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프리캇
마쓰무라 미카 지음, 김해용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마쓰무라 미카의 장편소설 『안녕, 아프리캇』는 마치 주인공 다이키와 함께 아프리카 출장/여행/연수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시스템부 업무팀에서 나름 인정을 받아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지만 여전히 꿈은 해외사업부에 있는 다이키의 아프리카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컴퓨터 앞에서만 일을 하며 시간을 소비하는 대신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에 어찌 보면 큰 대책 없이 자진해서 아프리카 출장을 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면서 좌충우돌 사건들과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고민하며 성장한다.
시간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듯 시대를 살아가는 에티오피아 사람들, 다이키는 더 이상 본사에서 시스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를 찾고자 제일 처음 에티오피아를 방문하지만 사실 큰 준비가 되어 있거나 목표가 뚜렷이 있지는 않지만 정신은 깨어있는 젊은 청년으로 느껴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든다.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건 무엇일까? 나 역시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나의 생각은 무엇일까? 생각이란 걸 하고는 사는 것일까?하는 생각에 뜨끔거리는 마음도 생겼다.

자신에게 솔직한 편이죠? 사회나 현실에 물들어 그 틀에 맞춰 살아온 사람한테 다이키 군은 너무 직설적으로 보이는 거예요. 두려운 존재일지도 몰라요. 자신이 잊고 산 것, 내버린 것을 다시 생각나게 만든다고나 할까? 옳은 말로 또박또박 다그쳐 들어오면 자신의 우유부단함이 초라해 보이는 법이죠. pg63

너를 보고 있으면 아무런 감동이나 느낌도 없는 내 둔감한 뇌세포가 슬퍼져. 신선함이 사라지면 창조적인 일도 할 수 없어. 역시 젊은 친구들을 외국에 내보내는 게 맞는 것 같아. 확실히 위험부담은 있지. 하지만 젊은 힘을 이용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은 개척할 수 없어. 경탄과 감동을 잃으면 애당초 새로운 길은 기대할 수 없어. pg78~79

이 책을 통해 아프리카의 각 나라들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각 나라의 인상착의, 문화, 음식 등등에 대한 언급이 많이 되는데 나 역시 함께 아프리카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동양인의 생김새의 차별성을 못 알아채는 것처럼 나 역시 아프리카 사람들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데, 다이키의 눈을 통해 이 또한 하나씩 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상사맨의 업에 대해, 그들의 사상 및 실제 영업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미생>이 생각나기도 했다. 다이키는 신입사원은 아니지만 아직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꿈에 부풀어 세상에 뛰어드는 정신이 참 신선한 사람인 것 같닸다. 나도 한때 그런 적이 있었지 않나.. 하는 늙은이 같은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출장을 온지 얼마 안되어 갑자기 모든 것을 접고 일본으로 돌아가자는 부장님, 끝까지 버티고 안 가겠다고 하지만 딱히 명분은 없지만 폐기하나 만으로 남아 일정을 소화시키려는 다이키, 주변사람들의 곱지않은 시선, 아프리카에서 뭔가를 찾아야 하는데 뭘 찾아야 할지 난감해 하는 모습, 사업 아이템 구상이 쉽지만은 않아 하는 고민들, 그 와중에 만난 연상의 여인 도모미, 안타깝게도 파상풍 병에 걸려 또 고생하는 모습에 인생은 역시 파란만장해~ 란 생각마저 들었다. 다이키와 잠비아 노래와의 만남, 다이키가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다이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 지기도 했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도모미의 말처럼 그의 열정과 희망에 나 역시 뭔가 열정을 내뿜고 싶어진다. 그의 긍정의 에너지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근거 없는 자신감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자신을 다독였다." pg 141 나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희망과 꿈,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산다. 다이키의 꿈을 엿보면서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너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정신을 일깨워주는 값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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