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 분야의 스테디셀러라는 <프로이트의 의자>의 책 소개 부분에서 무의식이 나를 어떻게 조종할까에 대한 답도 궁금하고 내 안에 세 사람이 산다는 목차를 보고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처음에 2009년에 발행이 되었고, 개정판이 올해 나왔다.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정신분석가인 정도언 교수님은 이야기를 들려주듯 설명을 해주는데 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정도언 교수님에 대해 친근하게 느껴지게 하는 부분도 있고, 프로이트는 누구이며 그의 이론은 무엇이고, 정신분석가의 관점에서 말하는 다양한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처음엔 나 스스로를 들여다보기로 시작하여 무의식의 상처를 이해해보고 타인을 향한 우리의 무의식 세계에 대해 알아본 후 무의식에 대한 기본 치유법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다가서기엔 조금 딱딱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냥 그런 내용은 참고만 하고 실제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단어들을 정신분석가가 정의를 내려주는 것이 좋았다. 알고 있는 듯하지만 더 확실히 알게 되며 나의 마음, 상태에 대해서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소속감, 자존심, 자기실현, 공격성, 억압, 합리화, 방어기제, 공황, 고독과 외로움, 우울증, 분노, 공포, 좌절, 열등감, 시기심, 질투, 애착과 고독, 오해와 집착, 사랑 등에 대해 정신분석학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매우 공감이 가며 나뿐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의 행동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 부모님, 형제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며 우리 가족을 더 이해하고 사랑해야겠다는 기특한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마음은 마치 순두부 같습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흔들리고 쉽게 뭉그러집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오래 남습니다. 이렇게 여린 마음을 잘 보호하기 위해 누구나 마음의 경호실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를 방어기제라고 부릅니다. pg55

내 안에 세 사람이 산다. 그들의 이름은 이드 id, 초자아 superego, 자아 ego이다. 이드는 욕망초자아는 도덕, 윤리, 양심을 나타내며, 자아는 중재자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드가 욕구를 주장하고, 초자아는 금지된 일을 못하게 하거나 이상을 추구하고, 자아는 타협점을 찾는 역할을 한다. 3가지의 밸런싱이 잘 안되어 한쪽 면에 너무 치우치게 되면 너무 본능에 충실하여 사고뭉치가 되거나, 너무 절재된 삶을 살게 되어 스스로를 고단하게 하거나, 융통성 없고 팍팍한 인생을 살 수도 있다.

이런 타협성을 이끌어내는 자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힘 있는 자아는 고통스러운 일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러니 평소에 자아의 힘을 키워놓아야 합니다. pg38

소속감의 극치는 이타주의입니다. 이타주의란 '나를 희생해서라도 남을 위하자'는 생각이자 행위입니다. pg43

나는 아침에 일어나 인터넷 검색을 하고, 책을 읽고, 잡지를 보고, 음악을 듣고, 그림을 감상합니다. 이런 일들이 인지적 욕구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세상에 속하고 싶은 욕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Pg 44 나 역시 아침에 눈을 뜨면 저자와 비슷한 일들을 한다. 요즘은 독서에 푹 빠져서 이웃 블로거들의 서평을 읽으며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작성하고,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한다. 북 카페에 가입해서 책에 대해서 또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행동이 육아로 인해 동굴 속에서만 갇혀지내는 것 같은 내가 새롭게 만든 돌파구인 줄 알았다.  책을 많이 읽으니 몰랐던 것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 같고 자기실현을 하는 것만인 줄 알았는데, 저자의 말을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서 했던 행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생각을 많이 하게 한 단어가 있다면 이는 바로 '고독'이다. 고독과 외로움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며, 외로움은 덜어내야 할 감정이지만 고독은 추구해야 할 이상일지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굉장히 공감이 갔다.

 

 

한번 쯤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다. 나의 심리는 잘 지내고 있는지, 나의 무의식에 어떤 것이 지배당하고 있는지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보는 책이었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은 우리 인간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정신분석학자의 이론이 바탕된 관점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속의 한 줄

이타주의의 뒤에는 이기주의가, 부모에 대한 복종의 밑에는 반항심이, 순결을 지키려는 마음 아래에는 성적 욕구가 숨어 있는 것이 인간 마음이다. Pg73

정신분석학은 '갈등의 심리학'이다. 이 세상 그 누구의 마음 속이든 갈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 갈등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동반자이다. Pg77

은근하게 숨겨진 자살행위가 있습니다. 건강에 해로운 일을 꾸준히 또는 충동적으로 하는 것도 일종의 자살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흡연, 폭음, 폭식, 약물 남용이 그러합니다. 자신에게 나쁜 줄 알면서도 그러는 것은 불안을 해소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처벌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벌받는 괴로움을 통해 죄책감을 덜어내는 행위에서 얻는 만족감이 해로운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동기가 됩니다. pg116

현명한 사람들은 '고독'와 '외로움'을 구분해 말합니다.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이고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이라고 하비다. 외로움은 덜어내야 할 감정이지만 고독은 추구해야 할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Pg122

고독 상태로 들어가 내 안의 나와 정면으로 만나서 대화를 하세요. 나의 삶이 어디에 와 있는지, 내가 사는 이유와 의미는 무엇인지, 삶의 기쁨은 무엇인지를 찾아보세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과연 그것들이 두려워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정성을 들여 알아보세요. 가끔은 마음의 책상 서랍 정리도 필요합니다. 고독은 인생의 속도를 약간 늦추는 일입니다. 우리는 고독을 통해 성장합니다. pg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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