플랫폼'시장이 한눈에 잘 정리되어 있다.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는 무려 30퍼센트인데, 위챗사에서는 수수료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두 번의 중국 출장 동안 단 한 번도 현금을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환전도 하지 않았다. 출장 중의 모든 소통, 예약, 지불은 위챗으로 해결했다. 조만간 중국은 위챗만으로 모든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위챗만을 탑재한 아주 단순한 스마트폰의 출현을 곧 보게 될지도 모른다.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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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중국의 변화는 정말 놀랍다. 24시간 작동하는 안면 인식 카메라를 통해 무단횡단하는 사람의 이름과 신분이 도로 위에 설치된 LED 전광판에 일부 노출되고, 당사자의 휴대폰 메시지에도 알람이 울린다는 기사였다. 중국은 개인정보에 대한 유연한 정책, 중앙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에 바탕을 두고 이런 기술의 진보를 이루었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 사업은 미래산업을 준비하는 지금의 모든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분야일 것이다.

 

미.중 간의 전쟁(?)은 플랫폼 시장에서도 동일한가 보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미국이 오리지널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특정 플랫폼 영역에서는 중국이 미국보다 앞서 있다고 한다. 더불어 플랫폼 전쟁은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자율주행차,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적인 영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플랫폼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앞으로의 플랫폼 시장을 전망해 보기 위해 중국의 플랫폼 전략에 주목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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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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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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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김란 지음

북바이퍼블리 펴냄

 
 
 

"나도 작은 서점이나 카페 하고 싶은데... 퇴사할까"

이렇게 말해보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가 보다.

요리 잘하고 커피 잘 내리는 분이

회사일로, 상사와의 갈등으로 머리아파할 때면

나도 그분에게 카페창업 하면 잘 할것 같다고

넌지시 바람을 넣었던 1인이기도 하다.

바리스타 자격증반 공부를 계획 중인 나조차도

딸아이에게 엄마도 나중에

'북카페 같은 거 하고 싶다'고 겁도없이(?)말할 정도이니...

'딱 엄마스타일이네. 나는 안 갈것 같은데^^'

라는 딸아이 답을 듣고는

꿈을 접었지만 말이다.ㅋㅋ

아무튼,

'카페'라는 공간을 좋아하다 보니

당장 창업에 뜻이 없는 나에게도 흥미있는 주제였고,

또 창업을 고민 중인 이들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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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을 향한 그 꿈을 응원합니다!

응원으로 시작하는 프롤로그.

창업이 분명 쉽지 않겠지만 꿈을 응원해주는 마음,

공간 창업자들이 공간 디자이너인 자신보다

큰돈 만지기를 기원한다는 그 마음이 잘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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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창업, 도전해도 되나요' 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창업 아이템, 시장의 빈틈 찾기,

작은 가게 사업계획서 쓰기, 컨텐츠와 인테리어,

운영방법 까지 창업에 필요한 가이드!

그런데 이야기의 시작은

.......

"공간 창업을 반대합니다!" 이다.

(*공간 창업자: '내가 일할 공간'을 직접 만드는 사람)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어떻게 해도 말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카페, 서점, 편집숍, 갤러리, 커뮤니티 공간,

게스트하우스 등 영업 공간은 결코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지요.

오픈하는 순간부터 매일 출근하고 일하는 회사가 됩니다.

18쪽

 

 

창업, 자영업이 얼마나 힘든 지를,

그중에서도 '공간 창업'이 더 어렵다는 걸

분명히 해주는 첫 장에서부터

부동산 계약부터 덜컥 하는 일은 없도록 간곡히

부탁하는 느낌이었다.

 

 

"저는 퇴사를 낭만적으로만 비추는 콘텐츠를 경계합니다.

 미디어는 퇴사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작가의 이 말이 더 잘 와닿는다.

'퇴사'를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 창업'을 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회사 대신 창업을

꿈꾸고 그렇게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왕에 할거라면 무리하게 큰 공간을 임대하거나

인테리어 공사에 많은 돈을 쓰는 대신,

콘텐츠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어야

지속 가능한 공간 창업이 될거라고 조언한다.

이런 조언은 북퍼블리의 [컨셉 있는 공간]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맥락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사장님이 되면 '자기다움'을 잘 표출하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특정 공간에서 '창업자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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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기 전에 이만큼은 준비하십다!

