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꽃이다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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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2권도 1권의 착잡한 마음에 바톤터치를 하여 읽었다.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었고, 2권도 1권만큼이나 단숨에 읽게 되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이렇게까지 되어 있구나를 알아가며 그 암담함이 더해갔다.


미국의 문화 식민지를 자처해서 변해가는 우리나라에 대해 조정래 작가는 일침을 가한다. 하지만 조정래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너무 심각한 수준은 아닌 듯싶기도 하다. 우리 문화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뻗쳐있기도 하거니와 순수 우리나라 말로 쓰인 간판이 사실 더 많고, 영어뿐 아니라 프랑스어로 된 간판도 꽤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지만, 실력도 크게 있지 않은 원어민을 맹신으로 모시는 우리 한국 부모님들은 정말 문제가 많다는 점에 동의한다.

 

『풀꽃도 꽃이다』란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교육 실태와 문제점, 조정래 작가의 의견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 나는 어떻게 성장했으며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설마 모든 부모가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그렇게 속물에 가볍기만 하겠냐만 서도 만약 실제가 이렇다면 너무 무섭고 슬퍼 이 나라를 정말 뜨고 싶을 것 같다. 우리 아이가 아직 중고등학생이 안되었기 때문에 아이들도, 그의 학부모들의 심정을 이해를 못하는 것일 수 있지만, 나만은 우리 아이를 암기 머신으로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오히려 만화가, 디자이너, 대장장이가 꿈인 학생이 더 존경스러웠던 것처럼, 추후 우리 아이의 꿈을 무한 지원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꿈을 많이 꿀 수 있도록 옆에서 조력자가 되자는 다짐도 함께 하였다.

교육이란 올바른 도덕적 인간을 만들고, 개성과 능력을 개발해 내고, 삶에 자신감과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면 여러 가지 상은 그 중요한 일을 해나가는 데 보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였다. 그런데 줄넘기 경연 대회가 있고, 그에 따른 줄넘기상까지 있다는 건 오늘 처음 안 일이었다. 고모가 사는 부자 동네 사람들은 돈에만 끝없이 배고픈 게 아니라 상에도 배고픈 모양이었다. pg51

논술을 작성하는 수업내용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연도를 외우고 역사에 어떤 사건들을 외우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그러한 일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생각을 녹여 어떤 가르침을 얻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고 공부이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수도 없는 essay를 썼다. 이는 영어시간 외에도 역사 시간, 심지어 물리, 화학 시간에도 essay를 작성하고 final exam 역시 뭔가를 증명하는 것이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5지 선다형, 4지 선다형은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시험은 거의 short essay를 작성해야 하며 정답이 없고 나의 생각에 대한 논리를 펼쳐야 했던 것이다. 이는 대학교 때에도 이어지는 공부 방법이었다. 중고등학교를 한국에서 나오지 않은 나로선 정말 문화적, 교육적 충격이다. 정말 중고등학생들은 교과서 전체를 외우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정말, 설마 그게 공부라고 밤늦게까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단 말인가... 부디 그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부모가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은 밥 굶으면 배고프고, 잠 못 자면 졸린 것과 똑같은 본능입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은 절대 변할 수 없는 한핏줄이되, 그 생명체로서의 존재는 완전히 별개의 독립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개성도, 능력도, 성격도 다 다르다는 사실, 그래서 그들의 인생도 다 다르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그 다름에 대하여 우리 조상들은 일찍이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자식은 겉을 낳지 속을 낳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수많은 부모들이 그 다름을 받아들여 자식과 나를 분리하지 못하고 동일시하기 때문에 숱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저와 아내는 속칭 일류 대학을 나왔습니다. 그래서 애들도 우리 닮았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커가면서 학교에 다닐수록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처음엔 당황스러웠고, 그다음에 재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우리고, 자식은 자식이다' 하는 그 다름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작정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 할 일은 많다. 그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다. 이 세상 모든 직업은 성심껏 하면 굶지 않게 해준다.' 우리 부부는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자식들 문제를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pg 279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은 문제아가 아니다. 자기 객관화. 그들은 그들 스스로의 인생을 자기들이 좋은 것으로 선택하고, 자기들의 노력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부모로서 잘 해나가길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 내가 못한 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우리 아이를 통해한다거나, 암묵적으로 부모의 욕망을 자식에게 족쇄를 채워선 안된다는 저자는 충고한다. 어떻게 자식에 대해 욕심이 없을 수 있겠느냐만 욕심을 낸다고 채워지지도 않고, 내 아이를 내 뱃속에서 낳지만 엄연히 다른 인격체이니 내가 내 아이의 인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처사이고 오만에서 나오는 결과일 수 있겠다. 특히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부모들의 자녀들이 부모들처럼 공부를 잘 하지 않을 때의 괴리감이 엄청나며 배신감이 엄청나다고 한다. 미리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아이의 학벌이, 직업이 엄마의 트로피를 상징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대안학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학교 폭력도 왕따도 전혀 없고 서로서로 돕고 감싸면서 정답게 사는 지상 최고의 천국이라고 저자는 소개를 하는데 정말 이것이 현실 가능한 학교인지 궁금했다. 나 또한 경쟁에 찌들고 사교육에 헐떡거리며 유년기를 보내길 바라지 않는다. 나 역시 그런 학창생활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한국 학생들의 실제 학교생활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조금 엿봤는데 정말 지옥이, 감옥이 따로 없었다. 설마... 설마.... 하면서 읽는데 우리 아이는 정말 그런 곳에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경쟁 아닌 협력, 주입 아닌 토론, 배제 아닌 배려. 정말 실현 가능할까? 다 옳고 맞는 말인데 왜 아직 우리 교육시장은 아직 변화가 없는 것일까?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고 물어봤다. 대안학교, 혁신학교에 대해 아느냐고. 그런데 정말 뜻밖의 대답을 들어 좀 놀랐다. 대안학교는 문제아들이 가는 학교이며 그 학교를 졸업하면 정말 대안이 안 선다는 사람들의 말. 혁신학교는 말이 좋아 혁신이지 그 혁신 초등학교 나온 아이들이 중고등학교 진학하면 반에서 성적 점수를 바닥에 다 깔아준다고 말이다. 이건 모지? 하는 생각이 또 들었다. 이래서 조정래 작가는 이와 같은 책을 집필했나 보다. 평범한 내 주변 사람들이 이렇게 인식을 하고 있으니 말 다 한거 아닌가. 당분간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는 환경, 교육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오긴 어려울 것 같다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고 공감해서 아이들 잡아먹는 어른들이 되지 않도록 시스템도 바꾸고 가정의 환경 및 분위기를 바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임기범 선생님이나 너무 멋있는 강교민 선생님같은 교육자가 학교에 많이 계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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