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의 힘 - 복잡한 세상을 푸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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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수학 책을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아이에겐 언제쯤 소개를 해주면 좋을지 고민하며 신나는 마음으로 읽었다. 물론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깨달음을 많이 준 책이었다.



수학을 배울 때, 단순 숫자나 문제풀이식으로 알려주기보단 스토리텔링으로 역사적으로 발전한 내막을 함께 알려주고 싶었는데, 정말 이 궁금증을 해소해 줄 탁월한 책이다.



이미 엄청난 추천사가 쏟아지고 수학을 좀 더 재미있고 친근하게 풀어냈다고 해서 무지 기대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고 감탄을 자아내며 읽었다.



우선 수학과 그다지 친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도전을 해보고 싶다면, '들어가는 말'과 '나가는 말'을 두 번 정도는 읽고 시작하길 추천한다. 처음엔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해서, 책을 열자마자 포기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수학자도 결국 한 시대를 살았던 인간이었고, 책에서도 여러 언급되지만 고민과 좌절을 거듭하며, 개념들이 탄생되는 과정에 감정이입을 하면, 은근 나도 마치 수학자의 조수라도 된 것 마냥 재미있다.



역사적으로 미적분학의 발달을 인도했던 무한의 원리, 1장에서 '무한'에 대해 다루는데, 많은 내용들 중 '무한'이 가장 재밌었다. 


'실수 real number가 무한히 많은 소수점 아래 자릿수로 나타내야 한다는 조건은 바로 그 수가 실재하지 않는다는'걸 의미한다.(...) 만약 실수가 실재하지 않는다면, 왜 수학자들은 이 수들을 그토록 좋아할까? 그리고 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이 수들을 배우라고 강요할까? 왜냐하면, 미적분학에 이 수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g 73



아이와 실수의 존재성에 대해 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실수는 실재하는 수일까 아닐까. 인간이 만든 수일까 인간이 발견한 수일까? 


미적분학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부분들로 쪼개는 데 있다. 이점은 인생의 어렵고 복잡한 문제에 복면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작 뉴턴'에 대해 더 알고 싶게 만든다. 물론 그 밖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책을 잠시 내려놓고 그들의 업적을 구글링하기도 하며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뉴턴은 '경이로운 '세계의 체계'는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를 통합했고, 계몽 시대를 열었으며, 서양 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심지어 토머스 제퍼슨과 미국 독립 선언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pg33



물론 아이작 뉴턴 말고 수학계에 기여도가 높은 다른 수학자들도 많이 있지만, 단연 1등으로 꼽자면 뉴턴이 될 것이다. 나중에 아이가 실제 미적분을 학교에서 배우고 시험을 볼 때면, 그땐 나처럼 뉴턴을 저주한다는 불성한 말을 내뱉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수학자들을 인간적으로 먼저 만난다면, 그들의 업적의 진가를 알아보고 고마워할수도 있지 않을까?


컴퓨터가 통찰력을 가질 수 있을까?


pg 468


20217년 12월 5일, 구글의 딥마인드 Deep Mind 팀은 알파제로 Alpha-Zero라는 딥 러닝 프로그램을 발표해 체스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컴퓨터가 세계 챔피언마저 꺾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그런데 여기서 더 섬뜩한 사실은 알파제로가 통찰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알파제로는 사람의 정신과 기계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인류가 일찍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종류의 지능으로 두려움마저 불러일으키기에, 우리가 인간다움을 유지하면서 우리가 진정할 수 있는 분야를 발전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상 과학 같은 야기지만 수학과 과학의 일부 분야에서 이미 통찰력의 '황혼'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충격적인 것은, 컴퓨터가 증명한 정리는 있지만, 아직 어떤 사람도 그 증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증명이 옳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왜 옳은지 알 수 있는 통찰력이 인간 사회에 아직 없다니... 그리고 현시점에서는 기계도 설득력 있게 설명을 해주는 기술까지는 발전하지 않았다. 


미래에 인공 지능이 우리에게 인간이 풀지 못한 증명들을 해주는 날이 왔을 때, 미적분학과 의학, 사회학, 심지어 정치학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저자의 말처럼 덩달아 궁금해진다. 단연, 지금보다 더 엄청난 발전을 기여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이나 정체성은 어떻게 변하게 될지 두렵기도 하다.



리처드 파인먼, 폴 디랙,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그리고 아이작 뉴턴이 더더더 궁금해진다. 차차 더 깊게 만나보는 것으로~ ^^ 



중간 크기의 은하 안에서 떠다니는 하찮은 행성에 살고 있는 하찮은 종인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10억 광년 너머의 먼 우주에서 두 블랙홀이 충돌한 뒤에 시간과 공간이 이런 식으로 흔들릴지 알 수 있었을까? 우리는 그 중력파가 이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중력파가 어떤 소리를 내야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미적분학과 컴퓨터와 아인슈타인 덕분에 우리의 계산과 예측이 들어맞았다.


pg 483


지적호기심을 이백프로 자극하는 책 <미적분의 힘>을 도전해보심을 추천하고프다.


이 책을 읽는데 왜 <코스모스>가 자꾸 회상이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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