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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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어디다 쓰려고?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당장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밥벌이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철학? 이렇게 말이다.

하지만 점차 인문학 열풍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요즘 고전과 철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방송매체에서도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들이 늘었다.

어쩌면 이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인문학에서 해답을 찾으려고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정작 그리 읽고 얻은 지식을 어찌 활용할지 모르겠을 때가 많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게 고민인데 뭘 어쩌라는거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는 맞춤형 처방전과 같았다. 철학을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면 될지를 잘 풀어놓았다. 윤리시간에 배웠던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좀 더 쉽게 다가왔다. 아! 그래서 철학이 필요하구나. 하는 깨달음이 절로 드는 시간이었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해요, 돈에 집착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건가요? 등 아주 현실적이고 누구나 한 번은 고민했을 고민들이 등장한다. 그러면 각 고민에 맞는 철학가들의 고민상담이 나온다. 그들의 사상의 의의와 고민에 대한 답을 연결하여 제시해 준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그 철학과와 관련된 철학 스토리와 저서가 소개된다.

나의 오랜 고민 '자꾸만 남과 나를 비교하게 돼요'에 대한 고민 상담이 등장하여 반가(?)웠다. 이 고민에 대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상담을 해준다. 그는 헝가리 심리학자로 '긍정의 심리학'분야의 선구적학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p.112.몰입할 수 있는 과제를 찾아 흠뻑 빠져라.
 그의 철학에서 남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 이리 답을 제시하고 있다. 

p.115 우월콤플렉스와 열등 콤플렉스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생락)양쪽 모두 우열을 따지는 콤플렉스(열등의식)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p.116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을 '위치'로 판단할 것인가, '행동'으로 평가할 것인가.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죠. 


p.120 집중하여 무언가에 몰두할 때는 자기 존재를 느낄만한 주의력은 남아 있지 않다. 칙센트미하이는 위와 같이 말합니다. 몰입 체험을 하는 동안에는타인의 존재는 물론 자기 존재까지 잊어버리는 무아지경 내지는 황홀경에 빠져들게 됩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과제를 찾고 몰입하는 것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철학을 가져와 해답을 제시한다. 

 

이처럼 다양한 고민들에 대한 맞춤형 답을 보면서 생각을 전환하고, 또 철학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고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윤리 과목은 도대체 왜 배워요? 이런 질문을 해 본 학생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각 철학자들의 사상 핵심을 실생활과 연결하여 어렵지 않게 공부도 하고 고민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읽다보면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라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히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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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첫 코딩 with 엔트리 - 코딩 교육이 걱정되는 부모를 위한
김선화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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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일반인에게 낯선 단어였던 소프트웨어와 코딩, 최근에는 언론을 통해 너무나 쉽게 접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코딩 교육이 우리 아이들의 필수 교과과정으로 채택될 예정이니, 어느새 모른 척하기엔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이 책의 말대로 이제 '코딩'이니 소프트웨어'니 하는 말은 낯설지 않은 단어이다. 하지만, 정작 설명하라고 하면 어렵고, 실제로 해보라고 하면 뭘해야 할지 모른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부터도 이러한 수업이 이루어진다는데 부모로서 손놓고 있기도 불안한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우리아이'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코딩 교육 책이 많이 출판시장에서도 핫해 보인다.영진닷컴은 IT/컴퓨터 분야 책이 강점인만큼 여기서 만든 아이들을 위한 코딩 교육이라하니 기대가 많이 되었다.

