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지음, 이형진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 이마주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국내 창작 동화 최초 100쇄 출간, 100만 부를 돌파했다는 『나쁜 어린이 표』를 우리 아이와 만났다. 책 제목과 표지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남달랐다. 저자와 이 책에 대해 좀 더 알아보니, 개정판으로 새 옷을 입고 다시 출간되었다. 저자 황선미씨의 이력을 보니 매우 화려하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고,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 오늘의 작가'로 선정이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서울 초등 국어 교과 교육 연구회"에서 추천하는 책이라 우리 아이와 함께 꼭 읽어 보고 싶었다.

표지가 궁금증을 자아내서일까? 책이 도착하자마자 친구와 놀던 레고도 멈추고 자기 책이라 물으며 바로 책을 뜯고 읽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친구와 함께 이 책을 한쪽씩 번갈아가며 큰 소리로 읽는데 읽는 내내 아이들의 마음이 그래도 얼굴에 드러나 우리 아이들의 순수함에 경이감 마저 느껴졌다.

이 책의 주인공인 건우가 반장 선거에서 떨어진 것도 속상한데 자꾸 '나쁜 어린이 표'까지 받게 되어 매우 속상해한다. 자꾸 '나쁜 어린이 표'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받아 선생님께 억울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건우. 그리고 자신의 수첩에 '나쁜 선생님 표'를 만들며 건우 역시 선생님을 평가하기 시작한다. 건우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어떤 일이 있을 때 결과만 보고 판단을 하거나 각자의 입장만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이 책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전에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창피하지만 어른들도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고 평가하려 들 때가 있다. 이런 단편적 시선이 아닌 배려와 이해, 소통을 통해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유연성,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처럼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칭찬 스티커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칭찬 스티커 시스템을 사용하고, 목표를 달성시 원하는 소원을 들어준다. 안 좋은 행동을 했을 때 나쁜 어린이 표를 주는 것보다 역시 긍정의 힘을 빌려 좋은 행동을 했을 때 칭찬 스티커를 부여하는 것이 좋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다만 칭찬 표 든, 나쁜 표든 간에 "과정에" 대한 보상이 아닌 너무 "결과"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어른들도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초등학생이 읽으면 좋은 창작동화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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