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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의 상인들 - 프란치스코 교황 vs 부패한 바티칸
잔루이지 누치 지음, 소하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부패한 바티칸에 대해 고발한다, 2012년 교황청 기밀문서가 유출되며 바티칸이 발칵 뒤집어졌다 라는 책 소개를 보고, 종교적 배경지식이나 인문학적 지식은 전혀 없지만 뭘 고발한다는 건가… 종교단체에 기밀문서가 특별히 있을게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을 시작으로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심히 불편했다. 어찌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하지만 너무 슬픈 현실이 낱낱이 파해져 지는 듯 했다.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했던가…… 그냥 선행을 베푸는 종교 집단이길 바란다.. 하고 지나가기엔 너무나도 엄청난 비리와 부패한 단체이기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좀 더 긍정적으로 백 번 양보해서 생각해 보자면, 인간이니 그럴 수 있겠다…라고 생각도 들었다. 이 넘의 돈이 문제구나… 라고 말이다. 종교단체이든 기업이든 비영리기업이든 간에 관리자들이 돈의 노예가 되기는 정말 쉽구나..란 생각에…. 인간을 미워하지 말고 돈을 미워해야 하는 건가… 란 생각도 들었다. 역시 윤리가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임은 분명한 것 같다.
종교란 하느님을 믿고 섬기고 올바른 일을 행하는 것이며 자기 내면관리, 사후 세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현 세계에서 착하게,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면 천국에 간다란 믿음으로 사람들이 종교의식을 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종교가 없다. 있고 싶어도 믿음이 안 생긴다. 맹목적으로 “믿어라~” 라고 하기엔 너무 모든 종교 말씀에 모순된 부분이 내 눈에는 많다.
이 책에서 고발하는 내용처럼 종교단체의 시스템이, 교황청이, 관리직들이 썩었다 해서 신자들의 믿음이 달리 변질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저 신자들이 종교단체를 이끄는 사람들이 제대로 해야 할 일을 하는지를 좀 더 주의 깊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느님을 믿는 건 믿는 것이고,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니 말이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지 교황이나 교황청들을 섬기고 믿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잔루이지 누치(Gianluigi Nuzzi)는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이고 TV 뉴스 앵커이다. 그는 교황청의 비리, 바티칸의 부패를 폭로하는데 서두를 요한 바오로 1세의 의문스러운 죽음으로 시작한다. 요한 바오로 1세는 예수회(Jesuit Order)앞에서 연설문을 발표하기로 되어 있던 1978년 9월30일의 하루 전날 한 수녀로 인해 발견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3년 3월 프란치스코(Francis, Jorge Mario Bergoglio) 교황이 266대로 임명된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프라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에서 감추고 있는 비리와 부패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외롭게 내부의 부패와 싸우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프란치스코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관성과 스캔들, 절도, 부정, 불투명한 이해관계로 혼란스러운 교황청의 모습을 살펴봤다. 교황청의 무책임함 때문에 베네딕토 16세는 사임했고, 교회는 다수의 신앙인을 잃었다. 이를 바꾸기 위해 프란치스코는 유능한 인재들을 바티칸에 투입했고, 외부의 전문가들을 고용해 수백만 유로를 지출하며 교황청의 회계를 조사하게 했다.
pg 346
억대의 돈들이 대차대조표에서 나타나지 않은 채 사라지곤 하고, 이것이 무슨 기밀인가 싶은데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 지에 대해 알아 내는 것이 이렇게 하늘에 별따기 인지… 대규모 현금이 완벽한 재량권으로 관리해 온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참 과간도 아니다 란 생각을 했다. 바티칸은행 역시 매우 의심스럽다.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들의 계좌에 들어 있는 엄청난 돈들, 개인이 계좌를 가질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베드로 성금의 수익을 분석한 보고서는 매년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익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해서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오늘날까지도 절대적인 일급기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드로 성금의 사용 내역은 교황청에 대한 연결 재무 보고서에도 배제되고 있는 것입니다.pg 104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모금된 돈이 검은 구멍으로 줄줄 새고 있다는 주장과 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가 절대적인 비밀이라는 것이 정말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안되고 너무 슬프다. 더불어 신자들이 이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제 용납하면 안될 것 같다. 궁금하지 않을까? 내가 낸 성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이제는 의심해 보아야 마땅하다.
추기경들이 누리는 특혜도 어마어마 하다. “추기경들은 차고에 리무진이랑 고급 세단을 갖고 있으면서 밖에 다닐 때는 피아트 500 같이 작은 차를 타지. 그러면서 집은 또 고급아파트라니까.” 91pg 농담으로 한 이야기가 실은 사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이 로마 심장부에 위치한 호화로운 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풍족한 삶을 산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집세도 안내고, 선교 수녀들은 추기경의 비서, 청소부, 가정부로 일한다고 한다. 아파트 사이즈도 무려 100평들이 넘는다. 종교 단체에서 선행을 보여야 하는 이들이 이러고 있다. 그들도 인간이기에 그렇겠지만 해도해도 너무 하는 것이 아닌가…
소아성애 스캔들에 대해서 간혹 기사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사례를 보니 역겨운 생각까지 들었다. 설마설마 했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럼 왜 신도들은 가만히 있는 것인지도 의심이 들었다. 막연히 제대로 운영이 되겠거니… 하는 안일한 생각에 하느님의 믿음이 곧 추기경에 대한 믿음이라 착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모두가 다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들이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관행으로 이어지는 행위들이 너무 놀라울 따름이다.
회사도 부패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투명성을 외치며 외부 감사를 받고 그 와중에 또 비리가 생기고 돌고 도는 것 같다. 다만 종교 단체도 인간들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백프로 투명하기 어려울 것이라 짐작은 하지만, 저자의 책을 읽고 있으면 어느 기업을 통 털어 가장 역사적으로 길게 장기적으로 깊은 바닥부터 썩어 있는 기업이라고 손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빨리 많은 정보들이 오픈 되고 투명해지고 관리들이 반성해서 진정으로 그들이 해야하는 임무를 수행하길 바랄 뿐이다.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은 외롭게 싸우고 있다. 많은 이들이 교황을 도와 새로운 종교개혁으로 인도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3년 째 아무 진전이 없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부패할 대로 부패 되어 있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신자들도 그리고 부패한 이들이 스스로 깨달아서 개혁을 함께 추진하기를 바라는 바다.
우리의 목표는 모인 돈이 가난한 사람과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되게끔 하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