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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셉션 1 - 조 밴더빈의 비밀
리 스트라우스 지음, 영리 옮김 / 곁(beside)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 커버를 보면 머리를 단정하게 정돈한 금발의 여자아이가 발레복 같은 것을 입고 있다. 그래서 난 발레랑 관련이 있나? 하며 상상을
먼저 했다.
책을 읽고 나니 여자아이가 입은 치마에 그려진 낙서가 바로 영화 <메트릭스 Matrix>에서 나왔던 코드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우리의 미래에 생겨날 수도 있을법한 일을 소재를 다루었다. 현재 유전자 분석에 대한 발전에
세계가 놀라고 있으며 DNA 분석을 통해 약 처방도 맞춤형으로 가능하게끔 의료시설이 발전하고 있어 수명이 더 늘어날 것을 예고한다. 윤리적인
문제와 계속 부딪치고 있지만 유전자 복제에 대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되고 있으며 죽고 난 후에도 기술이 발달하여 혹시라도 부활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육신을 냉동시킨다는 기사도 읽은 적이 있다. 그 금액이 상상을 초월하는데 이미 많은 부자들이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는 것도
말이다.
이 책은 유전자 조작으로 수명이 두 배로 늘어난 부유층 사람들인 GAP와 이를 반대하거나 돈이 없어서 빈곤한 생활을 하는
자연인 내추럴들이 살고 있는 세상이다.
주인공 조 벤더빈은 GAP 이고 그녀의 엄마, 아빠 그리고 오빠인 리암,
남자친구 젝슨, 청소부 샌드라 그리고 그녀의 아들 노아 브로디의 등장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이
된다.
GAP는 외모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사람들도 묘사가 되지만, 가족 간의 우애나 애정을
봤을 때 너무 차갑고 인간미가 없게 느껴진다. 가장 가깝고 많이 서핑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는 오빠 리암도 조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남자친구 젝슨은 과연 이 남자가 조의 남자친구가 맞나?할 정도로 서로에 대한 애정도 없어 보이고 계속 그럴싸한 외모만 묘사가 되어 좀
의아해하기도 했다. 작가가 일부러 GAP 사람은 차갑게, 내추럴은 열정적이고 따뜻하게 그려낸 것은 아닌지, 암묵적으로 유전자로 장난을 치고 있는
인간의 욕망을 비웃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본다.
오빠 리암이 사라졌음에도 부모님의 행동도, 남자친구 젝슨의 행동도 이상하다.
경찰들의 움직임도 묘하다. 이 책을 읽으며 왜 이렇게들 행동하지? 뭔가 수상하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은 세상 물정 모르는 조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나 할까.
미래에 정말 실현 가능할 것 같은 테크놀로지들이 많이 등장한다. 4차 산업혁명에 관한 기사나
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컴링에 대한 얘기는 흥미로웠다. 컴링은 커뮤니케이션으로 미래형 스마트폰인 데 반지 모양으로 손가락에 끼우고
작동시킨다. 화상전화, 컴퓨터 등 모든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아직은 여기까지 테크놀로지가 발전은 안되어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정말 있을 법도
하다. 오토매틱으로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휴머노이드 로봇 등 생각만 해도 너무 편한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오토매틱
자동차는 계속 시험 중이고 로봇청소기 또한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책안에서는 나에 대한 정보가 들어 있는 칩을 몸 안에 인식해서 스캔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요즘은 핸드폰에 모든 정보를 보관해서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핸드폰을 분실하는 순간 엄청난 불편함이 겪는다. 윤리
인식, 해커들의 위험성 등에 대한 고민을 다 무시한다면 솔직시 몸 안에 칩을 장착해 모든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면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편할 것
같긴 하다.
만약 나에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칩을 내 몸 안에 인식하는 것을 결정했을까, 아니면 노아처럼 옛날 방식(우리의
지금방식)으로 살아갈까?
수명을 두 배로 연장할 수 있다면 나는 유전자를 조작하여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오랫동안 살고 싶을까 아니면 백
년도 충분하다며 자연적으로 살아갈까?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일까?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이 창조주에게 도발하는
것인가? 영혼은 정말 있는 것일까? 답은 없지만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조 밴더빈은 오빠 리암이 실종된 후 방에
텍스터라는 이름을 보고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여 노아의 도움을 받으며 오빠를 찾는다.
처음에 조에 대한 인식은 생각
없이 사는 예쁜 금발의 GAP 여자아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점점 성장해가는 조를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주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온실 속의 화초였는데 점점 세상에 눈을 뜨고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이 훨씬 더 매력 있게 보인다. 조는
오빠 리암이 실종된 후 방에 '텍스터'라는 이름을 보고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여 노아의 도움을 받으며 오빠를 찾는다. 그래서였을까. 노아는
조와 사랑에 빠진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둘 다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로 그려져서 왜 그들이 갑자기 사랑에 빠지게 됐는지를
공감하기엔 다소 부족한 것 같다. GAP를 반대하고 좋아하지 않는 노아는 갑자기 조에 사랑이 빠지고, 조는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부 아들인 노아에 사랑에 빠진다. 물론 매력이고 헌신적인 모습에 반하긴 했다고 하지만 사랑에 무슨 논리가 필요하겠냐만 난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뭔가가 있길 계속 바랬던 것 같다.
노아는 기본적으로 GAP, 즉 유전자 조작 인간들을
반대한다. 내추럴의 노동을 착취한다고 생각한다. 솔시티를 보면, 지진 발생 후, 벽을 세우고 가난한 사람들을 몰아낸 다음 자신들의 유토피아를
만들었다고 노아는 주장한다.
"너 유전자 변이에 돈이 얼마나
드는지 알기나 하니? 수명 연장은 훨씬 더 비싸."
"그럼 돈 문제가 해결된다면? 누군가 너한테 돈을 준다면 할
거야?"
"아니, 절대로 안 해."
"너희 가족 전체를 다 해 준다면? 100년을 더 살 수
있는데도?"
"100년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해."pg147
"우리가 노력하면 뭘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그 노력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해진다."pg211
잭슨이 왜 조에게 집착 아닌 집착을 하는지, 할아버지의
끝없는 욕망과 자신의 손녀에게까지 할 수 있는 엄청난 일들, 조와 리암의 부모님의 행동, 그리고 결국 리암이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발혀지는 부분도 있고 아직 미궁 속인 부분도 있다.
1권 마지막 부분에서 조와 노아가 함께 가게
될 여정에 대해 암시한다. 아직 풀리지 않은 궁금증을 2권에서 좀 더 얻을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
너무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만 않은 로맨틱 성장 추리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영화 <가타카 Gattaca>와 <엘리시움 Elysium>이 많이
생각나게 했다. 퍼셉션을 영화로 제작해도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 2권이 역시 매우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