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낯익은 지식들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신동기 지음 / 아틀라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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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낯익은 지식들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신동기 지음.

 

인문학은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진다.

너무 광범위하다고 생각되서 그런 것이 아닐까책읽기를 시작하다 읽어도 읽어도 점점 오리무중으로 빠져 들어 책을 내려놓기를 번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인문학에 대해 다시 한번 도전해고 싶었고, 이 책이 제격이다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놀랍게도 너무너무 재미있고 책이 손에서 안떨어지는 책이였다.

 

서문에 작가가 하는 말에 어찌나 뜨끔했는지.. 딱 내 이야기 같았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책을 안 읽기도 하지만 못 읽기도 한다. 책 읽는 재미를 못 느껴서 못 읽기도 하고, 너무 어려워서 그러기도 한다. <중략> 번역상 문제가 없는데도 어렵거나 재미가 없어서 못 읽는 경우는 대부분 바탕지식이 부족해서다. 서양 고전 치고 <성경> 이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 한두 마디가 나오지 않는 책이 없다. 조금 수준 있다 하면 플라톤이나 홉스, 아담 스미스 등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 나온다.< 중략> 물론 소수의 열성적인 독자들은 책을 읽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표시해 두었다가 따로 찾아보기도 하고, 그 내용을 좀 더 자세히 풀어놓은 다른 책을 사서 읽기도 한다. 어떤 책을 읽어도 재미를 느끼는 진정한 독서가가 되려면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을 하면서 10년 정도는 부지런히 손에 책을 들고 다녀야 한다. 그것도 주로 읽기 버거운 책들만. 그렇다면 이 소수의 열성파 말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이 없다. 지금 보는 단 한 권의 책만으로 책을 읽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최고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데 아예 진도를 뺄 수가 없으니 스트레스만 쌓인다. 읽기 어려워서 못 읽고 못 읽으니 바탕지식이 안 쌓이고, 바탕지식이 안 쌓이니 어려워서 또 못 읽고, 그런 악순환이 이어진다.” pg 23

 

나의 문제점의 정곡을 찔렸다. 그래서 생각했다. 최소 10년 동안 노력해보겠노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책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습관을 길러야겠다~ 고 다짐을 하며 책 읽기를 시작했다.

 

이 책은 열여섯 개의 인문학 바탕지식을 학습하는 주요 목표는 맛보기가 아닌, 인문학의 전체적인 틀 잡기에 있다. pg 24

이 책은 틀 잡기에 손색이 없었다. 전반적인 흐름을 쭈욱 훌터주는그리고 여기서 궁금증에 가지치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잇에 이 책 이후에 읽고 싶은 책들을 따로 정리하고 싶게끔 만든다..

내용 전개도 너무 스토리텔링처럼 재미있고 문장체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참 잘 씌여진 글이라 할 수 있겠다. 중간중간에 사자성어가 자주 나오는데 그것도 너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성인이 된 후 책을 읽더라도 재미위주, 가벼운 책 등을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은 읽는 내내 스스로 매우 뿌듯함을 주었다.

 

저자는 단편적인 부분만으로는 인문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동양을 알기 위해서는 서양을 알아야 하고, 반대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철학을 이해하려면 역사를,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렇기 때문에 종합적, 균형적, 체계적인 인문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열여섯 가지 인문학 바탕지식>

 

이 책을 골고루 위의 열여섯 가지 인문학을 다루고 있다. 책의 목차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는 저자의 말에 자신있게 한국사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도 전에 지쳐 책을 덮으면 안되니까..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통사적으로 이해하기에 너무 좋은 frame 을 잡은 것 같다.

우리나라 역사는 크게 6단계로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1) 삼국시대 이전 (단군할아버지)

2) 삼국시대

3) 통일신라시대

4) 고려시대

5) 조선시대 및 일제 치하

6) 현대

 

각 시대를 읽으며 기존에 봤었던 드라마 사극이나 영화만이 생각나는 건 너무 창피하다 생각했다.  아들과 즐겨 부르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노래가사를 생각하며 각 시대의 주요 인물들을 연상 시키기도 했다.

 

한국사의 역사를 스토리텔링식으로 풀어가는데,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 유리왕 이야기, 처용가, 동성애 이야기 등등, 우리 고유의 이야기를 그리스 로마 신화, 세익스피어 작품 등과 비교하는데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러한 소재를 자주 다루는가 보다.


현대사를 규정하는 세가지 특징은

10 경제와 정치의 압축적 발전과 향상

2) 그에 따른 사후 비용의 발생

3) 남북 분단에 따른 국민,국가 발전의 한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부존자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만들어졌으나,

지나친 물질 경도로 인한 철학의 부재로 국민행복도 118위(143개 국 중),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 pg 159

 

즉, 경제와 정치 양쪽 측면에서 모두 육체는 건강한 성인의 모습이나 정신은 그만큼 건강하고 성숙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너무 공감하는 부분이였다.


 

한국사를 읽으며 우리나라의 주요 역사가 시대구분 및 연도, 주요사건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전반적인 흐름을 보는데에도 좋았고, 이렇게 도표로 정리가 각 분야마다 있어서 한번 더 큰 흐름의 틀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국사 외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 불교, 성경, 친숙하지 않던 이슬람교, 국부론과 자본론, 어렵게만 느끼는 철학 분야 역시 인문학이란 이런 것들이 바탕으로 이루어졌구나를 알게 해주었.

 

이 한권으로 인문학을 안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이 책을 바탕으로 인문학의 깊이를 더 알기 위해 다음 단계로 발을 내딛는 계기임은 틀림없다.

다음은 사기를 한번 다시 도전해봐야 겠노라 다짐한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독서력도 키우고 지력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

 

책 뒷부분의 reference 책들 목차를 보니 나도 이 책들을 모두 읽어보리라~ 란 생각이 들었다. 10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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