또한, 저자의 이력도 믿음직하다. 김선화 저자는 서강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소프트웨어공악 연구실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10년을 근무했다고 한다.무엇보다 현재 홀리카우소프트에서 '유아교육'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번역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변역 활동으로 다른 나라의 동향도 꾸준히 살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우선 책은 파트1~6까지로 구성되어있다. 파트3까지는 엄마가 먼저 읽어주세요라는 부제들이 달려 있다. 파트4부터 아이와 함께 해보기가 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파트 1에서는 코딩의 역사, 코딩교육의 역사 등 코딩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파트2에서는 지금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코딩 교육이 어떻게, 어디까지채택되어 있는지, 외국의 교육은 어또한지를 살펴본다.특히 챕터6에서 연령대별 교육방법으로 코딩 교육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 활동, 코딩도구들을 소개한다. 파트3은 '엔트리'로 코딩준비하기인데 블록 코딩의 대표 도구인 엔트리를 활용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렇게 부모가 코딩의 개념, 역사, 교육과정, 전망을 미리 이해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엔트리' 프로그램 사용의 기본을 익혀 파트4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아이와 함께 코딩을 시작하게 구성되어 있다.

 

아이에게 코딩 하자며 무작정 앉혀놓고 해봐! 왜 못해! 엄마는 몰라! 이런 식의 학습의 결과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부모가 먼저 코딩의 개념을 이해하고 아이와는 '즐겁게' '게임처럼' 할 수 있도록 한 저자의 배려가 돋보였다. '횡단보도 건너기','내 맘대로 그림판'을 주제로 아이들이 코딩을 익히도록 자세한 사진과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책장을 넘기며 감동했던 것이 있는데 바로, 모서리가 '라운딩'처리 되어있다는 점이었다. 말만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이 책을 함께 볼 아이를 배려했다는 점이 좋았다.


또 파트6을 펼치면서 감탄했다. 엔트리로 코딩 연습하기 파트이다. 계산기, 피아노 건반, 로봇 청소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스토리 구상하기-설계하기-구현하기 타이틀만 있을뿐 내용이 없다. 누군가 우리나라 코딩교육은 창의적으로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답 찾기에 급급하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과감하게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고 이 책에 나오는 과정을 연습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으니 부모와 아이가 직접 부딪혀 보라는 메시지 같았다. 정답이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과감한 책이다 싶어 인상적이었다.저자가 강조하는 '코딩에는 정답이 없다' 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다.

 


이 책에서 눈에 띄었던 활동은 언플로그드 활동이었다. 파트 3에서 '유아와 유치부(3~6세)에 적합한 활동'으로 언플러그드 활동을 제시한다. 나 역시 아이에게 코딩교육을 시키고는 싶으나 일찍 모바일 기계나 컴퓨터에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에 '언플로그드 활동'이라는 말에 관심이 갔다.


P.50
이는 컴퓨터의 직접적인 이용 없이 카드, 줄, 펜, 종이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들로 컴퓨터 과학의 기초 개념을 교육할 수 잇는 방법론입니다. 가장 쉬운 주변의 예로 보드게임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에 컴퓨터원리를 적절히 대입시켜 학습하는 것이지요.
(생략)
주의할 점은 단순히 놀이로만 끝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와 달리 단순히 재미 추구를 위한 놀이 활동 시간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이 활동으로 프로그래밍의 기본원리 '순차', '반복', '조건'의 개념을 익혀 '알고리즘'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시로 아이가 할 일 코딩하기, 노랫말에서 반복 개념찾기, 바둑판에 똑같은 그림 그리기 활동 방법을 소개한다. 차 안이나 짜투리 시간에도 아이와 게임 삼아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문제해결의 단계를 읽힐 수 있을 것 같았다.


P. 57
실제로 아동의 사고력 교육을 위해 로고 프로그램을 만든 시모어 페퍼트느 그의 책 '마인드 스톰'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어린이가 프랑스어를 배우려면 프랑스에 살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처럼, 어린이가 수학을 배우려면 수학 나라에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수학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야말로 바로 수학을 언어로 상호작용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체이다."

이 책에서는 '엔트리'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활동이 소개된다. 이 활동들에서 좋았던 점은 '실생활'과 연결된다는 것이었다.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는 캠페인 광고를 엔트리로 구현해 보는 활동이 나와 있다.

