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잔에 담긴 세계사 - 역사 속 그들의 인생을 바꾼 와인 리스트
안자이 기미코 지음, 우노 아키라 그림, 황세정 옮김 / 니들북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보통 세계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사를 공부할 때 어느 나라와 어느 나라가 전쟁을 했고 피해는 어느 정도였으며 동맹국은 어느 국가였고 등등에 대해 공부를 했던 것 같은데, 그 시절 난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냥 전쟁 이야기가 싫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세계사 공부를 게을리한 것에 대한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성인이 된 요즘 세계의 역사에 대해 무지한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행히 딱딱한 교과서가 아닌 재미있는 책들을 통해 세계사를 배우는 요즘이다.

와인을 좋아하는 나에게 <와인잔에 담긴 세계사>는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세계사를 와인과 어떻게 연결을 시켜서 역사 이야기를 풀어놨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 내용은 거창하게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세계사"라고 하기보단  역사상의 인물과 와인의 얽힌 사연들, 이야기들을 맛깔나게 들려준다고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더 적합할 것이다. "왜 이 사람은 하필 이 와인을 택했을까?"라는 호기심이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라고 한 것처럼 인물의 삶과 그 시대적 배경, 그가 즐겨 마시던 와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 속 인물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야기는 신선했다. 정확한 기정사실만 나열한 것도 있지만 저자의 그럴싸한 논리로 추측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어린 왕자』의 저자 생텍쥐페리가 즐겨마셨던 샴페인 '루이 로드레', 그의 아내 콘수엘로 그리고 오랜 연인 넬리 드 보귀(E 부인) 이야기도 매우 뜻밖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고,  태양의 왕 루이 14세와 '어린 예수의 밭' 이야기, 영화 <대부>의 감독으로 유명한 코폴라의 다른 꿈이 와인을 재배하는 것이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영화와도 같은 인생을 산 코폴라는 8년 동안 숙성한 와인 '루비콘', 제작 중이던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모두 성공적으로 거두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 밖에도 나폴레옹, 샤넬,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007과 본드걸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인생의 이야기와 접목시켜 재미가 더하다.

와인 애호가로써 각각의 이야기를 읽으며 와인 이름과 품종, 가격 등이 궁금해졌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이 책에 등장한 와인 정보를 자세히 소개해 준다. 가격은 제외하고 말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몇 차례의 전환점이 찾아온다. 중대한 결심을 앞에 두고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불안감을 없애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강한 용기를 주는 와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루비콘일 것이다. 하늘은 각오를 다진 자를 버리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루비콘은 코폴라의 '강력한 운'을 증명하는 와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강력한 운'이 자신에게도 찾아오길 빌며 와인을 마셔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pg 111

즐거울 때나 슬플 때 샴페인을 마십니다. 가끔은 혼자 있을 때도요.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필수라 생각하지요. 배가 고프지 않을 때는 아주 살짝 입에 대고, 공복일 때에는 마셔요. 그렇지 않을 때는 결코 손에 대지 않습니다. 목이 마를 때가 아니면 말이죠. pg208
- 제임스 본드

세계사를 좋아하는 사람,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우리가 아는 인물들의 새롭고 흥미로운 이면의 모습들을 와인과 얽힌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다. 무엇보다 이 책에 소개된 와인들을 하나 둘 마셔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샴페인이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엄격한 규정에 맞춰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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