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술래잡기

사신의 술래잡기 ㅣ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혼을 쏙 빼며 초반부터 몰입도를 올리는 사신의 술래잡기, 먼저 꼭 당부하고 싶은 건, 이 책을 읽으며 밥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출출해서 라면을 먹으며 책을 읽다가 라면을 퉁퉁 불게 되고 (책에 너무 감점 이입이 돼서), 나중에는 라면이 목에 안 넘어간다. (범행이 너무 참혹해서 구토 나올뻔했음)

추리소설의 매력이 이런 것 같다. 범죄자는 너무 끔찍하고 피해자는 너무너무 안타깝지만 그 사건을 해결하는 모삼과 무즈선의 추리능력을 지켜보면 정말 정신을 쏙 빼고 본다. 그들이 보여주는 캐미 역시

<사신의 술래잡기> 시작은 모삼의 기억상실부터 시작이 된다. 모삼과 무즈선은 마치 신처럼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모삼과 무즈선의 거의 신처럼 묘사하지만 그런 신에게도 아까고 사랑하는 사람이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고스란히 묘사한다. 모삼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 기억상실에 걸렸다가 마르가리타 사건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 끔찍한 사건 역시 기억을 되찾는다. 그 과정을 모두 지켜봐야 하는 무즈선, 그들의 우정도 너무 훈훈하다. 모삼의 아이를 가진 관팅이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것도 기가 막힌데 그 범인이 게임을 하자고 도전을 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함께 범인을 추적해나가게 된다. 어리바리 오팀장이 나오는데 저자는 오팀장이 사실 평범한 독자를 풍자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평범한 오팀장님. 하지만 경력은 오래되어 조금의 도움은 되지만, 추리 능력이나 사고능력이 비범하지는 않게 묘사된다. 그러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 해결을 지켜보며 그저 감탄하고 탄복하는 모습이 비단 나의 모습과 흡사해서 그 오팀장의 부족한 능력을 미워할 수 없게 된다.

잔인한 범행이 일어나는 소설 속의 가상현실을 경험하다가 현실로 빠져나올 때 부디 이런 사건들이 실제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진다. 그런데 이 책이 실화 사건을 모델로 썼다는 옮긴이의 글을 보고 너무 허걱 했다.
실제 무조건적으로 사악하기만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 모두가 괴물로 변하는 건 아닌지. 가해자의 범행을 두둔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이상하게 그들도 너무 가엽다는 생각을 많이 하며 씁쓸한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다. 그들에게 적시에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들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내 주변을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여유로움, 배려, 사랑이 필요하지 않나란 생각도 해보았다. 근데 그나저나 L을 어떻게 하지?

이 책을 통해 작가 마예난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저자가 그리는 모삼과 무즈선을 계속 만나고 싶다. 다음 시리즈인 <사신의 그림자>를 읽고 싶다.

훌륭한 이목구비에 흠잡을 데 없는 무즈선의 미소는 거리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무시할 수도 없었다. 모삼은 이런 멋진 미소도 없고 냉담했지만 그렇다고 거만하지도 않으며, 예의 바르다고도 할 수 없는 자유분방하고 무질서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탁월한 사건 해결 능력에 감탄하며, 특히 범죄심리학을 통해 사건을 분석하는 걸 보며 오팀장은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pg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