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자! 푸른도서관 79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귀여운 소설을 만났다. 청소년이 읽으며 공감하고 흥미로워할 책이다. 근데 이 책을 읽는 어른인 난 왜 더 재밌어하는 걸까? 진희 작가의 필력이 좋아서인 것 같다. 아니며 청소년 소설이지만 요즘 사회를 대변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저자 진희는 2011년 제19회 MBC 창작동화대상에 장편동화가, 제9회 푸른 문학상에 단편동화가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고, 2015년 제13회 푸른 문학상에 단편 청소년 소설 「사과를 주세요」가 당선되며 청소년 소설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데이트하자! 』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5개의 단편 소설이며 '데이트하자'라는 두 번째 단편 소설이다.

「사과를 주세요」는 자신에게 모욕적인 말을 한 선생님을 향해 사과를 받기 위해 한의지란 한 소녀가 1인 시위를 한다. '사과를 주세요' 시위를 한 사흘째 되는 날, 드디어 수학선생님은 사과를 하는데, 과연 진정한 사과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살면서 사과라는 걸 할 때도 그리고 받을 때도 있다. 자유의 의지이건 타인의 압박으로 인해 의미 없는 사과이건 간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 쉬운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사과를 받아내려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잊고 묻으려고 하지 말고 역사를 제대로 바로잡아야 하는데란 생각이 든다. 이번 평창올림픽 개최를 하며 한반도 지도를 보고 너무 실망을 하였다. 독도가 한반도 지도에서 빠진 것이다. 독도를 한반도 지도에서 자발적으로 빼는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과연 제대로 사과를 받을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며 씁쓸했다.

사과를 주세요를 시작으로 데이트하자!, 삐딱이를 만났어, 가출 기록부 그리고 짝사랑 만세는 각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잘 묘사되어 감정이입이 잘 된다. 어른 독자로서 바라보는 이 청소년 소설은 마냥 귀엽고 흐뭇하기만 한다. 재미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데이트하자!>는 5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지만 하나의 장편소설을 읽은 듯하다.

그렇지. 옜다, 사과. 줬으니 이제 그만 좀 해라. 주는데 왜 안 받냐. 어서 받고 좀 끝내자. 이런 태도가 아니라, 아픔을 공감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진짜 사과. pg34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시간을 들여 알아야만 한다. 고통은 순간이 아니기에 사과도 순간이 될 수 없다. 사과는 시간을 들여 반복, 지속해야 하는 행위다. 우리는 잊고 묻으려고만 하는 사과에 저항해야 한다.
- 2015년 5월 19일 자 <경향신문>에 실린 엄기호의 칼럼 「사과의 딜레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