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찬호께이.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알마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S.T.E.P 스텝>은 저자 찬호께이와 미스터펫의 공동으로 작업한 책이다. 사실 최근에 소설책을 읽기 시작해서 저자 찬호께이나 미스터펫에 대해 알지는 못하지만, 주위에서 들어보니 찬호께이 팬들이 많이 있고 그의 책을 꽤 많이 읽은 것으로 보아 이 책 역시 재밌을 것 같아 책 읽기를 시작하였다. 공동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어떤 스타일의 소설인지, 책 커버는 왜 이렇게 화려하고 이 그림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였다.

이 책은 총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미국과 일본에서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찬호께이는 미국 배경을, 미스터펫은 일본 배경을 맡아서 작업을 했다. 서로의 상상력을 어필하며 토론하고 집필했을 텐데 왠지 무척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서로를 설득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배움도 있고 추억의 작품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내가 죽인 '엘로 몽키'는 언젠가 제 자신을 불태웠을 게 분명하다..라며 책 내용이 시작된다. 처음 시작부터 살인이 언급된다. 소설은 미래 2028년도이다. 그렇게 먼 미래가 아니다. 사이코패스인 매슈 프레드가 감옥에서 나왔고, 청소부로 어느 고등학교에 취직이 됐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데, 작가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엔 아직 로봇이 판을 치지는 않는다. 나는 그때쯤이면 로봇 청소기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많이 가지고 갔을 것이라 상상하곤 하는데 말이다. 어쨌든, 그는 감옥에서 나와 여전히 사람들을 폭행하고 또 잔인하게 죽인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가상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이다. 즉, 미래에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을 돌려 범인의 형량과 석방을 결정한다. 실제가 아닌 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생각이 났다. 그 영화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어떤 예지능력이 있는 여자가 미래를 보며 범행을 저지르는지를 보고, 사전에 그 범인을 잡음으로써 범죄가 없는 미래를 그렸다. 

 

미스터펫이 담당한 배경 일본에서는 미국의 형량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사보텐(선인장)이라고 이름을 짓는다. 책의 표지가 바로 사보텐이다. 시스템 도입 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결과를 가진 사람이 석방이 되고 나서 범죄를 저지르고 자살은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탐정 메이구에서 조사를 의뢰를 하며, 역시 컴퓨터가 아닌 사람이 조사하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스템을 완벽히 만들려 해도 과연 완벽이라는 것이 있겠으며,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예측불허하다는 것을 또 한번 생각하게 한다. 사람이 때로는 나약하고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내리는 판단을 과연 컴퓨터가 대신할 수 있으며 제아무리 슈퍼컴퓨터라도 사람의 행동을 절대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추리소설의 흥미로움과 동시에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초래할 수 있는 인간의 선택(제아무리 대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한들, 인간의 자유나 존엄한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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