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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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초반부에 드디어 이 책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Eine kleine Nachtmusik>는 모차르트의 곡의 독일어 이름이었다. 한국어로 풀이를 하면 '어느 작은 밤의 음악' 소야곡이다. 무슨 곡인가 하고 검색을 해보니 너무나도 흔하게 자주 듣던 음악이어서 되려 놀랬다. 이름이 하도 어렵고 입에 안 붙길래 뭔가 색다른 특이한 음악일 줄 알았는데 그냥 독일어로 되어 있어서 어렵게 느껴졌던 것이었다.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순수한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어 모차르트가 작곡한 13개의 세레나데 중 가장 사랑받는 현악합주곡이라고 알고 있다.

https://youtu.be/QZWKUszkbXU

6편의 단편 소설이 한데 어우러져 이야기가 진행되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이야기는 계속 연결이 되며 전개된다.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며 설문지 조사하는, 토이스토리를 본적 없는 사토, 미장원 고객의 동생과 전화 통화로만 관계를 이어가는 미나코, 게으른 성격 탓에 와이프가 집을 나가 정신적 충격을 받은 후지마, 그러면서 5년에 한번 운전면허  갱신일 마지막 주말에 자신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게 되며 통장정리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준 에피소드, 아버지처럼 살기 싫다고 다짐하는 가즈토, 학교 다닐 때 뚱뚱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한 아픈 기억의 소유자 구보타. 실제 인생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나만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모두 알게 모르게 한데 어우러져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서 한 다리만 건너면 알 수도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살면서 모를 수 있지만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우리의 인생 이야기를 이 책에서처럼 어떤 안 보이는 연결고리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안 보이는 실로 연결되어 있는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행동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부부 문제는 외교야 외교. 여자는 종교도, 역사도 다른 외국이라고 새각해야 해. 그런 사람들끼리 한지붕 아래에서 살 부비며 살려면 당연히 외교적 교섭 기술이 필요하지. 척째, 의연한 태도, 둘째, 상대의 면을 세워 주면서. 셋째, 확답은 하지 않는다. 넷째, 국토는 수호한다. 알겠어? 이혼도 하나의 선택지야. 함께할 수 없는 타국과는 거리를 두는 게 국민을 위해서도 좋지.
외교 문제를 잘 처리 못 하면 제3국에게까지 불똥이 튄다고. pg116

이 책을 통해 저자 이사카 고타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에게 특별한 운명적 만남을 기대하지 말고 그 사람 자체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갑을 주워주면서 만남이 시작이 되든, 회사원을 선호하는 것 같아 전화통화만을 줄 곳 하며 고백할 시기를 찾는 것이 되었든, 누가 되었든 간에 옆에 있는 지금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건 어떨까 생각을 하게 한다.

나도 신랑에게 물어봐야겠다. 우리의 만남의 처음에 대해. 우연이었든 필연이었든 지금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말이다. 우리의 소소한 만남이 지금의 특별한 순간, 특별한 삶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말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경쾌한 그의 문장에 매료되었다.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소재를 다룬 소설이라 신선하다. 5가지 이야기를 마지막 이야기에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아우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이사카 고타로의 팬이 많은 이유가 분명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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