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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개정증보판)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6년 4월
평점 :
리딩으로 리드하라 / 이지성 / 차이정원 / 430pg / 인문 / 개정판
인문학의 중요성을 팍팍 전도하는 책이다. 인문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경험담과 함께 방법론에 대해서 저자는 조심스럽게 추천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고, 받아 적고,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읽게 되었다. 아~ 진작 좀 인문고전을 접했더라면…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 아이들 육아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겠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되었다.
아마 우리 아이들 교육의 방향에 허둥지둥 있는 요즘, 좀 명확해 진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유년시절을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중학교때부터 사실 인문 고전을 읽었다. 수많은 essay들을 쓰면서 작가가 의미하는 바, 그 시대의 배경, 역사, 그리고 작가와 나의 소통, 나의 견해 등을 매 수업마다 theme 을 잡아서 작성해야 했는데, 그것이 정말 고약한 숙제였다. 조지 오웰의 <1984>은 정말 이해하기 난해한 책이였던 기억이… 영어도 딸려서 한 page 당 찾아야 하는 단어가 수두룩 한데, 거기서 철학적인 견해까지 더했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존 스타인백의 <Great Gatsby>, British poem 들, 그리고 직접 rhyme에 맞추어 나도 하나 만들어야 했고, 세익스피어 <햄릿><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을 때엔 외운 대사를 연극을 하면서 학우들 앞에서 perform을 해야했던 악몽이 솔솔 났었다. 내가 가장 어려워했던 점은 책 읽을 때 튀어나오는 모르는 영어단어들보다 그 당시 시대적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점이였다. 그것이 무척 어려웠던 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긴 essay 쓰는 것은 기계처럼 해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지만 말이다. 근데 그 어린 시절에 나는 제대로 이해나 하고 essay들을 썼는지가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의심스럽다.
내 미국친구들 중 자녀들을 homeschooling 하는 부모가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해를 할 수 없었는데, 윌 스미스의 사례를 보니 조금은 이해가 간다. 윌 스미스 역시 그의 자녀들을 홈스쿨을 시키고 최고의 인문학 독서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내 친구도 역사를 엄청 강조하며 가르치고, 성경 수업은 매일 하는 것 같았고, 책을 읽고 essay 쓰기를 무진장 시키고, 아이들끼리 토론을 할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미국은 보면, 아이가 한명 아니면 다자녀다. 내 친구는 5명의 아이가 있다.) 내 친구가 역사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직접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나의 생각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이 이제서야 깨달았다. 내 친구는 역사를 너무 잘 알아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아이와 책과 해당 관련 자료들을 통해 질문하고 토론하며 함께 배워나가는 것이였다. Home school을 하는 자녀들은 각 state 별 법에 따라 서류를 제출하며, 어떤 공부할 수 있는 자료들을 가정으로 보내준다. 거기엔 영어(문법 스러운것), 언어(Spanish), 문학, 수학, 과학, 역사 등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보내주는 자료는 workbook 같은 것 이였다. 부모가 teaching 할 수 있는 material도 함께 보내준다. 질문지 같은 거였다. 비용도 사실 만만치는 않아 보였다. 미국은 책값이 기본적으로 많이 비싸고, 불법 인쇄를 해서 사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립학교를 보내면 간단하고 쉽고 저렴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구지 home school 을 택해서 고생하는 친구를 이제 다시 보니 정말 현명하고 훌륭한 부모가 되었구나…란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 아이들도 친구네 가정으로 유학을 보내겠노라고.

[윌 스미스와의 인터뷰 내용]
다시 책소개로 돌아오면, 이 책을 읽으며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득을 당했다. 투자의 귀재, CEO 들 등은 모두 독서광이거나 인문 철학에 빠져 산다는 것이다. <정의는 무엇인가>를 쓴 Michel Sandel 교수도 Political Philosophy 관련 서적을 읽기를 좋아하고 우리에게도 권해주고 싶다고 네이버서재 인터뷰를 통해 본적이 있다. 인문 고전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것.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세종대왕, 정조 등등 훌륭한 인문들을 생각할 때, 그들의 인문학적 견해, 철학, 성품을 빼 놓을 수 없으니 말이다. 책읽기를 통해 두뇌의 변화, 둔재에서 영재로, 영재에서 천재로 변화되는 과정 등에 대한 예로 아인슈타인과 에디슨을 꼽았는데, 사실 우리 자녀가 천재가 되길 바란다기 보단, 생각을 할 줄 아는, 즉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래야 스스로 행복도 찾고 불행이 왔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책을 읽으며 다소 불끈 했던 것은, 일본이 선진국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문학 공부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지적, 우리나라가 예전에는 일본을 가르쳤으나 이제는 우리나라가 일본에서부터 수입을 한다는 점, 그래서 아무리 일본이 독도에 대해서 어불성설로 왈가왈부 할때에 우리는 화끈하게 대처를 못한다는 점 등에 대해 논할 때 매우 씁쓸해졌다. 지금 현재 초중고 교육방식은 옛 일본에 지배 받았을 때인 top down 군대식 방식을 여전히 따르고 있다는 슬픈 현실, 하지만 교사들만 책망할 수 없는 것은 그들도 이러한 교육방식의 피해자라는 점을 저자는 말한다. 이 말을 듣고 보니, 법, 제도, 수학적 용어 등등을 볼 때에 일본어에서 완전 직역을 한 것들이 많아서 말 자체가 너무 어려운 것들이 많다.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잠시 공부해본 적이 있는데, “확정각출형” 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엥? 이게 뭔말이여~ 했는데, 이게 일본의 제도를 참고해서 우리나라에 가지고 왔기 때문에 용어자체가 낯선 것이라고 들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하루빨리 인문 고전을 많이 읽고 견해를 쌓아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강대국이 된 일본에게 통쾌하게 할말은 하고 살 수 있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우울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과거 우리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의 존경을 받는 나라를 만들려면, 우리 국민 개개인의 두뇌 수준이 일본 국민 개개인보다 월등하게 뛰어나야 한다.” Pg 53
저자는 초보 인문학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디서부터 출발하면 좋을 지에 대해 소개해준다. 막연하게 인문학의 중요성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나는 무척 도움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읽으면 좋을 책들 + 난이도 및 순서를 말이다.
