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담대함 - 버락 오바마는 어떻게 비판을 이겨내고 확고한 유산을 창조했는가
조너선 체이트 지음, 박세연 옮김 / 성안당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유년기를 미국에서 보냈기 때문에 사실 한국 정치보단 미국 정치가 더 익숙하다. 중고등학교 때 역사나 세계사 수업을 수강했을 때 미국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공부를 했다. 미국에서도 가십거리는 정치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미국에서 고등학생 때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엄청난, 핵폭탄적인 백악관 섹스 스캔들로 인해 친구들과 어이없다며 토론을 하고 비판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대학생 시절 옆 학교였던 Tufts University에 Bill Clinton이 연설을 하러 왔을 때 만나고 그의 카리스마에 사로잡혀 모니카 르윈스키가 혹했겠다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불현듯 샛별처럼 등장한 버럭 오바마 대통령.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그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한국에서 생활을 하며 오바마 정권, 오바마의 연설을 종종 유투브를 통해 들으며 동경하였다. 마틴 루서 킹이 살아온 듯 연설의 귀재였고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그의 행동에 매료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가 정책을 펼쳤을 때 미국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조너선 체이트 Jonathan Chait 의 『오바마의 담대함』  Audacity: How Barack Obama Defied His Critics and Created a Legacy That Will Prevail 을 통해 오바마 정권, 그리고 오바마케어에 대해 알고 싶었다. 조너선이 오바마를 지지하는지 비판하는지 우선 궁금했는데, 글을 통해 지지자 중 한 명으로 느껴진다.  물론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아쉬운 부분은 솔직하게 언급하지만, 그 누가 그 시대에 대통령이 되었다 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보다 더 나은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없었을 것이란 말에 굉장히 동의하는 바다. 저자가 언급한 책 척 토드  Chuck Todd 의 『이방인 The Stranger 』는 오바마에 대한 실망을 핵심 전제를 바탕으로 작성이 되었다니 이 책 역시 궁금하다. 근데 정치라는 것이 그렇다. 비판하기는 쉬워도 잘하기는 어렵다. 결국 모두의 입맛에 다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오바마는 인성적으로 모범이 되고 본받을 만한 위인이 아닌가 싶다.

역시 예상했던 것처럼 그의 행보가 편하지만은 않았다.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다. 그를 비판하는 이들도 있고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그냥 무조건적으로 비판만 하지 말고 모두 다 잘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마음이 있으면 참 좋으련만 미국도 우리나라고 그러기는 어려운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모순된 면이 있고 가장의 이익과 입장을 위해 살아가기 때문에 좁혀질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종차별문제 역시 그렇기 때문에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다. 체이트의 분석 대로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보다 더 인종차별이 극심해졌다는 것을 볼 수 있다.

OJ 심슨이 재판을 받던 시기에 내가 미국에서 지냈다. 그래서 나에게 역시 큰 뉴스거리였고 아이들끼리 (뭘 안다고 까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에 대해 토론을 하곤 했다. 내가 지냈던 지역은 90%가 백인이 사는 지역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역시 white washed 가 된 것 마냥 나도 모르게 백인들 입장에서 함께 흑인들을 향해 촉을 세우고 있었던 것 같다. 돈으로 무죄를 살 수 있는 시대라며 비판했던 기억이 소록소록 났다. 사실 난 동양인이라 이도 저도 껴주지 않은 이방인인데 말이다. 이렇듯, 어떤 분위기 속에서 어떤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는 것을 새삼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되었다.

저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닙니다. 다만 그러한 방식으로 인종이 섞이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뿐입니다. pg31

일간 오바마 대통령은 진정한 흑인이 아니라고 비판을 했던 것 같다. 흑인도 백인도 아닌 중간에 낀 그런 인종이라고. 마치 영화배우 윌 스미스도 겉만 흑인이고 뼛속까지 백인이라고 흑인들은 부러워하지만 같은 brothers라고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는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한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선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것은 시대적 흐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나게 비판하고 대통령이 되자마자 오바마케어를 폐지한다. 건강보험 의무가입조항을 삭제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고 대신 연령에 따른 세액공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선량한 시민의 건강을 가지고 돈놀이를 하네... 란 생각이 절로 났던 부분이다. 미국에는 여전히 보험이 없고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너무 많다. 한국에서는 소아과 갈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비싸봤다 3,000~4,000원인데 비해 미국은 우선 소아과에 예약을 하지 않고는 갈 수가 없고, 비용이 십만 원이 훨씬 넘는다. 임신했을 때 초음파 검사 비용이 한번 받는데 몇 백만 원이니.... 우리는 5만 원이면 충분히 받는데 말이다. 미국이야말로 돈이 없으면 정말 살이 힘든 나라가 아닌가 싶다. 점점 더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옛날 미국 생활 시절도 생각이 나고 지금 현재 어떻게 미국이 변해가는지에 대해도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1인으로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석연치 않다.

미국의 가치, 앞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의 상징을 호소했던 오바마 대통령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 조너선 체이트에 대해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그는 뉴욕 매거진의 정치 칼럼리스트라고 한다. 책날개에 있는 지은이 소개 부분이 잘못되었다. 정치 칼럼리스트가 워싱턴에서 산다는 건 좀 이상해서 찾아보니 이는 틀렸고, 워싱턴 DC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은 서부에 있고, 워싱턴 DC는 동부, 백악관이 있는 곳에 있다.

미국의 정치,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궁금한 독자들은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고, 미국의 정치에 대해서 그리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시끄러운 세상에 대해 눈을 좀 더 뜰 수 있지 않나 감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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