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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 - 프로 덕질러들의 슬기로운 동거 생활
후지타니 지아키 지음, 이경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평점 :
혼자 살기엔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불안한 여자 넷이 모였다.
일본도 한국만큼이나 집값이 살벌할 터, 쉐어 하우스에서 동고동락한다.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나 사랑으로 맺어진 연인이 아닌, 취미 성향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친구와 함께 사는 건 고령화나 비혼화 같은 사회 문제 측면에서도 희망적인 얘기가 아닐까 싶다." pg 8 너무 공감되는 말이다. 점점 결혼도 출산도 안 하는 요즘 시대에 이런 방법도 있겠군! 꼭 혼자 살아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 란 생각을 하니, 저자를 포함한 친구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엿볼 수 있어 재밌었다. 내가 해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며 읽어나갔다.
대학시절 한때 룸메이트와 살아본 경험이 있다. 그때 참 재밌었는데...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했으니 아이를 낳아야 하고, 나 같은 경우는 꼭 아들이었어야 했고, 아들을 낳았는데 혼자는 외로울 수 있으니 둘은 있어야 한다고... 누가 심어 놓은 어불성설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맞는 것이라며 살아왔다.
그런 면에서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라고 되묻는 요즘 세대 아이들이 부러우면서도 걱정이 되는, 묘한 꼰대 같은 생각이 들어 만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그냥 이렇게 살 수도 있다고, 뭔가 정형화된 삶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솔직히 혼자 맞는 죽음이 싫다는 게 아니다. 죽고 나서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채 썩어 문드러진 시체가 쓰레기장 같은 집에서 발견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나 때문에 '사람 죽은 집'이 되는 것도 싫고, 관리인이나 시체 처리업자에게도 미안하고.... pg 24
굉장히 현실적인 고민이다. 미국에서 혼자 사는 시누이와도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결혼을 안 해서 싫은 게 아니라, 외로울 까봐도 아니라고. 고독사에 대해 생각을 종종 해본다고. 그래서 코로나 때, 친구들끼리 서로 3일에 한 번씩 꼭 서로 무슨 일이 없나 문자/전화를 하자고 약속을 했다는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했었다.
결혼을 하더라도 이 걱정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내가 꼭 배우자보다 먼저 죽는다는 보장이 없고, 아이들과 함께 살 생각은 전혀 없으니, 결국 노년에 내가 죽더라도 발견이 될 수 있는 어떠한 장치가 필요하겠다, 란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더 나아가 만약 배우자가 내가 아픈데도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면 굳이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는 게 맞는가, 란 심각한 생각마저 든다. 내가 '이혼'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맴돌 때가 항상 이런 상황이었기에, 이 문장에서 잠시 멈추게 되었다.
나는 무엇과 함께 살아야 할까? 란 질문에서 유형을 나열한다. 그러면서 난이도, 정신적 불안 해소 가능성과 경제적 불안 해소 가능성을 별점을 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부분이 있다.
웃기면서도 너무 이해가 되고, 나중엔 나도 꼭 이용해 봐야겠다, 란 생각마저 들었다. 뭔가 결정을 하기 어려운 상황일 때, 이런 방법 너무 좋다. Pros and Cons를 보통 사용하는데, 이런 것도 좋은 방법일 듯싶다.'해보자 한번, 후회하지 말고'란 소제목으로 저자는 중대한 결정을 한다.
이 논리를 항상 내 인생에도 적용하며 살려 노력하기에, 반가웠다. 그렇다. 후회할까 봐 못하는 바보 천치는 되지 말자.
어떤 삶을 어떻게 살든, 당신을 응원합니다! 란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었다.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의 엔딩곡인 <따쓰함에 안겨진다면>을 찾아 듣게 하고, <너의 이름은> OST 도 찾아 듣게 해주는 이 책,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