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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속의 한국사 2 : 조선왕조 500년 - 역사소비시대의 역사 읽기 ㅣ 한국사 속의 한국사 2
고석규.고영진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16년 4월
평점 :
역사소비시대의 역사 읽기 한국사 속의 한국사 2
역사소비시대의 역사 읽기 한국사 속의 한국사 2 / 고석규 고영진 공저 / 느낌이 있는 책 / 448pg / 한국사
『한국사 속의 한국사』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은 선사에서 고려까지, 2권은 조선시대 500년, 그리고 3권은 근.현대사 150년에 대한 책이다.
나는 한국사를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한국사 중에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보통 한국사를 fact 중심으로 나열하고 배우는 입장이었다면 이 책은 사실 뿐만 아니라 비평을 함께 해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역사를 나 역시 평가나 재해석, 의견을 갖게 하는 책인 것 같아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이 책은 『역사 속의 역사 읽기』 라는 20년 전에 발간한 책을 토대로 다시 씌어진 책이라고 한다. 20년이면 역사를 평가하는 기준, 역사의 인식도 사회의 변화도 많이 변경 되었기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쓸 때 많은 부분을 수정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Fact 중심으로 무조건적으로 암기를 하는 것이 주요 목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를 분석하고 인과관계를 밝히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전후 맥락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 주요 목표라는 점에 생각하며 읽기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던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해 저자는 언급한다. 이른바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밀어붙였던 것이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저자는 “올바른 역사인식이란 정부가 정해주는 하나의 답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을 토대로 창조사회를 지향하는 21세기에 정부가 정해 주는 하나의 답만이 올바르다고 가르치는 역사교육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다.”pg 5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이것을 주도적으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교육을 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교육인데 하나의 답을 통해서 형성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저자는 매우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앞으로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이 교과서 외에 다른 한국사 서적을 많이 읽어야 하겠구나..란 생각이 함께 들었다. 왜 한국사 교과서를 왈가왈부하려는지 정부의 저의가 아직도 매우 의심스럽다.
이 책은 크게 8장으로 나뉜다. 역사적 사실의 흐름을 바탕으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중심으로 조선시대를 설명한다.
우선 고려멸망 후 건설된 조선, 그리고 그 안에서의 이야기들을 시작으로 흥선대원군의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fact 중심으로 인물이나 사건들을 설명하기 보단, 그 fact 를 바탕으로 역사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듯 저자는 질문을 툭툭 던진다.


예를 들어 세조의 쿠테타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는 것이 좋을까? 에 대해 저자는 질문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린 단종을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겠노라 조카를 죽이면서 까지 왕위를 지킨 세조를 나쁘게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꼭 그런가?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종이 만약 세자 책봉을 자신의 아들이 아닌, 이 나라를 정말 잘 통치하고 조선을 더 잘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 왕위를 물려받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면, 그러므로 처음부터 문종이 아니라 세조가 왕위를 물려받았으면 어땠을까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종은 문종이 병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터, 더불어 문종이 만약 왕위를 어린 아들에게 주지 않고, 맘 편히 세조에게 물려주었다면 단종의 운명이 꼭 이렇게 비참했을까? 태조 이성계 역시 이방원의 성정을 잘 알고, 영민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린 막내를 세자책봉을 함으로써 이방원의 ‘왕자의 난’과 같은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났는데, 만약 태조 이성계가 처음부터 태종 이방원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으면, 이런 참담한 조선의 역사가 시작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직 한국사에 대해 견해가 깊지 않아 들 수 있는 생각일 수는 있지만, 만약 처음부터 왕위를 물려 받는 사람에 대한 시스템을 달리했다면 이토록 도덕규범을 정면으로 어기는 일이 빈번히 생기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란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은 “what if” 란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인 것 같다.
역사에 정답은 없다. 한국사를 토대로 역사를 재해석하고 논쟁을 벌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대한민국 시민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면서 정작 왜 독도가 우리 땅인지 역사적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이가 몇 명이나 될 지도 궁금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사에 더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기 위해 좋은 책인 『한국사 속의 한국사』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