책 뒷면 부록을 보며 알찬 내용들이 있다. “부모와 아이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교육 가이드”, “참고 도서”, 그리고 가장 맘에 드는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 교육 단계별 추천도서”이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추천을 해주는 것이지만, 나에겐 좋은 지표로 따라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을 위한 추천 목록도 있다. 1년차, 2년차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당연히 나는 1년차부터 읽기를 시작해야겠다. 최근 읽은 『사임당을 그리다』 와 『호, 조선선비의 자존심』에서 나왔던 율곡 이이 『성학집요』부터 읽어야겠다 싶어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무턱대고 전집으로 한꺼번에 인문 고전책을 구매하기 전에 몇 권 정도 먼저 읽어보라는 조언도 저자는 한다. 갑자기 의욕에 넘쳐 엄청 많은 책을 구매하고 장식만 되고 볼 때 마다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은 안하는 것이 좋으니 말이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목록도 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읽히기 보단, 초등학교 2학년 전까진 충분히 놀리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는 인문 고전 읽히기는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현재 교육 현황을 보며 3학년 때부터 바빠진다고 주변 엄마들의 말들이 있어서, 가볍게 초등학교 입학할 시점부터 조금씩 읽혀나가는 것도 좋을 듯싶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읽으면 좋은 책에 공자 『논어』,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이 포함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읽으라고 잔소리하기 전에 내가 먼저 완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내게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있어!란 생각을 하며. 저자가 또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인문고적읽기의 노하우 중, 통독->정독->필사->자기 의견 갖기 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인문고전 독서의 진정한 경지에 이르는 것은 “사색”을 통한 “깨달음”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인문고전에 빠져들 준비를 하고 나니 뭔가 매우 뿌듯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시작을 해보고 너무 힘들고 좌절스러워지면, 이 책을 다시 읽고 동기부여를 얻은 후, 다시 인문고전 통독을 해야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교육자, 양육자들은 특히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본다.
<책속의 한줄>
인문고전 독서교육 읽기 방법론
1. 통독하게 하라
2. 정독하게 하라
3. 필사하게 하라
4.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하라
5.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시켜라
pg95
카를 비테 주니어가 받은 교육
1. 실컷 놀면서 교육 받았다.
2. 사랑과 격려가 바타이 된 교육을 받았다.
3. 하나님을 경외하는 분위기에서 교육을 받았다. pg102
철학고전은 사람의 두뇌를 차원이 다르게 바꾸어버린다. 사고의 수준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다. 철학고전 독서로 다져진 두뇌는 시장의 본질을 본다. 평범한 책만 읽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볼 수없는 그 무엇을 본다. 결과는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이익의 실현이다. pg112
나는 소크라테스의 삶이나 사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처럼 생각하는 태도란 곧 철학자의 사고방식인데 그 핵심은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 사고방식은 필연적으로 군중의 사고방식과 반대되는 것이다. 진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인데 군중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 떄문이다. 그래서 군중은 철학자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철학자는 군중 속에서 평생 외롭게 살거나 은둔한다.
pg 135
지혜는 책 속에 있지 않다. 지혜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한다. pg 138
"다섯 수레의 책을 술술 암송하면서도 그 의미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사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g261
사색을 기록하느 방법은
1)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따로 준비한 종이나 노트에 즉시 적는다
2)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책의 여백에 즉시 적는다.
3) 책 한 장 또는 책 전체를 읽고 사색한 뒤 그것을 독후감식으로 적는다.
첫번째 방식을 따른 천재는 중국 송의 천재 성리학자 장재와 우리나라의 천재 실학자 성호 이익과 서양의 천재 철학자 테카르트가 대표적이다. pg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