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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너랑 가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신미리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7년 4월
평점 :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의 단편소설 『어쩌다 너랑 가족』을 만났다. 핑크색 커버의 책에 심술 난 아이 둘이 각자의 책 변두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은 심리를 느끼게 해주었다.
우선 이 소설은 7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는 짧지만 모두 긴 여운을 남개 하는 이야기였다. 내가 가장 크게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머릿속에서 느꼈던 점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은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영혼
타임캡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비록
난 여자 동생이나 언니는 없지만, <1992년 가을 하늘>이란 작품을 읽으며 나와 2살 터울인 친오빠와 나와의 관계를 회상하게
되었고, 나 역시 비슷한 기분을 느끼며 자랐던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 하나둘하기도 했고, <'여동생'이라는 축복>을 읽으며 "그래,
가족이란 역시 이런 거야..." 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룬 <야광봉>을 읽으며 나와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지금 바로 내 눈앞에 놓인 현실이 너무 벅차고 바쁘고 힘들어서 옛날 일들은 다 잊고 살았고, 가족의 소중함 역시 생각하지
못하며 살고 있던 나에게 "가족"이라는 훈훈하지만 때로는 내 마음을 아리게 만드는 단어를 생각하게
만든다.
<영혼 타임캡슐>은 완전 나에게 "정신 차려!"라고 말을 해주는
소설이었다. 이 작품은 <도라에몽> 만화를 통해 주인공 부부만 연애의 시작이 되며 가정을 이룬 이야기이다. 육아를 하며 만화 속
내용을 연상하며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며 무척이나 반성을 하게 되었다. 최근 아이가 아파 잠이 부족하고 여전히 바쁘다며 집에 늦게
오는 남편을 원망하며 검색창에 "육아 스트레스, 육아 우울증"이란 단어나 검색하던 요즘 어찌나 뜨끔하던지. 만화 <도라에몽> 내용 중
미래에서 영혼만 과거로 와서 아기인 자신의 몸속에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나 보다. 만약 우리 아이도 미래에서 영혼만 지금의 아이의 몸속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아이를 대할 것 같다.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는지를 확인할 것이 아닌가. 내가 아이를 방치하거나
힘들다고 되려 어른답지 못하게 화를 낸다거나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는 행동을 하는 모습을 우리 아이가 느끼게 할 순 없다. 너무 사랑하는 아이를
실망시키지 말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이 책을 통해 한번 더 하게
된다.
다양한 가족 이야기에서 나의 가족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책 『어쩌다 너랑
가족』은 가정의 달인 5월에 읽기에 안성맞춤인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