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쓸모 - 시대를 읽고 기회를 창조하는 32가지 통찰
강은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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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얼어붙은 삶을 깨우는 가장 효과적인 자극제" 란 문구로 들어가는 말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나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일까? 왜 알고 싶어하고 궁금해하는 것일까?' 란 생각을 가지며 책을 읽었다. 예술작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싶었으나 작품을 보는 족족 잊어버리기 십상이고 유명한 작가의 이름은 발음부터 너무 어려워서 제대로 말을 못 할 때가 수두룩했다. 심지어 한국어로 표기된 발음과 영어식 발음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질 때도 많다. 항상 이쪽 분야는 그냥 스스로 무식하다 생각하며 지냈던 것 같다. 그냥 그림 보고 우와 좋다~~ 이러면 됐지 모~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세월이 지날수록 아는 만큼 보인다고 조금씩 하나 둘 알아갈 때마다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이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예술이 또 어떤 것이 기반을 둔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가며, 예술은 더 이상 그냥 다른 세계의 분야가 아니라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뒤늦게 더 알고 싶어지고 궁금해져 책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예술의 쓸모>는 책 제목에 우선 낚였다. (나쁜 의미 아님) 땡 땡의 쓸모,라는 책 제목이 마치 패러디처럼 출간되는가? 란 생각은 나만 그런가? 우선 예술의 쓸모가 뭘까?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도록 질문을 던지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양한 미술작품 및 작가 소개만을 했다기보단 우리가 살면서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 관점에 대해 저자의 시선과 필자의 생각이 교차되는 순간을 맛보게 해서 좋았다. 예를 들어 어떤 작품을 소개하며 저자는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들었는지를 설명할 때면 나는 동일한 작품을 보며 저자와의 생각 차이를 생각해보곤 하는데, 그 점이 매우 재밌었다. 저자가 항상 맞고 틀리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는 것이 바로 예술의 묘미가 아닌가도 싶기에.



슬픔, 분노, 좌절, 외로움, 질투, 씁쓸함... 초대받지 않은 부정적 감정이 당당하게 마음의 문을 두드릴 때, 애써 모른 척해도 어느새 마음 한편을 차지하고 앉아서 힘들게 할 때 즐겨보는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저들의 고독이 느껴지고, 왠지 모를 공감과 위로를 얻게 되지요.

pg 26

예전 같으면 "난 감정이 메말랐나 봐~ 아무 느낌이 안 들어~"라고 할법도 한데, 이제는 어렴풋이 그럴 수도 있겠다.... 이런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 라 공감해본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고 예술가로 치열하게 살았던 40여 명의 예술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1부에는 아름다움이 주는 가치, 예술의 효용을, 2부는 전략가 마인드를 기반으로 감동을 준 예술가, 3부에서는 예술이 브랜드가 되어 가는 과정이 그려졌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런 관점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4부에서는 인간이 지닌 다채로운 욕망을 예술을 통해 선보인 사례들을 보고, 마지막 5부에서는 예술이 우리의 삶에 건네주는 위로와 조언, 그리고 삶의 자세에 대해 엿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5부에서 언급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이야기를 읽으며 예전 출장으로 방문했던 오스트리아를 회상하기도 했다. 유럽 중 유독 꼭 가족과 같이 오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 바로 오스트리아였다. 평생 죽음을 두려워했던 화가, 하지만 그가 결국 죽은 이유는 그 당시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이었다. 지금의 코로나가 난리를 쳐서 스페인 독감을 연상케했었는데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던 사람 중 클림트도 있었구나,를 새삼 또 알게 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황금빛 키스로 이겨냈던 클림트처럼 나 역시 뭔가 두려움의 돌파구를 하나쯤 갖고 있는 건 좋을 것 같다.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좀 더 성장하면 읽어보라 건네주고 싶은 책 <예술의 쓸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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