이를 위해서 <스토리>를 구상해야한다. 배경을 생각하고, 어떤 등장물이 필요하며, 어떤 핵심기능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아이와 스토리를 구상해나가는 과정에서 이야기 책을 만들듯 흥미롭게 코딩에 다가갈 수 있다.
이 <스토리>를 어떻게 보여줄지 이제 <설계>해야 한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며 아이는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단, 저자는 '알고리즘은 구현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하므로 생각은 오래 하되, 설계를 종이나 컴퓨터에 옮기는 일에 너무 오랜 시간을 쏟지는 마세요(P.102)"라고 조언한다.
이제 <구현하기>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엔트리로 코딩을 한다. 배경화면을 넣고, 등장인물을 추가한다. 설계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오브젝트가 움직이게 해 본다. 구현이 끝나면 <검토하기> 단계를 통해서 자신의 결과물을 스스로 점검해 보도록 한다. 이 단계는 중간중간에 실행해도 된다고 한다.
<작품공유하기>를 통해서 나의 작품을 온라인에 보여 줄 수도 있다.

 

 

코딩이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에 그친다면 일부의 학생들만 잘하면 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코딩을 접하면 접할수록 프로그래밍을 위해서는 문제를 파악해야하고 그 문제를 잘게 나누어 필요한 요소들을 찾아 적용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연습하는 일이라는 것임을 알게 된다.
래서 코딩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함께 읽고 있는 책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의 데카르트의 말이 떠올랐다. "어려운 문제는 분할하라" 철학자이자 수학자이기도 했던 데카르트의 말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부모가 먼저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우리 아이 첫 코딩 WITH 엔트리>  아이들도 좋아할 요소들이 많은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히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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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교수. 익숙한 이름이라 어디서 들었더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주목받았던 책 <미래의 교육> 저자였다.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살펴보며 창의성 교육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책이었다. <틀 밖에서 놀게 하라>는 그 책의 편한 버전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한 챕터 시작부에 등장하는 예쁜 그림들은 아이 교육을 위해 책을 집어든 부모들의 기분까지 살펴주는 듯해서 기분이 좋아진다.

 
                             

급변하는 시대. 더 이상 예전 교육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메시지는 오히려 이제 식상할 정도이지만 막상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물어보면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전문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세계 창의력 교육의 노벨상이라는 '토너스상'의 김경희 교수의 이야기엔 절로 귀가 기울여진다. 그리고 단순히 혼자 창의적이고 잘하는 아이가 아닌 공감하고 배려할 줄 아는 태도를 가진 아이가 되도록 해야한다는 점도 좋았다.



아이를 나무에 비유해서 설명을 하는 부분이 많이있다. 사과나무가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 태양의 따스한 온기와 에너지가 필요하고,? 세찬 바람도 이겨내야 하고 좋은 땅도 필요하고 마음껏 자랄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아이 역시 부모의 따뜻한 사랑, 시련을 이겨낼 힘, 다양한 경험들, 그리고 이를 펼칠 여유와 자유가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각각이?햇살(sun) 바람(storm) 토양(soil) 공간(space)이다.

나의 경우 아이를 위한 햇살에만 초점을 뒀었구나 하는 반성이 되었다. 세상 좋은 것만 겪게하고픈게 엄마 심정이지만 그게 그리 될리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바람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

p101 사과나무는 세찬 바람을 맞으며 줄기와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어야 가을에 맞힐 사과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아이 역시도 어릴 때부터 크고 작은 시련을 이겨내야 더 큰 시련도 견뎌낼 수 있다. (생략) 부모는 아이가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도록 아이의 목표를 지지해주고. 실패에 대한 면역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창의력하면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함을 상상하게 마련인데 규칙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p.114 가장 좋은 결과는 가장 좋은 습관에서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매사에 꼼꼼하고 철저하게 하는 습관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철저한 태도를 기르기 위해서는 아이가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게 해야 한다.

p.115 꾸준하고 철저하게 훈육하기 아이가 창의영재가 되고, 혁신가가 되기 위해서는 당장에 눈에 보이는 보상이 없더라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긴 창작 과정을 지나가야한다.

