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을 그리다 - 내실에서 꿈을 찾은 예술가
정항교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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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을 그리다 / 정향교 / 생각정거장 / 204/ 역사

 

「사임당을 그리다」는 신사임당의 전반적인 삶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을 소개해준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non-fiction 즉 사실이야기를 쓴 책이다.

 

서점에서 이 책을 소개할 때에 이영애 주연 SBS 드라마 방영예정!” 이라고 되어 있어서, 사임당을 주제로 한 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사임당에 대해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이 여성에 대해 소개를 해 준다. 그래서 더욱 더 사임당과 가족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사임당을 이야기 할 때에 빼 놓을 수 없는 그녀의 셋째 아들 율곡 이이에 대해서, 그리고 다른 아들 딸들, 남편과 친부모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임당이 만약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뛰어난 예술가로써 인정받았을 것이다. 조선시대에 태어나 여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하며 산 인생인 듯 하다. 그녀의 유명한 그림 작품들이 시중에 한국전통상품들로 판매되는데 그 중 <초충도> 에 대해서도 더 잘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전통부채에 초충도 그림이 있는데 난 그림이 한 개인 줄 알았었다. 이 책을 통해 <초충도>는 두 폭의 발문을 포함한 열 폭짜리 병풍에 그려진 여덟 폭의 그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들이 제 이름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조선시대 부인들은 자신의 고유 이름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 사임당 역시 자신의 고유 이름을 갖지 못하고 호를 지어 불렀는데, 사임당이란 호를 본인이 스스로 지었다고 한다.

 

사 師는 스승이니 본받는 다는 뜻이고, ‘임 任은 중국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자를 따온 것이다. Pg 24

 

여기서 태임이란 여성이 우리 인류사 최초로 태교를 시작한 여성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임당은 태임의 영향을 받아 본인의 아이들 태교를 중요시 했다고 전해진다.

 

배속에 있는 아기가 태어난 뒤 어진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마음을 온화하고 몸가짐을 바르게 가지며,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좋은 말만 하고, 좋은 행동만 해야 한다는 뜻에서 태교라는 말이 비롯 되었다.pg25

 

사임당이 우리에게 현모양처로 알려져 있는데 책을 통해 나는 좀 다른 생각을 하였다. 사임당의 남편인 이원수는 여러면에서 사임당만 못했다고 한다. 일찍이 사임당은 <사기>를 읽었지만 오히려 남편의 학문이 깊지 못한 것을 알고 사임당이 가르쳐 주는 입장이였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도 남자들은 여자의 가르침을 달가워 하지 않았는데, 옛날이라고 달랐을까 하는 점이다. 사임당이 남편에게 10년 동안 서울 유학을 하고 오라고 시켰다고 한다. 이 대목을 읽었을 때, 남편의 반응이 상상을 해 보았다. 어쩔 수 없이 자신 보다 더 똑똑한 부인 말을 따라 서울에 갔지만, 도저히 안되겠어서 다시 돌아오기를 번복했다는 대목을 읽었을 때에도, 남편을 위해서 부인이 한 행동이었겠지만 조선시대에 이름도 갖지 못하는 부인이 남편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생각을 한다면, 남편 입장에서도 난감하였을 것 같다. 결국 사임당은 자신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것처럼, 남편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임당이 먼저 세상을 떠날 때에 재혼을 하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하였건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을 했다는 대목을 읽었을 때에도 좀 씁쓸했다.

 

율곡이이 외에도 학문, 예술적 재능을 이어받은 큰딸 매창과 막내 옥산 이우가 있다. 큰딸 매창은 어머니처럼 그림을 잘 그렸고, 막내 옥산 이우는 어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아 시, , , 금을 다 잘하여 사절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율곡 이이가 유독 막내 이우를 가장 아꼈다고 하는데, 어머니의 능력을 많이 닮아서가 아닌가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임당은 친어머니에 대한 애뜻함이 많았던 것 같다. 시집을 가면 친정에는 잘 못갔을 터. 어머니를 뒤로 한 채 지은 한시를 읽으니 마음이 애잔해진다.


 

이 책은 사임당이 그린 그림, 글씨, 그리고 일화가 있어 재미가 있다. 이것이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록된 것이라 더 신기하다. 더불어 한시가 많이 기재되어 독자로 하여금 그 시절로 함께 돌아간 듯 하게 만든다.

 

사임당 외에 율곡 이이에 대한 이야기 역시 매우 흥미롭다. 어렸을 때에 읽었던 위인전의 내용과 차이가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기억을 못하는 것인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서 그런지 느낌이 다르고 새로운 면을 많이 보게 되었다. 여러 부인을 둔 사연, 기생 유지와의 관계, 그리고 그의 자린고비, 율곡 이이의 가난한 자녀들 등등.


 

우리나라 화폐에 나란히 있는 부녀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정말 대단하다란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 선조에 대해 다시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다.

 

사임당,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가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중에 강릉에 가게 되면 꼭 오죽헌에 놀러 가야겠노라 생각했다. 분명 드라마 방영 후 엄청 사람들이 몰릴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영애 주연으로 방영될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높아지고, 드라마를 보기 전에 그녀의 삶을 들여다 보니 나중에 드라마를 보더라도 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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