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일주일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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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브 빈치 Maeve Binchy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가이자 극작가, 칼럼니스트라고 한다. 그녀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4천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하니 정말 유명하신 분인가 보다. 2012년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고, 이 작품이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라 해서 그런지 좀 더 애잔하게 다가왔다.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아일랜드 총리였던 엔다 케니와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작가의 소개를 간단하게 읽고 '아이리시 북 어워드'를 수상한 작품인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기 시작하는데 엄청나게 몰입을 하게 되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그런데 너무 놀랐던 건, 내가 받은 이 책은 티저북이라 아직 책의 뒷이야기가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책을 다 읽었는데 다 읽은 것이 아니라니... 아직 뒷이야기를 읽어야 하는데, 책이 중도에 끝나버렸다. 그래서 지금 뒷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하다.

메이브 빈치의 작품 <그 겨울의 일주일>은 위트가 넘치고 각 캐릭터마다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의 흐름 또한 정말 빠르다. 각 캐릭터가 처한 상황도 깔끔하게 설명되며 전개되어 군더더기 역시 발견할 수 없어 읽는 내내 깔끔한 이야기 흐름과 긴장감이 감돈다. 흡입력이 엄청나다, 정말 정신 쏙빼고 읽었다. 인간 본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등장인물들의 대화 곳곳에서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일랜드 국민 정서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1995년에 이혼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한 후 이혼이 법적으로 승인되었다니, 우리나라보다 더 보수적인 색이 강한 것 같았다. 가족 문화나 이웃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데, 역시 한국이나 아일랜드나 가족 간의 불화의 시작은 막말이나 간섭에서 시작이 되는구나란 생각도 들었다. 메이브 빈치는 아일랜드의 풍경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 만약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면 꼭 한번 여행하고 싶다는 충동도 마구 생긴다. 당연 스톤하우스 호텔에서 숙박을 해야겠다. 아일랜드 나라 자체가 너무너무 아름다울 것 같다.

이 책은 치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치키가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누구를 만나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지 등 치키의 삶을 시작으로 리거와 눌라, 올라에 대해도 만나보았다. 치키의 삶도 대단하지만, 치키가 리거와 미스 퀴니, 올라, 눌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읽노라면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도움을 주며 인생을 살고 있나에 대해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이 책에서 인생에서 대인관계를 할 때 새겨들어야 점은 남의 삶에 너무 간섭도 섣부른 판단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고 사랑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였다. 리키가 구상하는 사업자의 마인드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그녀의 열정을 통해 내 마음도 함께 불타는 듯했다.

치키와 미스 퀴니, 리거와 카멀, 그리고 올라가 열심히 스톤하우스란 호텔을 오픈 준비하는 과정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앞으로 호텔에 숙박하며 만나게 될 많은 손님들의 이야기가 더더욱 궁금하다.


 
     
 
치키는 이 사업을 통해 모두가 뭔가를 얻어 갈 수 있게 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모두를 한편에 서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
치키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도 근방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기존의 업체를 대체하기보다는 새로운 서비스를 생각해내야 했다. pg88
올라는 또한 월요일마다 점심시간에 캘리그래피를 배우러 갔다. 제임스와 사이먼은 처음엔 반대했다. 올라가 예쁜 손글씨를 배우러 다니면 일에 전념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에서였다. 올라는 그들의 말에 괘념치 않았다. 이렇게 바쁘고 재미없고 사업만 생각하는 세상에서 빌어먹고 살려면 한 주를 시작할 때 조금이라도 예술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안전밸브가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 뒤로는 그들도 감히 그런 말을 꺼내지 못했다. pg106
그 충격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그와 함께한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갔다. 어쨌거나 그녀의 마음은 그때 일을 거의 돌이켜보지 않았다. 하지만 거짓된 삶, 그 가공의 삶은 수정처럼 날카롭고 투명하게 존재했다. pg28
나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될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 하지만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도 정리할 건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해.
pg75
그들 모두 웃었지만 각자 의미는 달랐다. 올라는 억지웃음을 지었고, 제임스와 사이먼의 웃음은 공포영화에 나오는 가면을 쓴 것 같았다. 브리짓의 웃음은 올라가 마티 그린처럼 돈 많고 매력적인 남자와의 데이트를 날려버린 것에 대한 충격을 감추고 있었다. 폭시의 웃음은 언제나처럼 애매모호하고 멍청해 보였다. pg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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