4장 공간 파트에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 가르치기, 틀을 벗어나는 행동을 격려하기, 모든 색을 합치면 검은색이 된다는 것을 알게하기도 마음에 남았다.
정보가 많은 시대인지라 자기보다 남을 더 의식하고 따라하기 쉬운데 자신을 사랑하면서 남과 다름이 틀린것이 아님을 남만 따라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됨을 아이가 꼭 인지하며 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즐거운 상상을 위한 질문들을 아이와 나눠보아야겠다.



챕터 끝에는 부모를 위한 한 장 요약도 나와 있어서 책의 내용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틀 밖 놀이터 코너가 있어서 실제 아이에게 적용해볼 거리들이 있어 좋았다.

암기력, 이해력, 응용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창의력 개론같은 느낌이랄까.. 많은 방법과 팁들이 담겨있는데 구체적인 단계까지는 없는 느낌이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요소들을 이 책을 통해 파악하고 이해한 후 자신의 아이에겐 어떻게 적용할지 구체적인 방법은 아이와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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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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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에서는 왕현의 남편 소기가 제왕의 업 달성에 가까워진다. 그와 함께 변고들도 많아진다.

하지만, 상권에서 등장한 많은 갈등들이 왕현의 현명함과 결단력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 어려운 중에서도 최선의 길을 찾아 나아간다.

이러나저러나 피는 물보다 진한 법, 피붙이들과는 어쩌다 사이가 소원해지더라도 언젠가는 가까워지게 마련이다.

다만 예전의 그 아름답던 시절은 다시 돌아 오지 않고, 나와 그들 사이에는 영원히 메워지지 않는 골이 생길 따름이었다. -p.11

가족. 그것도 아버지. 그리고 자신을 딸처럼 대했던 고모가 자신을 장기짝으로 이용했음에도 그들을 무작정 원망하지 않는 왕현.

사랑했던 이의 무너지는 모습을 앞에서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그를 진정으로 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자신을 모시던 금아와 옥수. 그녀들의 희생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들을 위해 자신이 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도 고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신분고하와 상관없이 그저 한 사람 한 사람을 인정하고 어떤 것도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는 왕현이다.


철없는 군주로 살아온 그녀가 어떻게 사람을 이리 귀하게 여길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리 아꼈던 그녀들임에도 자신의 사랑 앞에서는 왕현의 마음을 찢어 놓았을 때였다.

보통의 스토리라면 '니까짓게 감히'가 몇 번이나 나오고 '저년의 주리를 틀어라'가 몇 번이 나왔을 대목인데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그들을 이해하는 모습은 정말 시대극 속 여자 주인공에서는 본 적이 없던 캐릭터였다.

그런 그녀이기에 천하 제일의 위력을 손에 넣은 남편 소기 역시 그녀를 진정으로 아끼고 존중해 준다.

 그저 아름다운 여인을 손에 넣겠다는 모습이 아니다. 여자라고 무시하지 않고 그녀를 배려하고 기다리고 살피는 모습. 그 역시 이전의 고전 사극 드라마나 소설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에필로그 같은 후기 파트에서 그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는지를 또 느낄 수 있었다.

 

 p.576

 황제는 술사발을 든 채로 한참 동안 미동조차 하지 않다가 나직이 웃었다. "노인장은 참 복이 많습니다."

소윤삭은 황제의 목소리에 담긴 처연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복이랄 게 뭐 있습니까, 젊어서 부부로 산 사람들이 늙어서도 함께할 뿐인 것을." 종수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안주를 먹고 술을 마시며 그대와 해로하리라. 그대와 내가 거문고와 비파를 함께 타니 이 얼마나 좋은가!"<여왈계명>을 중얼거리며 백발의 노부부를 빤히 바라보는 황제는 넋이 나간 듯 몹시도 쓸쓸해 보였다.

