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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도서관 -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올리버 티얼 지음, 정유선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 한 권을 만났다. 독서 삼매경에 빠진지 인제 일 년이 조금 넘었기에 아직도 읽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의 독서 패턴을 살펴보면 아마 어쩌면 이 책에 나와있는 책을 모두 다 직접 읽어보고 죽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 이런 좋은 책이 있다는 것을 큰 흐름을 시대별로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독서는 꼭 직접 정독을 하여 읽어야 맛도 있지만 이렇게 조금씩 다방면으로 알아가는 데에도 흥미롭고 동기부여가 된다.
이 책을 들어가긴 전에 눈에 띄는 간단한 설문지가 있었다.
'삶이 문학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간단 테스트'라는데 질문의 내용을 보며 살짝 뜨끔했다. 난 삶이 문학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체크를 할 수 있는 항목이 현저히 적었다. 하지만 중간은 하는구나~싶었다.
6~10개에 해당하는데 '꽤' 문학적인 삶을 사는 당신! 신비로운 고대시대? 상상력과 감정을 중시한 낭만주의 시대? 철도, 진화 등이 도입되며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빅토리아시대? 흥미로운 시대를 기준으로 읽어보세요. 란 진단이 나왔다.
처음엔 그냥 나의 문학적 성향 같은 것을 설문조사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비밀의 도서관』을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진단? tip 같은 것을 주는 설문지여서 책 시작을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비밀의 도서관』은 우리 삶과 연관된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책의 덜 알려진 면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이 우리 주변의 세계와 놀라운 연관성을 지닌 점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이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고대 세계, 중세 시대, 르네상스시대, 계몽주의 시대, 낭만주의 시대, 빅토리아시대, 그리고 미국 대륙, 유럽 대륙,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총 99권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이 소개가 된다. 저자는 여기서 소개한 책은 꼭 읽어야 하는 책 목록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호기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도서관을 탐방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대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다.
제인 오스틴의 유명한 책 <오만과 편견>은 원래 <사랑과 우정 Love and Friendship>이라고 초기 습작 소설이었다거나, 사실 그 책은 그녀가 처음 쓴 것이 아니라고 하는 점도 놀라왔다. 빅토리아 시대에 철도가 사람들에게 생각 속 공간과 시간 개념을 바꿔놓고 근대적 시간 관리 방식을 창안하게 만들었다는 점, 티소가 250년 전에 우리의 현대병인 '중산층 사무직'이 생기면서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미 다 다루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책을 통해 전반적인 각 시대의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더욱더 배움의 의미가 컸던 책인 것 같다. 언급된 책들 중 읽어본 책이 등장할 때는 매우 반가웠고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며 즐거움을 만끽했고, 모르는 책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 말 그대로 도서관을 저자의 설명과 함께 훑어보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