 

- 나에게 맞는 공간 창업 아이템 찾기

- 창업 예산 범위 결정: 초기 투자금

- 매출.비용 구조 확인

- 상권분석: 위치 선정 기준과 방법, 데스크 리서치

- 사업계획서: 아이템 결정과 브랜딩

- 공간 후보지 방문 및 비교 분석

- 계약 전 건축물대장, 등기부 등본, 사업사등록 가능 여부 확인

그후에, 다음의 과정을

하나씩 진행하면 된다.

- 인테리어: 공간 레이아웃과 컨셉 결정

- 영업 신고, 사업자 등록, 사업자 통장 발행

- 카드가맹점, 인터넷, POS 설치

- 가오픈 준비

- 피드백 반영

- 공간 오픈 및 운영

그리고, 중요한 것은

퇴사나 부동산 방문보다 하루라도 빨리

브런치 또는 인스타그램,트위터 같은

SNS 계정 운영을 시작하라는 실질적인 코치까지!

그런데 이미 월세 계약부터 하고

김란 작가를 찾아왔다는 친구 A 직장인.

걱정이 많을 친구 A와 또다른 수많은 A를 위해

공간 창업자들의 사례를 통해

궁금한 질문들에 답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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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 하나 하나를 읽어보면서

왜 퇴사를 반대하고,

창업을 말렸는지 알듯하다는...^^

어느 것 하나 쉬운 준비 과정이 없고

위치선정, 공사, 운영방안, 홍보 등

마지막 오픈까지 꼼꼼하게 챙겨야할 체크리스트가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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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에서는 어떤 조언을 해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 창업을 꿈꾸는 당신에게

주는 메시지는 이렇게 끝이난다.

나만의 공간으로 행복을 경험하세요

책을 읽고 나니

작가가 직접 '동해안 공간 기반 청년 창업자' 지원 사업의

코디네이터를 맡아 진행된 책 속 사례 공간들과,

직장인 A가 오픈할 서점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힘든 일인 줄 알면서도 '하고 싶은 그 마음' 하나 때문에

창업을 시작한 모두를 응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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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 찍으러 갈께요~ A님!

 

 

공간 창업 분야의 유경험자, 현장실무자인

언니(누나)의 참소리가

많은 예비 공간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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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인 더 레인
가스 스타인 지음, 공경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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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엔조‘라는 개가 화자라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따뜻한 사랑, 도전하는 삶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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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 아래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
토머스 린치 외 지음, 김소정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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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갗 아래

토머스 린치 외 14인 지음 / 아날로그(글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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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가들은 무언가를 써야 할 때 자기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의 글처럼. 책을 읽다보면, 그들이 관찰하고 겪은 몸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란 걸 알 수 있다. '피부, 폐, 맹장, 귀, 피, 담낭, 간, 창자, 코, 눈, 콩팥, 갑상샘, 대장, 뇌, 자궁'으로 이어지는 책의 차례를 보고, 나는 읽기 전부터 전율했다. 과장이 아니다. 열다섯 명의 작가들이 몸을 이루는 기관 하나씩을 정해서 쓴, 내밀하고 시적인 이야기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살갗 아래, 추천사 시인 박연준)

 

나이 들어가면서 아픈 일이 잦아지고 있다. 큰 병이 아니라도 위장병, 피부습진, 대상포진, 관절염 등 예전에는 몰랐던 질병이 하나씩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내 '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몸'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 삶에 굉장히 친밀한 이야기였음을 다시금 실감했다. 특히 문학에 있어서도 '몸'은 작가들의 큰 관심사임을 알았다. 추천사를 쓴 박연준 시인은 부친의 투병기를 회상하는 대목에서 병상 위의 참담한 '몸' 조차도 글로 써내는 작가의 독한 면을 말한다. 이렇듯 글로 쓰지 않았을 뿐이지 '몸'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하나 이상 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영국 작가 열 다섯 명이 자신의 지나온 생을 돌아보며 그 중심에 있었던 신체의 어느 기관과 연결된 이야기를 썼다. '살갗 아래(Beneath the Skin)'라는 제목은 처음에 피지컬한 느낌으로만 다가왔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시적인 느낌이 더 물씬 난다.

 

"몸을 들여다 본다는 것,

지나온 생을 들여다 보는일"

손 하나를 봐도 위의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 알 듯하다. 굵어진 손가락 마디마디, 굳은 살과 만성 습진, 꿰맨 흔적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면 지나온 내 삶이 손등위로 스쳐지나가는 듯 하다. 작가들의 몸에 관한 글을 한편 한편 읽다보면 '작가'의 이야기이지만 어느새 '내' 이야기처럼 읽혀졌다.

