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초반부터 감정이입 정신 집중을 요하는 책이었다. 흡입력이 역시나 훌륭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게 했다. 중간중간 여운을 주고 허걱하는 반전이 있다가 공감되는 부분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도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선입견일 수 있지만 역시 나오키상 수상작답게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가진 책이다.

책 제목인 '영휴' 란 단어의 뜻은 차고 기울다는 뜻이다.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날 거야. 너를 만나러 갈 거야.

책을 덮고 나서도 정말 많은 여운과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랄까.
죽음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거나, 아예 부인하듯 생각을 안 하며 살아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죽음에 대해 그리고 환생, 예지몽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내 남편이 갑자기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근데 직감적으로 이것이 자살이라면? 나는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수 있을까? 이 모든 가정이 반대의 입장이라면? 나의 신랑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 정말 환생이 있을까? 나는 환생을 하고 싶을까? 다시 태어나면 그 사람에게 다시 가려고 할까? 죽는 건 무섭다. 아니, 무섭나? 사후 세계를 모르니 막연히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근데 사실 난 루리가 원하는 것처럼, 다시 태어나고 싶진 않을 것 같다. 만약 환생해서 신랑 옆에 맴돌면 그리고 나중에 그게 나란 걸 알면, 우리 신랑은 히껍하며 문전박대를 할 것 같은 코믹한 상황들에 대한 생각들이 이어진다. 역시 난 뭔가를 심각하게 생각하다 코믹하게 끝내는 성격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도깨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드라마 도깨비를 재미있게 본 시청자라면 <달의 영휴> 소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일본 여자 이름 '루리'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더불어 루리가 자주 말한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란 문장도 함께 말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건 그건 정말 무참한 거야. 우리 아버지 죽을 때 이야기 들려줬지? 아버지는 환갑을 맞이하기 전에 췌장암으로 죽었어. 여위어 홀쭉해져서 피부는 갈색이 되고 퍼석퍼석 죽은 나무같이 돼서 숨이 끊어졌어.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무참한 모습이었어. 하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 열심히 살아 냈다고. 생을 완수하고 그런 끝에 죽음을 맞이한다. 인류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살아남은 우리들이 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의 죽음을 돌본다. 그게 인류의 책무야. 야에가시 선배는 고귀한 생명을 그런 식으로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가는 것 같은 식의 건방진 유서 쪽지로 조롱했어. 모독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용서할 수 없어. 난 계속 화가 나. 화가 멈추지 않아. pg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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