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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고 되새기는 고전 국가 ㅣ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3
김혜경 지음, 플라톤 원저 / 생각정거장 / 2016년 6월
평점 :
국가 / 플라톤 원저 / 김혜경 지음 / 생각정거장 / 166pg
많은 인문학 관련 서적을 읽을 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책이 있다면 이것은 단연 플라톤의 『국가』이다. 그 외에도 많은 책들이 있지만 기본 중에 기본인가...싶을 정도로 많은 저자들이 인용하고 극찬하는 책이다. 그런데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 읽기 부담스러운 책, 읽어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까 하는 책 리스트 중에 있었던 플라톤의 『국가』를 드디어 만나보았다.
그런데 책을 받고 깜짝 놀랐다. 책이 너무나도 얇았기 때문이다. 하루면 충분히 볼 수 있겠네~ 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렇게 압축요약이 된 것을 내가 철학적인 마인드로 읽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역시 만만치 않은 책이었다. 저자 김혜경은 『국가』를 이해하기 위한 질문과 “왜 내러티브이가?”에 대해 설명을 제일 처음 하는데 3번은 읽은 것 같다. 그래도 마냥 사상이 어렵기만 하다. 저자의 말을 읽으며 끄덕 거리다가도 몇 장 더 넘기면 엥? 하는 나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말장난 같지만 말장난이 아니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가도 뭐라는거야? 하는 생각에 온통 정신이 뒤죽박죽이 되었다.
그러면서 저자의 이력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 서울대 철학과를 학부, 석사, 박사 다 받고, 현재 인재대학교 인문학부 교수이자 인간환경미래연구원장이다. 정말 화려한 이력이다. 그런 저자의 함축된 의미를 내가 한번 읽고 어찌 이해하리오~ 라며 나중엔 좀 더 마음을 비우고 읽게 된 것 같다.
사실 간단하게 생각하면 플라톤의 『국가』는 이런 내용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글을 작성한다. 실제 인물이든 가상 인물이든 간에 소크라테스와 그 인물과의 대화 안에 플라톤의 생각을 녹인 것이다. 즉, 플라톤은 이 책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의 ‘나’는 소크라테스이고 그의 내러티브다. 아이러니 하게도 소크라테스는 직접 자기 손으로 책을 지필 한 적이 없다. 플라톤의 글에서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대화법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는 많은 질문들이 오고 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든가 “무엇이 정의인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등 10장에 걸쳐서 압축적으로 질문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를 토대로 단순히 플라톤의 이데올로기나 이상적인 국가를 설명하기만 하지 않고 추가적으로 여러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하며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하고 스스로 의견은 만들게 유도한다. 저자는 책을 읽고 사상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소크라테스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장터를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그래서인지 책 읽는 속도가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꽤 오래 거린 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읽어야 하는 부분도 많았고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나 자신도 발견하였다.
나처럼 아주 처음 이 책을 접하는 독자라면 아무래도 저자가 참고했던 플라톤의 『국가』 천병희 저자나 박종현 저자가 쓴 책을 먼저 읽고 난 후에 다시 이 책을 접한다면 좀 더 깊이 있게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플라톤이 활동한 시대의 연표나 인명과 지명 해설을 따로 해 놓아서 책을 읽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부정의한 체제의 출현과 계속되는 타락은 무제한한 욕망,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중심에 두고 진행되었다. 부정의한 체제들은 적절함을 모른다. 부정의한 체제들은 지배에 부적절한 부분 또는 계층이 자기 한계를 넘어서서 다른 것을 지배하고 전체를 주도하려 드는 과정에서 출현한다. 부적절한 것이 나라 전체, 영혼 전체를 끌고 가는 과정이 부정의가 심화되고 진행되는 과정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전체 영혼이 그리고 공동체 전체가 최상의 상태에 도달하여 분별과 정의를 확보하는 것이다.“ 152pg
“<국가>의 논의에서 정치체제의 연속적인 퇴락은 불가피한 것으로 묘사된다.마치 산꼭대기에서 눈 뭉치를 살짝 떨어트렸을 뿐이데 그 작은 눈덩이가 산비탈을 따라 굴러 내리며 자기 몸집을 무섭도록 크게 불려 나가는 것과 같다.” 153pg
인문학 서적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드디어 인용만 되던 플라톤의 『국가』 를 읽게 되어 너무 뿌듯하다. 역시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란 것을 이 책을 만난 후에 느끼게 되었다. 인문학의 중요성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요즘 플라톤의 『국가』를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 읽고 싶은 고전인문이 너무나도 많다. 하나 둘 읽어가다 보면 나의 인문학적 견해가 깊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