첫 에세이는 크리스티나 패터슨(Christina Patterson)이 쓴 '피부'에 관한 글이다. "정말이지, 복숭아 같구나." 라고 말하며 뺨을 토닥이던 아빠와의 추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여드름으로 고생했던 일화와 현대 의학기술에 관한 이야기로도 이어진다. 매일 새로운 피부세포가 생겨나고 상처가 낫기도 하지만 더이상 나이 들어갈수록 '복숭아' 같은 뺨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는 사실. 하지만 작가는 그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더 오래 살아갈수록 이 세상과 당신을 가르는 이 탄력적인 장벽은 당신이 싸우고, 결국 이겨낸 전투의 흔적을 드러내 보여준다. 우리는 그런 상흔들 속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40쪽, 피부)

 

'천식으로 고생하는 5백만 영국인 중 한 사람으로서...'로 시작되는 달지트 나그라(Daljit Nagra)의 글은 '천식'에 관한 의학적 상식에 상당 도움을 준다. 대여섯 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에 의해 받았던 주술적 치료에 대한 기억들, 그래서 부모님의 전통과 신앙과는 점점 멀어졌다고 한다. 대신 '시'를 통해 아름다움을 들여마셨다는 고백. 아~ 고칠 수 없는 고질병과 시의 연결고리 라니... 문학이 곧 생(生)이 되었구나 싶었다. 작가에게 만큼은 시가 '육체적 사건'이었던 것이다.

 

나에게는 시를 읽으면서 시에 흠뻑 빠져드는 행위가 일상의 고됨을 버리고 다시 아름다움을 채울 수 있게 도와주는 교환 시스템이다. 시의 호흡은 리듬이라는 형태로 우리 폐에 자극을 준다. 나는 단숨에 감각의 단위를, 즉 시의 한 행을 암송하고 잠시 쉬면서 숨을 들이마신 뒤에 다음 행을 암송하는 독자를 상상한다.

(51쪽, 폐)

 

이 외에도 맹장의 '억울함'을 대변하는 네드 보먼(Ned Beauman)의 흥미로운 에세이도 있다. 평소에는 마치 아무 쓸모없는 기관인 듯 하다가 '급성 충추염'으로 우리를 지옥으로 떨어뜨리고 마는 '맹장'. 하지만 맹장도 우리의 일부라는 점. 마지막 글귀가 인상깊다.

 

그렇다. 맹장은 유물이자 골칫거리이다. 하지만 내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몸이라고 자랑스럽게 부르는, 굼뜨고 벗겨져 떨어지고 불거지고 끊임없이 욱신거리는 모든 부분과 정확히 같은 정도일 뿐인, 나의 일부이기도 하다.

(70쪽, 맹장)

 

이 외에도 에세이 한 편 한 편이 각각의 리뷰를 따로 쓰고싶은 짧지만 굵은 이야기였다. 패트릭 맥기네스의 '귀'에 관한 이야기는 '듣는' 귀에서 '결코 잠들지 않는' 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고, 칭고니이의 '내 몸에 흐르던 것은 붉디붉은 수치심이었다'를 읽을 때는 잠시 마음이 먹먹했다. HIV(인간면역력 결핍바이러스,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 보균자였던 부모님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는 작가의 삶이, 그 피가 더 찐하게 느껴져 오는 듯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담낭, 간, 창자, 코, 눈, 콩팥, 갑상샘, 대장, 뇌, 자궁을 주제로 작가 자신의 삶, 가족의 삶은 결국 생명과 고통, 죽음의 연장성을 이야기해준다.

책을 읽는 동안 '살갗 아래'에 있는 무심히 잊고 지낸 내 몸의 일부들을 들여다 보는 시간이 되었다. 어느날 내 뇌가, 위가, 맹장이, 피가... 이상 신호를 보낼 수도 있을텐데 그런 순간이 좀더 담담히 내 '삶'을 들려다볼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몸에 관한 깊은 관찰과 몸이 겪는 고통을 문학으로 이끌어낸 작가들의 '쓰기 본능'이 참 멋진 책이었다.

 

"우리는 신체 부위 각각의 조합이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의 살 속에서

홀로 분투하는 독립 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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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
제딧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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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고도 따뜻한 사랑 이야기.
너무 예쁜 러브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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