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도 꽃이다

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이제 곧 초등학생이 될 아들을 두고 있는 엄마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보며 한숨도 나고 마음이 메어지는 듯했다. 정말 이래서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모든 학교폭력, 왕따, 은따, 스따를 우리 사회에서 없앨 수 있을까? 란 생각을 하며 읽었다. 더불어 우리 아들이 중고등학생때 나도 이렇게 변하게 되려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 엄마들은 어쩔 수 없다며 사랑하기 때문에란 이기적인 독재적 마인드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병들어가고 있다. 나도 우리 아이가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 이렇게 변하려나? 란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던 것 같다. 뱃속에 있었을 때엔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만 있고 건강하게만 태어나다오~를 외쳤건만 아이가 커가면 커갈수록 부모는 계속 기대치가 높아져서 아이들을 힘들게 한다. 아이들은 항상 똑같았는데 말이다. 반성, 또 반성해야겠다.

학생의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부모 살인 같은 섬뜩한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할 때면, 설마 우리 아이는 아니겠지, 내 주변 아이들은 아니겠지 생각을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가정은 건강한지 다시 한번 체크를 해야겠다.

역시 조정래 작가다! 2016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이 될 만하다. 더 이상 성적이, 학벌이 아닌, 인성이 가장 으뜸으로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데 아직도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우리나라 현 교육 시스템에 일침을 가하는 조정래 작가님! 정부의 책임이고, 교육계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임이고, 학부모의 책임, 우리 모두의 책임인 교육 시스템, 이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폭력, 왕따, 은따, 스따 등등 믿고 싶지 않지만 이 소설을 통해 더 뼈져리게 느낀다. 지금 우리가 조성하는 현실이 정말 나쁘고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스스로가 바뀌어야 될 것 같다.

엄마는 무서운 독재자다. 히틀러처럼 인정사정없는 독재자다. 엄마는 나를 서울대학교에 넣기 위해 목숨을 건 사람이다. 그래서 나를 꼼짝달싹 못하게 묶어놓고 눈만 뜨면 공부! 공부! 공부!를 외치며 윽박지르고 몰아댄다. 엄마는 나를 보기만 하면 쉴 새 없이 하는 말이 공부다. 엄마는 공부라는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 같다. 빨리빨리 공부해! 더 공부해! 정신 바짝 차리고 공부해! 딴생각하지 말고 공부해! 벌써 공부 다했다고? 지금 공부하니? 공부밖에 믿을 게 없어. 공부 안 하면 찌질이 쪼다 돼! 그러다 언제 공부할거니!

이 똑같은 말이 너무너무 지겹고 지긋지긋해 이제 미쳐버릴 것만 같다.

만약 우리 엄마도 저랬으면 난 정말 정말 살기 싫었을 것 같다. 다행히 우리 엄마는 제정신이었나 보다. 설마~ 정말 저런 엄마가 있을까 싶다가도 실제 주변 아이들을 학원으로 뺑뺑이 돌리며 애들 볶는 것을 보면 혹 그 엄마들이 실제 집에서 저러는 거 아닌가 싶다. 빨리 이 책을 소개해줘야겠다. 남의 가정 교육 철학에 대해 왈가왈부 하긴 너무 오지랖이 넓은 것 같고 이 책을 그냥 그저 슬그머니 선물을 해서 스스로 읽고 느끼는 바가 생기길 바라야 하나... 란 생각마저 들었다.

1권 마지막 부분에 남학생이 왕따 당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읽는 내내 눈물이 다 났다. 실제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우리 사회에서 버림받는 불쌍한 영혼들이 아닌가. 학교가, 학생들이 왜 이래야만 하는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데 무엇부터 바로잡아야 하나.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얼른 2권도 마저 읽어야겠다. 읽으면 읽을수록 막막해지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우리 아이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고 교육 철학을 제대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