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 - 신경림 시인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
최인호.김수환.법정.손석희.이해인 외 34명 지음, 신경림 엮음 / 책읽는섬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겉표지부터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실제 샛노란 책을 따뜻한 봄에 읽으니 더욱더 기분이 좋다. 책 중간중간에도 독특하고 아름다운 꽃 이미지가 수록되어 있어 하나둘 글을 읽을 때마다 어떤 꽃이 나올지 기대마저 되었다.

책 제목부터 우리나라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느끼게 해준다. '뭉클' 이란 단어가 이렇게 가슴을 뛰게 한다니. 감정이 북받치어 가슴이 갑자기 꽉 차는 듯한 느낌이라는 단어의 뜻을 가진 『뭉클』이란 책은 가슴에 와 닿는 산문을 모은 책이다. 생각해보니 좋은 시들이 담긴 책은 종종 접했는데 산문들을 모은 책은 오랜만인 것 같다.
신경림 시인과 함명춘 시인의 합작품으로 만들게 된 『뭉클』. 감명받았던 글들을 엮인 이 책을 읽는데 왜 수록된 글들이 선택받아졌는지 이해가 갔다. 짧은 글들이라 그런지 읽고 또 읽게 되는 글들도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워낙 유명한 작가들부터 생소한 작가들까지 총 40개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아직 독서의 세계에 입문한지 얼마 안 돼서 몰랐는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있음에 또 한번 놀랐다.

04.
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이겠지

나보다 먼저 저 세상으로 건너간 내 친구는
얼마나 신발이 신고 싶을까

살아서 다시 신는 나의 신발은
오늘도 희망을 재촉한다

이혜인, 『신발의 이름』에서


우리 집에 9개월 된 딸아이가 있는데, 지인들이 신발을 엄청 많이 물려주었다. 얼마나 많은가 하면 우리 식구 모두 합한 신발의 양보다 많다. 0세부터 5세까지는 아이가 헌 신발 신기를 거부하지 않는 한 한 켤레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신발이 하도 많아서 사이즈 별로 정리를 하고자 모든 신발을 꺼내 작은 신발부터 큰 신발까지 쭈욱 나열한 적이 있다. 이혜인의 시를 읽으니 그 나열했던 신발이 떠올랐다. 우리 딸아이가 앞으로 성장해나가며 신게 될 신발은 성장, 새로움, 희망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신발은 삶을 신는 것이라는 이혜인 시인의 말처럼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고 이 신발들을 신고 좋은 곳에만 인도해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 생긴다.

 

『눈물은 왜 짠가』라는 산문도 여러 번 읽게 되었다. 설렁탕 국물을 더 달라고 하고 주인아저씨 몰래 아들에게 국물을 더 퍼주는 어머니의 행동이 눈앞에 선하며 가슴이 그야말로 '뭉클'해진다. "나는 얼른 이마에 흐른 땀을 훔쳐내려 눈물을 땀인 양 만들어놓고 나서, 아주 천천히 물수건으로 눈동자에서 난 땀을 씻어냈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눈물은 왜 짠가" pg178


이 밖에도 최인호 작가의 『나의 소중한 금생』이라던가, 김수환 추기경의 『어머니, 우리 어머니』도 가슴의 울림은 느꼈다.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산문들을 엮은 책 『뭉클』, 이야기들마다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체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