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해력 유치원 - 우리 아이 문해력 발달의 모든 것
최나야 외 지음 / EBS BOOKS / 2022년 7월
평점 :
도서를 받자마자 압도적인 책 크기에 임신을 처음 했을 때 구입해서 정독했던 임신 출산 관련 책을 회상했다. 이 정도 사이즈의 책이었다. 최근 이렇게 큰 책과 어마 무시한 두께의 책을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 보니 두께도 임신 출산 관련 책과 비슷해 보인다.
책 사이즈만 보고 옛 추억에 빠져들었다. 처음 임신했을 때 느꼈던 기쁨과 막막함. 어떻게 내가 아이를 키우나... 싶어 서적을 뒤적거렸던 기억이 난다. 임신 몇 주엔 태아 사이즈가 어느 정도이며 엄마의 몸 상태가 어찌 변하는지 세세하게 나와 큰 도움이 되었던 그 책.
<문해력 유치원>도 그런 느낌이다. 드디어 아이를 출산하고 어찌어찌 키워 아장아장 걷고 모국어를 조금씩 하며 대회가 시작이 되면, 그때부터 다시금 고민에 빠진다.
이 아이를 어찌 교육을 해야 하는가. 국어, 한글, 책...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가.
처음부터 육아교육을 다 알고 시작하는 엄마는 전문가라 할지라도 없을 것이다. 육아 전문가, 교육 전문가도 분명 내 자식 키우는 건 어려울 테니까. 아는 것과 실제 겪게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니까. 그래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을 통해 제시하는 다양한 문해 놀이 활동을 통해 하나둘 우리 아이와 활동하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특히 초보 엄마들은 더더욱이. 우리 첫째 때도 이런 책이 있었으면 잘 활동했을 텐데... 란 아쉬움이 들었고, 둘째를 위해 열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아이가 디지털 콘텐츠로부터 바람직하지 않은 신조어, 은어, 비속어를 배워 사용한다면 이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해 주세요. '어떤 배경에서 나온 어떤 뜻'인지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게 진지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pg 61
아이가 최근 '어쩔 TV 저쩔 TV' 어쩌고저쩌고 말을 해서, 이게 뭔 소리인가... 하고 그냥 넘긴 적이 있었다. 그러고 한참 후, 지인 통해 알게 된 소식! 지인의 아이 학교에서는 이 말 자체를 사용하는 것에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그제야 무슨 뜻으로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지 알게 되었고, 7세 딸과 진중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치원에서 친구 통해 이 말을 전해 들었을 것이고, 그 말을 사용하는 친구 역시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 턱이 없을 터. 그러니 사용을 했겠지라 짐작이 된다. 더 나아가 그 친구의 부모도 어떤 상황인지 모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의외의 말을 한다면 부모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지가 필요한 요즘이구나란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다.
자녀 육아를 이론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육아교육학과 전공까지는 안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알고 교육을 하는 것'과 '묻지마 육아'와는 분명 다를 것이다. 어떤 부모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유아교육학과 대학원을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부모가 되는 것도 분명 공부가 필요하다. 그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문해력 유치원>을 통해 자녀 교육 방법을 이론적으로, 그리고 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실천을 하며 육아를 하면 좀 더 밝은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란 상상도 해본다. '문해력'이 키워드인 만큼 책 이야기가 가득이라 너무 좋았다. 추천하는 책들도 많아 도서관과 서점에 기웃거리게 된다.
우리 집 어린이 사서 놀이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트롤리를 소장하고 있어, 사서 선생님처럼 책도 정리하고 읽고 싶은 책도 빼서 미리 준비하는 놀이를 자주 한다. 우리의 다소 안 좋은 버릇은 책을 다 읽고 제자리에 바로 놓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같은 책을 다음날, 그 다음날 다시 읽는 것도 좋다고 들어 실천을 해보니 나쁘지 않았다. 물론 아이가 원할 때만 말이다. 그러고 책 탑이 너무 높게 쌓이게 된다. 사서 놀이를 하듯, 아이와 주말마다 날을 잡아 책꽂이 정리에 도움이 되는 팁을 활용하여 놀이를 해야겠다.
책을 무조건 많이 읽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책을 읽으며 부모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어떤 추억을 쌓았는가이다. 매일 밤, "한 권만 더 읽어주세요!"를 외치는 둘째에게 매몰차게 "내일 아침에!"를 항상 외치기에 조금 찔렸다. 오늘은 아침부터 열심히 책을 읽어주며 수다 수다를 해야겠다.
아이가 책도 좋아하고 오감으로 느끼며 잘 노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이 책을 꼭 먼저 읽어보길 추천한다. 분명 큰 가르침과 깨달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더 현명하게 육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