그리고 왕현이나 소기 모두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p.572

전장에 선 장수는 적을 만나면 죽이면 된다. 내게 거스르는 자를 죽이는 것은 무인이 취하는 방법이지. 그러나 군왕은 가장 높은 자리에서 천하를 굽어보니 그 누가 넘보지 않을 것이며, 그 누가 꺼리지 않겠느냐? 그러니 아무리 죽여도 다 죽일 수 없다. 만약 눈앞을 가로막는 것이 약한 짐승이라면 죽이면 그만이나, 사나운 범이라면 길들여야 한다. 제왕술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길들이는 방법임을 잊지 말거라.

탄탄한 스토리로 마음을 사로잡은 <제왕업> 그 여운이 오래갈 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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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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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왕업>을 읽는 동안 시간이 가는 것도 잊고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잊고 이야기에 빠졌다.

"웹소설 10억 뷰, 누적 500만 부 베스트셀러, 강산고인 드라마 원작"이라는 출판사의 홍보문구.

이런 문구가 있었지만 표지에 가녀리면서 아리따운 여자가 화려한 모습으로 있고,

책 제목도 제왕업인지라 뭔가 뻔하고 결말도 쉽게 예상되는 것 같아서 기대감은 없었다.

초반부에는 역시 내 생각이 맞았나봐 하며 다음 스토리들을 추측하며 읽어나가다가

추측하는 것도 그만두고 빠져들어 읽었다.

괜히 그 많은 사람들이 읽은 것이 아니었다.

여주인공 왕현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황후를 배출해내는 왕씨 가문에서 태어나 어려움이라고는 모르게 금지옥엽으로 자란 왕현.

자신의 집이 궁인지 헷갈릴 정도로 궁을 드나들며 태자들과 어울려 지낸다.

그 중 자담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자담 역시 그녀를 아낀다.

하지만, 예장왕이라는 새로운 권력의 중심인물이 그녀를 부인으로 삼고 싶다고 청한다.

 

자애롭기만 하던 아버지는 반대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뒤로하고 그녀와 예장왕의 결혼을 진행한다.

총명하여 상황을 제대로 내다볼 줄 알았던 왕현. 그래서 가문을 위해 반항없이 사랑하는 자담을 두고

예장왕의 부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겨우 15살의 소녀는 이제 더 이상 철부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첫날밤. 신랑을 기다리는데 오질 않는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하고 결정한 결혼인데 초야를 치르기도 전에 신랑이 전쟁터로 가벼렸단다.

그러고 3년을 신랑의 얼굴도 모르고 살아가는 왕현.

이 책은 전반적으로 화려한 미사어구나 명언 같은 것은 없다.

'스토리'가 탄탄해 빠져들게 되는 케이스이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띠지를 붙이는 것도 잊고 몰입하게 하는 힘. '스토리'의 힘이다.

 

낯선 시대배경과 전쟁에 대한 묘사 등 평소 좋아하지 않는 소재임에도 꽤 두꺼운 양임에도 쑤욱 읽을 수 있었다.

사랑하던 자담과 지금 남편 사이에서 흔들리며 눈물바람 짓는 스토리를 상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온갖 기교와 악날함으로 경쟁이되는 여자들을 없애고 높은 곳에 가 시기 질투하는 모습의 여주인공을 상상했는데 아니었다.

뭔가 같은 여자가 봐도 멋진 인물 왕현이었다.

운명은 피할 수 없다해도 주어진 운명에서 어떻게 자신이 행동하느냐가 중요함을 볼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문장

p. 286

 

그가 나를 만나고 내가 그를 만났기에 이런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는 거친 파도 속에서 함께 걸어나가야 할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숙명이고 우리의 삶이었을지도

p.390

나는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지 모른다. 그저 한쪽은 이미 나의 과거지만 다른 한쪽은 나의 미래임을 알 뿐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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