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 지음, 강나은 옮김 / 별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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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스러운 생쥐 이르마가 눈에 확 띄는 책!


처음 책표지를 보았을 때와 읽고 나서 받은 느낌이 너무나도 다른 책이기도 하다.



아이 눈에는 보이는데 왜 부모인 내 눈에는 안 보였을까?



이르마는 밭 가꾸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항상 열심이다. 내 밭이라며 파리 커플도 내쫓고, 심지어 부러워하는 것이라고 일관하며 자신의 소중한 밭을 가꾸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르마가 열심히 일구어 놓은 딸기밭에 불청객이 왔다. 누군가가 베어먹은 자국을 묘사한 그림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여기저기 움푹 패어 있는 딸기를 보며 필자는 그저 '범인이 누구지?'라는 생각에 집중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딸아이에게 책을 다 읽어주고 나니, 결말은 황당 그 자체였다. 난 무슨 그림책을 보았던가? 내용이 이게 뭐징?



그런데 놀라운 건, 함께 읽은 딸아이가 이 책의 의미에 대해 해석을 해주는데 입이 딱 벌어졌다.


결론은 혼자 밭에서 기른 과일을 먹는 것보다 같이 먹는 것이 더 맛있어서 달팽이와 나누어 먹는 것이라고 했다. 형제를 그리워하니 나중에 형제들에게 연락을 할 것 같다는 상상까지 곁들여서.



이야기를 듣는 중, 내가 정말 고약한 어른이 되어버렸나 보다~ 란 생각이 들었다. 결과에만 집중하고, 범인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집 없는 달팽이도 무미건조한 감정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제아무리 완벽한 밭과 과일(식거리)가 잔뜩 있더라고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면 너무 쓸쓸하고 외로운, 즉, 완벽과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것이리라. 기쁨도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은 진리이다.



그림책을 읽고 한동안 시간이 지났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그러다 책 소개에 '편견'에 관한 이야기라는 문장에 또 한 번 멈추어 섰다. 편견이라고?


나눔, 공유 부분은 이해를 하겠는데 편견이라고?



초반에 이르마가 자신의 밭에 자부심을 갖고 가꾸는 모습이 어찌 보면 우리가 나만의 틀, 사고를 형성하며 세상밖에 관심이 없는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안 보이는 벽을 치며 나를 방어하는 것,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 자기만족에 열중인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물론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완벽이란 없는데 우리는 어쩌면 완벽함을 추구하고 자기애에 빠져, 주변 사람들이 안 보이는 실수를 범하고 있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견'의 사전적인 의미는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달팽이가 돌아갈 집이 없다'라는 뤼앙스로 대화하는 장면에서 불법 이민자에 대해 '침략자'이란 표현을 사용한 트럼프가 회상이 되었고, 믿기지 않지만 아직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생각났다. 우리는 원래 다 같은 '지구인'이었을 뿐인데 우리끼리 땅을 가르고 민족을 나누고 편견과 차별을 일삼으며 역사를 만들었다. 이르마가 물론 열심히 일구어 놓은 밭일지라도 날씨와 땅과 씨앗이 없었다면 이러한 수확을 할 수 없었을 터, 갈 곳이 없는 달팽이를 만약 내쫓았다면 이것은 공정한 것인가. 이런 측면으로 '편견'이라는 단어가 등장했을까?



아이 입장에서 나눔의 기쁨을 만끽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는 좋았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어른 입장에서 '편견'에 대해선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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