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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와 나누는 대화
허우원용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연 / 2016년 9월
평점 :
나는 자기계발 서적을 자주 보는 편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도 있거니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까 궁금하기도 하다. 동일한 이유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내 안의 나와 나누는 대화』는 가독성과 흡입력이 매우 높고 그의 진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어우원용은 타이완 사람이며 마취과 의사였다가 현재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 중이다. 책 내용 중 자신이 의사가 되는 과정, 그만둔 계기, 작가로서의 삶에 대해서 언급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역시 쉽기만 한 삶을 산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아들과의 대화, 강연 중 청중과의 대화, 개인 면담, 친구와의 사건, 병원에서 의사로서 경험한 일들, 그리고 『위험한 영혼』이란 책이 만들어지며 겪은 경험을 등 술술 이야기보따리 풀 듯 이야기한다. 그는 진솔하게 자신이 강연에서 하는 말들이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의 무게감에 부담을 느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와 닿았다.
어느 블로거에게 나는 물어봤다. 왜 이렇게 열심히 블로그를 하냐고. 솔직히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라고 직설적으로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그랬더니 그 블로거의 답변은 이랬다. 누군가가 나의 블로그를 통해 배워가거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재능기부 같은 것이라고. 상품 후기를 남기거나 서평을 남기는 것도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은 '관계'라고 대답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환자들이 임종을 앞두고 가장 많이 후회하는 일이 바로 건강할 때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 등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가 멀어졌던 이들과 화해하고 마지막 인사를 원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삶의 '의미'였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과연 나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부분 자신이 얼마나 인생을 허비하며 살았는지에 대해 후회한다는 대목을 읽을 때 잠시 차분하게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흔히 하는 얘기일 수 있지만 이렇게 또 한번 이야기를 들을 때면 다시 각성하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자꾸 자기계발 서적에 손이 가는 것 같다.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좋은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다면 이 세상이 이토록 삭막하기만 하지는 않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많이 포기했던가? 자신의 존엄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에게 상처를 줬던가? pg53
이 책을 통해 나도 내심 자신이 없고 궁금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다. 그건 바로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이다. 나 역시 책 읽는 것이 앞으로의 인생 구도에 과연 도움이 될지에 대해 의심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물고기'와 '물고기 잡는 법'에 대해 언급을 한다. 아무형식 없는 좌담회에서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 역시 그 좌담회에 참여했던 학생인 듯 그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저자는 관성의 힘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여러분이 책을 읽고 어떤 깨달음을 얻어 그것을 삶 속에서 실천했기 떄문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이것은 피동적인 거에요. 좋아하는 여학생과 사귀기 위해서든 아픈 사람을 돕기 위해서든, 먼저 새로운 인생에 대한 열망이 있어야 해요. 그러한 열망이 있을 때 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에요. 달라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새로운 방식을 찾는 거고, 새로운 방식을 찾은 다음 행동을 하게 되는 거랍니다. 반드시 여러분의 열망이 동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동력만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목표에 다다를 수 있게 해줍니다. 진실한 열망이 없으면 새로운 인생도 있을 수 없습니다. pg178
이 책을 통해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진솔한 저자와 인터뷰를 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많은 이들이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 역시 의미 있고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문학 서적이든 비문학 서적이든 책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