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詩로 태어나다
김옥림 지음 / MiraeBook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오히려 더 여유가 없고 감정적으로 무너질 때가 많다. '나 잘 살고 있는 거니?' 란 질문을 하지만 솔직히 '나 잘 버티고 있니?'를 묻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우리 아이들도 그리고 세계 곳곳 어디든 코로나로 인해 힘들다. 경제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매일 뭐라도 매달려 탈탈 털리는 정신을 붙잡아 주었으면 했는데 <법정, 시로 태어나다>란 책을 발견하고, 그래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에 책을 처음부터 읽기보단 아침에 명상하듯, 하루 일상 중간중간에 답답하고 가슴이 먹먹해질 때, 원하지 않는 상황에 봉착했을 때, 읽고 있던 page부터 연속해서 읽을 때도 있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그 언저리 몇 쪽을 읽어나가도 좋다.

그런데 너무 신기하게도 아무 페이지나 열어도 나의 고충을 이미 알았다는 듯 내 마음을 녹이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감사해하며 살아야지 감사하지.. 이러면서 살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불끈할 때가 있다.

아무 페이지를 열었는데, 법정 스님의 말씀에 또 겸허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맞아맞아, 이 세상에 감사하지 아니한 것이 없다. 물론 지금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프고 죽고 힘들지만, 지구의 종말까지는 아니고 사실 지구를 아프게 하는 것이 바로 내가 아니던가. 이 정도면 또 감사하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해서 불편은 하지만 이 때문에 아이들이 감기나 다른 기타 질병으로부터 무사했다. 이 또한 너무 감사하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 나 역시 경제적으로 힘들어졌지만, 코로나로 인해 일찍 퇴근하는 회사 분위기고 인해 신랑은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많아졌고 가족 분위기는 더 돈독해졌다. 비록 길던 짧던 여행은 못 떠나지만 집 주변의 환경에 감사하고 가족단위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오늘 이 자리에 있음에 감사하다. "감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예의이다."

 

시시한 책이라.... 나에게 시시한 책이 있던가? 아직은 그런 책은 발견하진 않은 것 같다. 완전 개차반 소설을 읽더라도 시시하다 생각은 안 드는 것 같다. 오히려, "아~ 다행이다, 이런 소설 속 세계에서 살지 않아서, 내 주변엔 이런 사이코가 없어서~" 이런 생각이 들기에, 이 책들조차 의미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너를 소모하지 마라

이 문장 역시 마음 깊이 새겨본다. 아주 소극적인 인간관계를 하며 평생을 살아왔다. 그러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동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 처음엔 책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가 지속적으로 자녀교육 관련 서적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녀교육 이야기를 공유하게 됐다. 내 소중한 시간 쪼개서 영상 기획하고 편집을 하면서 생활을 한지 일 년이 넘었다. 하지만 하기 싫을 때도 있다. 정작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할 정도로 시간의 부족할 때, 무례한 사람들을 만날 때, 기회비용, 본전이 생각들 때인 것 같다. 이를테면 영상 촬영하고 편집하며 소비하는 시간에 차라리 내 본업에 더 충실히 시간 투자를 하는 게 나을 텐데, 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니 많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고 시도해봤고 느껴봤으면 됐다 싶다. 안 해봐서 후회하는 것보단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나으니까. 어쨌든 나는 해봤기에 후회도 없다.

항상은 아니지만 때론 마치 나에게 뭐라도 맡겨놓은 사람들처럼 행동하듯 뭔가를 요구를 하거나, 비난을 하며 무례하게 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마음이 어지러울 때가 있다. 아무리 나는 멘탈이 강하다 세뇌시키며 살더라도 가끔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Groupthink 란 것이 존재한다. 자신이 드러나지 않게 되면 훨씬 자신감을 가지고 때에 따라 무모하거나 무책임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그래,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냥 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나 자신을 소모하는 것만큼 비생산적으로 살지 말아야겠다, 란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문장이었다. 매일 생각을 하며 마음을 어지럽히진 않았지만, 이 문장을 보니 유튜브를 운영하며 들었던 생각을 하게 된다. 나에게 주어진 재능과 나만의 경험과 생각이 정말 알고 싶어 하는 분들께만 공유하는 것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지. 더불어 나와 생각이 다른 분들 역시 나에게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나가시길 바란다. 얼마나 비생산적인 시간인가. 남의 인생을 왈가왈부하기엔 우리의 인생이 덧없이 짧지 아니한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말해도 부족하고 짧은데. 다시 감사하며 살아야지, 란 생각이 든다.

나에게 불필요한 것에 소모하지 말자. 부정한 생각을 갖게 하고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에 시간을 쓰지 말자.

아무것도 아닌 것에 내 자신을 소모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인생을 사는 것과 같다.

필립 짐 바르도 Philip George Zimbardo의 Stanford prison experiment 스탠퍼드 감옥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 SPE) 또는 루치펠 효과(Lucifer Effect)는 엄청 유명한 심리학 실험이 있다. 70명의 지원자 중 대학생인 24명이 선발되어 죄수와 교도관 역을 맡았으며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 건물 지하에 있는 가짜 감옥에서 살았다. 역할은 무작위로 정했다. 그들은 자기 역할에 예상보다 잘 적응했으며 교도관들은 귄위적으로 행동했고 심지어는 가혹 행위를 하기까지 했다. 2명의 죄수들은 초기에 너무 화가 나서 중간에 나갔으며 모든 실험은 실험 시작 후 6일 만에 갑작스럽게 종료되었다. SPE뿐 아니라 깨진 유리창 실험 (Broken Windows)도 있다. 사회 무질서에 대한 이론을 설명했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많은 상황에 적용되는 것 같다.

현대판 마녀사냥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화형의 횟불은 누가 드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후회 없이 사랑하고 행복하라! 요즘 같은 세상에서 <법정 시로 태어나다>와 같은 책을 자주 열어보고 가슴에 품으며 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